-* 김현희의 절규 *-

"노(盧)정권때’진술번복’강요받아…5년전부터가족과도피생활"

▲김현희씨가최근아들,딸과함께찍은사진.김씨남편이이동복북한민주화포럼대표에게편지와함께전달했다./이동복씨제공

1987년대한항공858기폭파사건의범인인김현희씨가지난2003년부터현재까지가족들과함께도피생활을해온것으로알려졌다.김현희씨는노태우정부시절안기부제1특보였던이동복북한민주화포럼상임대표에게지난달전달한편지에서"노무현정부당시국정원이방송3사를동원해KAL기사건조작의혹을부풀리는기발한기획공작을꾸몄다"며"방송과인터뷰를하라는국정원의지시를거부한뒤살던곳에서추방당해5년째도피생활을하고있다"고밝혔다.

25일본지가입수한편지에따르면,김씨는"5년전친북성향의정부가들어서면서KAL기사건의조작설과음모론이제기됐고,국정원관계자들은사건조작의혹을다루는방송과인터뷰를하라고줄기차게요구했다"며"이는참여정부가KAL기사건을과거정부와다른시각에서각색해심도있게이용하려했던것"이라고주장했다.


대한항공858기폭파사건의범인인김현희가이동복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에게보낸편지.편지지로75장분량이다.

"인간적비애를느낀다"

이동복대표는지난달말안기부직원출신인김씨의남편으로부터전화를받았다."김현희가쓴편지를갖고있다.만나자"는내용이었다.그날저녁이대표는한식당에서김씨의남편을만나김씨가직접쓴편지를전달받았다.편지서두에는이대표가1972년남북조절위사절단으로평양을방문했을때,김씨가화동(花童)으로나와꽃다발을안겨준인연이짧게언급돼있었다.

이대표는"진술번복을강요받았던김씨가나에게어려움을호소해보수단체쪽에일종의메시지를전달하려한것으로보인다"고말했다.이대표는"김씨의남편에게연락처를가르쳐달라고했지만’안전에대한위협때문에전화를쓰지못한다’는대답을들었다"고했다.

73쪽에달하는편지에는김씨가지난정권국정원으로부터지속적인압력을받은내용이기록돼있다.김씨는"2003년11월쯤국정원측으로부터’MBCPD수첩에출연해달라’는요청을여러차례받았으나거절했다"며"그때쯤방송3사기자들이일제히집주변을취재하기시작했고,결국방송에거주지가노출돼어느날새벽아이들을업고피신해야했다"고썼다.

이후MBC’PD수첩’과SBS’그것이알고싶다’,KBS’일요스페셜’등은사건16주기를맞아대한항공폭파사건에의문을제기하는프로그램을잇달아내보냈다.김씨는한국정원관계자로부터"사건16주년을맞아방송사들에특집방송지원을했다"는말을들었다고했다.

-이사진은문화일보에서-

김씨는"국정원이지원했다는프로그램을보니하나같이’안기부수사는엉터리였다.김현희는거짓말을했다’고성토하는내용이었다"며"방송사들이안기부의수사의혹을신랄하게비판하고있는데,국정원이이를계속해서지원했다는것을납득할수없었다"고했다.

김씨는당시방송3사가제기한의혹에대해조목조목반박했다.우선의혹을풀기위해선당시안기부수사책임자들을취재하는것이기본인데,방송사들은이부분에대해서는아예취재를하지않았다는것이다.

또김씨가KAL기폭파임무를부여받은뒤낭독한맹세문에북한에서쓰이지않는단어가들어있다는점을들어방송은의혹을제기했지만,이는공작원으로서남한철자법등에대해철저히교육받았기때문이라고했다.

그는"국정원은KAL기폭파사건을참회하며조용히살고있는나를사건발생16년만에집에서내쫓았다.인간적인비애를느낀다"면서"국가기관과공영방송기관들이이사건을정치적으로악용한데대해책임을져야한다"고주장했다.

"발전위가4심,화해위가5심…인민재판"

김씨는국정원과거사발전위원회와진실화해위원회에대해서도문제를제기했다.국정원이2005년과거사발전위를조직해김씨에게조사받을것을십여차례요구했고,이를거부하자지난해진실화해위를통해또다시조사를시도했다는것이다.

김씨는편지에서"2007년국정원관계자들이남편을찾아와’발전위원회의면담조사에응해달라’고요구했다"고썼다.그러나김씨는"자신들의정치적목적에부합하는방향으로사실을왜곡시키거나강압적진술을해야만하는불행한사태를염려해응하지않았다"고했다.

김씨는이어"이미사법부가3심한것을발전위가4심을하고,화해위가5심을하는행위는인민재판이나다름없다"면서"사건의실체가명백한사건을국가공권력으로계속해서재조사하는것은일종의음모로간주된다"고주장했다.

김씨는지난정부에서출간된고교근·현대사교과서에는KAL기사건에대해’남북한정부사이의관계를악화시키는계기로작용했다’고만기술돼있을뿐,’북한에의한테러’라는사실과,이사건으로북한이미국으로부터’테러지원국’으로지정됐다는사실은빠져있다고주장했다.

-최수현기자,조선일보2008.11.26일자에서/월간조선12월호에도같은기사가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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