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2의 비극 스토리 *-

K2의비극풀스토리(1)-사나이의눈물

지난2008년8월초히말라야에서가장험난한봉우리인K2(8611m)에선비극적인사태가발생했다.한국원정대3명을비롯해11명이한꺼번에돌아올수없는길로떠난것이다.그내용을풀스토리로소개한다.

8월4일새벽,플라잉점프K2원정대김재수원정대장은캠프4철수지시를내렸다.이틀을기다렸지만더이상희망이보이지않았다.파키스탄정부가파견한헬기가이틀동안관측을했지만더이상움직이는물체를확인할수없다고했다.정상공격때잠시쉬어가려고설치한캠프4에서는더이상머물여유도없었다.인간의의식까지도말살시키는8000m이상고지에서나흘을보낸대원들이드디어천천히발걸음을옮기기시작했다.

그때까지사태를수습하느라정신이팔려멍해있던고미영대원이눈물을쏟기시작했다.다른대원들도말없이눈시울을적셨다.해발7000m넘는고지에서몰아치는강풍은눈물마저사그라지게했다.캠프3을지나면서그때까지강인한모습으로대원들을이끌던김재수대장이목을놓아울었다.“동진아,효경아,경효야….”그러나그렇게시간을보낼수만은없었다.대원들은다시베이스캠프를향해발길을재촉했다.살붙이같던그들을이제는영원히가슴속에묻어야했다.밤10시가되어베이스캠프에도착했다.

베이스캠프에선일행의도착에맞춰네팔인쿡‘나왕’이눈물의음식을준비해놓고기다리고있었다.나왕은장손이었다.이번사고로돌아오지못할길을떠난셰르파쥬믹과셰르파파상은그의사촌들이었다.일행은그가어떤기분으로요리를했을지알았지만모두침묵한채마음속으로만고마워할뿐이었다.8월4일은마침고미영씨의생일이었다.원정대는정상등정을기념하고그녀의생일까지축하해줄요량으로몇병의소주를베이스캠프에남겨두고있었다.그런데‘정상주’로마시려던그술이위로주가될줄이야누구도생각지못했다.

K2의비극풀스토리(2)-지루한기다림,정상,그리고고통의시작

*지루한기다림

플라잉점프K2원정대1진은지난5월27일서울을떠나미리K2베이스캠프(4900m)에서고소적응훈련을하고있었다.이어5월초로체(8516m)를오른고미영씨가6월10일서울을출발해21일합류했다.원정대에는70세의이원섭변호사와지난해여성최고령으로에베레스트(8848m)를오른송귀화씨도참여했다.일행은이날베이스캠프에서간단한잔치를했다.쿡나왕은한국말도잘했고한국요리도능숙하게했다.불고기나잡채는물론이고닭도리탕도잘만들었다.

진용이갖춰지자곧바로공격준비를시작했다.6월23일해발6150m에캠프1을구축했고25일엔6700m에캠프2를세웠다.이어베이스캠프와캠프1캠프2를오가며고소적응훈련을반복했다.7월6일엔7400m고지에캠프3까지구축했지만날씨가따라주지않아철수했다.7월10일부터다시날이좋아지기를기다리며움직였지만역시강풍이몰아쳐다시물러났다.베이스캠프에서날이좋아지기를기다리며다시며칠을보냈다.눈앞의목표를두고도움직이지못하는대원들은온몸이근질근질했다.

이러다가아예시도도못해보고돌아가는것은아닌가.악명높은K2의강풍이단한팀도접근을허용하지않는해도종종있기때문이다.그러나우려를깨고결전의날은다가왔다.각국이수집한기상정보를분석한결과7월말에서8월초에기상여건이좋아질것으로나왔다.7월25일베이스캠프에있던각국원정대의리더들이모였다.7월31일을D데이로잡았다.


*정상,그리고고통의시작

드디어정상공격이다.오랫동안참아왔던각국원정대는부산하게움직였다.D데이보다앞서움직여야전초기지에서예정일에정상을공격할수있기때문이다.한국원정대는7월27일베이스캠프를출발,28일캠프2에도착했다.캠프2에서기상이좋지않아하루를머문뒤30일캠프3까지진출했다.31일오후3시15분께8000m고지에도착했다.캠프4를설치했다.텐트를설치할수있게눈덩이를깎아내자리를평탄하게하는일은김재수대장과고미영씨가맡았다.

셰르파들은먼저루트를개척한뒤짐을가지러내려갔고다른대원들보다그들이체력적으로뛰어났기때문이다.대원들은캠프2까지는모두가비슷한속도로움직였으나이후엔고소적응이완벽하게된김재수원정대장과고미영씨의속도가빨랐다.캠프4는말이캠프지잠시쉬어가는장소다.텐트두동을쳤지만누울만큼의공간여유는없었다.대원들은텐트안에모여앉아물을끓여마시며휴식을취했다.10시간정도의휴식을취한후원정대는정상공격을준비했다.

원정대원11명을1차공격조5명,2차공격조6명으로나누고셰르파4명은조별로2명씩배정했다.1차공격조는고소적응이완벽하게돼있는김대장과고미영씨외에대원들중체력조건이아주뛰어나항상함께움직이는황동진등반대장과김효경박경효대원이뽑혔다.밖은살을에는강풍이몰아치며공기도희박한급경사지역이다.게다가그동안내린눈으로루트는완전히사라진상태다.새로러셀(russel:눈이많이쌓인산에서선두가눈을헤치고다져가며길을내는일)까지해가며루트를개척해야했기때문에월등한체력과고소적응이된대원들이먼저나선것이다.

이제나서면돌아올때까진식사를할수없었다.대원들은식수와확보장비산소통등을챙겼다.주머니마다사탕을쑤셔넣었다.하루정도를버티게해줄비상식량이었다.새벽1시,각국원정대의셰르파9명이먼저루트를뚫으려나섰다.새벽3시10분께김대장을비롯한대원들이텐트를나섰다.다른나라의원정대도비슷하게움직였다.캠프4까지오는길도험난했지만이곳부터는베테랑들도목숨을걸어야하는진짜난코스다.

대원들은앞서나간셰르파들과곧합류했다.새벽다섯시께고산지대의협곡을의미하는꿀르와르(couloir)하단에도착했다.1시간여에걸쳐꿀르와르를지나자정상으로가는도중의1차난관인고도8211m인근의보틀넥(bottleneck)에도착했다.보틀넥엔말그대로병목현상이생겼다.로프가모자라이미지나왔던곳에서로프를다시걷어오느라많은시간이지연되면서4시간정도가지난뒤에야보틀넥통과에나섰다.

위험한구간에서추락을방지하기위해로프를고정해가며오르는보틀넥은K2의악명을높이는데한몫을한구간이다.K2는1986년13명을비롯해,지난해까지66명의인명을앗아갔다.80~90도의직벽위에는빙하가급경사에서이르러갈라지면서형성된아파트만큼이나큰세락(serac;얼음기둥)이대원들에게함부로나서지말라는듯위협하고있었다.발밑에는바닥이보이지않는수십수백길의크레바스(crevasse)가곳곳에입을딱벌리고있었다.

고미영씨는이구간을통과가면서“러시안룰렛게임을하는것같다는생각을했다”고밝혔다.세락이언제무너질지모르기때문이었다.무사히통과하면행운이고그렇지않으면영원한이별을의미하는것이었다.보틀넥중간에서대원들은산소를바꾸고마음을가다듬었다.그런데다시이동을하는순간저뒤에서따라오던한외국인(세르비아)이가파른경사면으로굴러떨어졌다.그의시신을수습하던파키스탄인하이포터도휩쓸려내려갔다.

그세르비아인은20여분뒤캠프3근처에서동료들에게발견돼현장에안장된것으로나중에밝혀졌다.눈깜빡할사이에700여m를굴러영원히돌아올수있는길로간것이다.사고가있었지만돌아설수도없었다.한국팀은이미보틀넥을거의건너고있었던데다서로비켜가기로어려운좁은길에외국인들이계속따라오고있었다.게다가후퇴한다는것은올해K2를포기하는것을의미했다.그렇게보틀넥을통과했다.

한국팀은앞서가던네덜란드팀의윌코(WilcovanRooijen)를추월했다.윌코는나중에한국팀은제일강하고속도가빨랐다고진술했다.보틀넥을지나면서한국팀은정상등정을확신했다.하늘은쾌청했다.중간중간난구간이있었지만암벽이나빙벽등반에이력이분은그들에겐거칠게없었다.일행중처음으로박경효씨가5시30분께정상에도착했고3명의대원이5시40분께합류했다.서로기쁨을나누며사진을찍었다.셰르파쥬믹은위성전화로만삭의아내와통화를했다.곧출산할것이라고했다.

이날정상은장갑을끼지않아도추위를전혀느끼지않을정도로햇볕이강했다.땀이나서셔츠가젖을정도였다.건너편브로드피크(8047m)는물론이고중국쪽의광활한대륙도보였다.50~60km정도는확실히보일정도로시계가좋았다.그런데대원중한명이느리고,힘겹게올라오는게보였다.빨리하산할수도있었지만날씨가워낙좋아잠시기다리기로했다.그대로돌아설경우그에게영원히실망감을안겨줄수도있었기때문이다.

한국팀보다30분늦게도착한노르웨이팀의여성산악인세실리아가먼저하산을시작했다.세실리아(노르웨이)는7대륙최고봉과3극점을오른최초의여성이다.그녀의남편은뒤늦게오다가중간에그녀와만나하산했다.그런데나중에세실리아를앞서내려가던그녀의남편은보틀넥구간에서세락이무너지면서변을당한것으로알려졌다.한국팀은정상에서오후7시10분에하산을시작했다.그때까지네덜란드나이태리팀은정상에도착하지도못했다.

해가기울기시작하면서강풍이몰아치고있었다.그런데로프없이등정했으므로하산하는길이걱정이었다.내려가는길은오르막보다훨씬위험했다.로프없이움직인다는것은목숨을내거는것이나다름이없었다.마침한국팀셰르파쥬믹이70m로프를가지고있어서70m씩나누어이동하기로했다.먼저김대장이내려가확보를해놓으면대원들이따라서내려가고셰르파쥬믹이뒤에서로프를회수하며내려오고,다시김대장이내려가확보를하고로프를회수하는과정을반복하며한걸음한걸음내려왔다.

그러다보니자연히시간이지체됐다.그런데여기에외국인들이따라붙었다.“그들은산소도없고거의지친상태였다.이로프가없었으면아무도못내려왔을것이다.그들때문에로프를회수하며오는시간이더길어졌다.”김재수대장의설명이다.“그로프가없었더라면아마외국인들은안전을보장받지못했을것이다.70m로프가그처럼고마울수가없었다."김대장은덧붙였다.가장경사가심한구간을하강하여고정로프가있는비교적안전하다고여겨지는곳까지내려오니새벽1시가됐다.벌써마지막캠프를출발한지22시간이지났다.

보틀넥구간중에옆으로비스듬히가는150m길이의크레바스구간이앞에있었지만이미올라가면서어느정도루트를다져놓은상태였다.게다가C4의불빛도보였다.미국팀이달아놓은반짝이등이었는데밤새반짝이고있어대원들이한밤중에길을찾아가는데도움이됐다.보틀넥마지막구간에도착하니정상에가면서설치했던고정로프가사라졌다.일행이정상에갔다오는동안세락이무너져내리면서휩쓸고내려간것이다.그험한구간을로프도없이내려가야하나?

그런데누군가가설치해놓은3.5mm로프가발견됐다.노르웨이팀의세실리아가앞서가던남편이변을당한뒤탈출을하면서매어놓은것이었다.김대장은이미안전지대까지왔고로프까지찾았으니캠프4로가는것은시간문제라고생각했다.설치된로프로하강한뒤비교적경사가덜급한구간을이동하면됐기에2~3시간이면캠프4에도착할수있었다.김대장과고미영씨가먼저이동을시작했다.사방은칠흑같이어두웠고강풍이몰아치고있었지만캠프4에서반짝이는불빛을보고방향을잡아가며이동했다.

캠프4에도착할무렵앞서가던김대장은발가락동상을치료하려고걸음을재촉했다.마중나온셰르파들을만난그는뒤따라오는고미영씨에게가보라고지시하고먼저텐트로들어갔다.그런데잘따라가던고미영씨가갑자기길을잃었다.30분정도면캠프4에갈수있을것이라생각되던부분에서캠프4의불빛을따라갔는데갑자기불빛이사라졌다.그래서되돌아서올라가면다시불빛이멀어져있고내려오면또사라졌다.눈보라는더욱거세졌고발도점점시려왔다.

두시간동안이런과정을반복하던고씨는정신이번쩍들었다.한두시가후면날이밝을테니바람피할곳이나찾자는생각으로움직이던중에저만치불빛이보였다.소리를질렀다.“헬프미.”누군가가다가왔다.자세히보니한국팀셰르파였다.고씨는긴장이풀려더이상걸을수가없었다.그들이양팔을부축했다.캠프4에도착하니새벽5시30분이나됐다.고씨가헤매던시각,김대장은캠프4에먼저들어가곧고씨가오니따뜻한물을준비하라고대원들에게지시했다.

그역시너무지쳐서따뜻한물을마시고잠시기다리다깜빡졸았다.그런데5분이면올줄알았던고씨는1시간이지나도오질않았고1시간30분이지나도오지않았다.조바심이극도에달했을무렵드디어고씨가도착했다.김대장은왜이렇게늦었냐고역정을냈다.동료애가듬뿍담긴화풀이였다.고씨는자신이중간에너무나헤매다가늦게왔기에당연히다른대원들은왔을것으로생각했다.그런데그들은돌아오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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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의비극풀스토리(3)-풀리지않는수수께

*왜?풀리지않는수수께끼

그들은왜멈췄을까?김대장은아직도의문에잠겨있다.“안전지대까지잘왔는데왜둘만내려오고나머지는어떤이유로못내려왔는지모르겠다.”고미영씨도같은의견이다.“왜그위에있었는지모르겠다.비박(침낭없이입은채로자는것)이라고하지만사실상움직이지않고기다리는것에불과하다.늦게내려오면동상에걸려발가락을절단해야한다.그걸알텐데왜안내려왔는지이해가가지않는다.”

아무튼문제는거기서부터불거졌다.

대원들이밤에내려왔더라면한국팀은안전하게철수할수있었을것이었다.동이트고8시경이되자보틀넥윗부분에9명이머물러있는게카메라에잡혔다.고미영씨와8000m급5개봉을함께한경험많고능숙한셀파쥬믹이대원들과함께있었다.즉시구조가시작됐다.셰르파3명(빅파상,스몰파상,치링)이무전기와산소구조장비등을짊어지고먼저떠났다.10시30분경,빅파상이무전으로대원들의목소리가들리는곳까지접근했다고전해왔다.

이들과함께구조에나선원정대원2명은8,000미터이상의고소에선적응이안된상태라느리게올라가고있었다.그런데12시가조금넘었을무렵스몰파상이흥분한목소리로다급하게“멤버들이당했다”고외쳤다.대원들이보틀넥마지막부분에서하강후걸어오는도중세락이무너져내려덮친것이다.그런데설상가상이었다.눈사태가몰아치며2명의셰르파를휩쓸었다.그곳에서벗어나있어변을모면한2명의셰르파(스몰파상,치링)는사촌형들의마지막순간을목격하고는눈물만흘리며그자리에서있었다.

이탈리아유명산악인마르코는완전히탈진해거의움직이지도못하고있었기에참혹한사태를피할수있었다.운명의여신은그렇게사람들의생사를갈라놨다.김대장은순간빠른판단을해야했다.‘이미붕괴되었던세락이다시무너진것은곧이어3차,4차로이어질것이다’그는즉시구조를나섰던대원들에게철수를명령했다.그의판단은옳았다.얼마안돼다시세락이무너져내렸고얼음조각들이연달아쏟아져내리더니그위로눈사태가덮쳤다.

눈사태가잠잠해지면서대원들은다음날까지인근을수색했으나아무것도보이지않았다.사고직후파키스탄정부에서보낸군헬기2대도이틀동안현장을돌면서관측했지만움직이는물체를찾는데실패했다.3일자정이넘도록고민하던김대장은다시결정을해야했다.8000m고지에서벌써나흘가까이버텼다.더있으면나머지대원들도위험했다.그래서그밤이밝기도전에하산을명령했다.내리막이라고는하지만쉽지않았다.급경사라하강을해야했다.

게다가조금만잘못하면낙석이쏟아져내렸다.헬멧을썼더라도작은돌멩이하나가밑에있는사람에겐치명상을입힐수있었다.밑으로내려가면서위까지봐가며힘든하강을계속했다.베이스캠프까지12시간이걸렸다.베이스캠프에도착하자마자김대장은대사관에전화를걸어자초지종을설명하고대한산악연맹에연락해가족에게비보를전하도록했다.대원들이베이스캠프에도착한다음날하루종일비가왔다.두달이넘게머무는동안줄곧눈이내렸는데하늘도이들의슬픔을아는듯했다.

베이스캠프의분위기는우울했다.만나는사람마다인사는“I’msorry"였다.여러팀이사고를당했다.사고를면한팀은아예중간에목표를포기했거나공격을늦춘경우였다.어디가서도섣불리얘기를꺼내기가어려운분위기였다.원정을나가면돌아올때까지집에는전화한통화제대로하지않는김대장이었지만변을당한동료들의집에는전화를하지않을수없었다.그러나“죄송합니다”라는말밖에는할말이없었다.

유족들은“시신이라도수습해돌아오라”고목소리를높였지만그가할수있는일이라고는거의없었다.

시신을찾는다는것자체가목숨을건도박인데다,설령찾는다고해도자신의몸조차제대로가눌수없는그벼랑으로시신을끌어내리는것은도저히불가능했다.헬기가접근할수있는한계를넘어선고도였기때문이다.게다가그의발가락은동상으로시커멓게죽어가고있었다.일행은베이스캠프근처메모리얼힐을찾았다.스테인리스쟁반에영면한대원들의이름을새겨걸었다.

김대장은눈물을머금고유품을챙겼다.세사람은유난히도비슷했다.모두가술고래였지만담배는전혀피우지않았다.게다가셋다일기를썼다.일기를들춰보지도않고그대로챙겼다.황동진대장의수첩에는둘째아이가그린그림이고이접힌채들어있었다.한쪽에는태극기가휘날리고,다른한쪽에는끝없는낭떠러지가그려진그림에는“아빠떨어지면안돼”라는글귀가있었다.김대장은다시눈물을쏟았다.서둘러야했기에헬기를불렀다.헬기는K2베이스캠프에서두시간가까이떨어진브로드피크베이스캠프근처로온다고했다.

짐을채반도챙기지못한채베이스캠프를떠났다.정상공격을늦추고기다리고있던싱가폴팀이나중에그들이남겨둔텐트를대신사용하기로하였고,남겨진물건들은불태웠다고밝혔다.일행이칠라스를거쳐이슬라마바드에도착하자다시비가내렸다.이들이서울로들어오는날도비가내렸다.귀국직후대원들은빈소가마련된김해로내려갔다.자비를털어훈련을시키고어렵게원정비용을마련해이끌고간그들의빈소도김대장이비용을내마련했다.김해로가는길에김대장은만감이교차했다.‘내가너희들을이렇게보내려고그돈을들여훈련시켰단말인가?’

K2의비극풀스토리(4)-영면한사람들,그리고….

*K2에영면한사람들

김대장은잃어버린세사람의얼굴을지울수가없다.고황동진등반대장은94년처음만났으니14년의교류가있던셈이다.그와는지난해처음으로로체를함께올랐지만익히잘알고있었다.1년전부터는매주만나서잠을자지않고20시간씩걷는훈련도했다.이번에도산에서만두달여를줄곳함께지냈으니집안내력까지훤히안다.고박경효대원은같은지역출신이라더자주만났다.짧은기간이었지만늘함께했고지난해에베레스트도함께올랐다.

당시10명이정상을밟아단일팀최다등정기록은물론이고20대에서60대까지함께오르는기록도세웠다.이번K2원정을함께한송귀화씨는당시60대에에베레스트를오르며여성최고령기록을세웠다.

울산출신인고김효경대원은선배의소개로받아들였다.테스트를해본결과충분한자질을갖췄다.학교다닐때복싱을한그는체력이대단했다.훈련테스트에서대원들가운데전종목1위를했다.근성이나정신력도강했다.

묘하게도셋은항상1조로함께움직였다.다른대원들은체력적으로그들을따라가지못했다.김대장이그들셋을1차공격조에편입시킨것도이런이유에서다.이번에셰르파쥬믹과빅파상이함께희생됐다.쥬믹의아내는남편이정상에서던날,아들을순산했다.유복자가된셈이다.김대장은동상치료를마치는대로네팔로건너갈예정이다.국적이다르고산에오르는목적도달랐지만대원으로서존중한다는것이다.


*가장험난한산K2

K2에는여러가지수식어가붙어다닌다.‘등반가의공동묘지’니‘죽음을부르는산’이니하는끔찍한말들이다.지난해K2를올랐던김창호씨는“K2는마지막에우리의발목을낚아챘다.‘등정’이라는말보다성난K2가쳐놓은죽음의거미줄에서빠져나오려는‘생존’이먼저였다”고회상하기도했다.그만큼K2는어려운산이다.adventureStats.com에따르면이번에공격한팀을포함해K2정상을밟은사람은모두299명이다.그런데77명이이곳에서목숨을잃었다.

정상을밟은사람의25.7%만큼이희생됐으니이만저만큰대가가아니다.공교롭게도최근에사망한17명은모두보틀넥에서눈사태나추락으로변을당했다.그만큼보틀넥은K2에서도위험한구간이었다.

정상을밟은뒤하산하는과정에서사망한사람만도32명이나된다.비율로보면정상을밟은사람의10%이상이희생됐다는얘기다.세계에서가장높은에베레스트에선정상정복후하산하다사망하는비율이2.5%에불과하다.

등산기술이나아진2000년이후정상을밞은사람대비사망자의비율이에베레스트에선1.5%에불과한반면K2는아직도7.5%나된다.단순비교로에베레스트보다K2가다섯배나더위험하다는계산이나온다.게다가날씨가급변해단한명도접근을허용하지않는해도자주있다.2002년2003년2005년등이그런해이다.김재수대장은이번에무너진세락은K2가정상을허락한후54년동안이번을포함해세번무너져내렸다고설명했다.세락이무너지는확률은그만큼낮다고도할수있는셈이다.

이번붕괴는지구온난화의영향을크게받은것같다고했다.고미영씨는“사고직후베이스캠프에서브로드피크를올랐던사람들을만났다.그들이그쪽에서보니세락이기울어져있었다고했다”고밝혔다.위험성이그만큼높아져있던셈이다.특히이번에원정대가정상을공격하기전날과D데이이틀동안날씨가갑자기따뜻해진것도거대한얼음덩어리가무너져내린이유로분석된다.보틀넥을피할수는없을까.김대장은“K2를가려면이구간을피할수는없다.어떤루트를타든결국은이곳을통과해야한다”고했다.그외길을세락이항상위협하고있는셈이다.

*묻힌기록

이번에한국팀은셰르파2명을포함해7명이1차공격에서정상을밟았다.한번공격으로이만한인원이정상에오른것은처음이다.이전까지기록은같은원정대가1․2차공격을합해여덟명이올랐던게최고다.사고가없었다면한국팀은다음날대원6명과셰르파2명등여덟명으로다시정상을공격할예정이었다.이것마저성공하면한시즌에한팀15명이정상을밟는것이었다.

K2에선쉽게깰수없는기록을세우기직전에운명이그들을돌려세운셈이다.한편지금까지총11명의여성이K2정상을밟았다.한국에선이번에정상을밟은고미영씨와지난해정상에선오은선씨등두명이있다.11명가운데3명은하산하는과정에유명을달리했고,다른2명이다른산에서사망했다.


*잘못알려진정보들

일부외국인들이이번에사고를당한한국팀에대해경험이없다는말을했고이것이그대로외신에퍼져나간데대해김대장은펄쩍뛰었다한국팀은K2에가기전에이미8500m급등정을마쳐고소적응을완벽히한상태라는것.특히그럼에도불구하고극단적인모험을했던외국팀과달리마지막순간에는산소를사용해내려올수있는체력을충분히남겨두었다는것이다.그는특히외국인들이오히려고소적응도제대로안된상태에서무모하게무산소공격에나서서어려움을겪었다는주장했다.

보틀넥을오를때도시간이많이걸렸을뿐아니라내려올때는로프까지없어한국팀의하산까지더불어늦어졌다는것.등산기술면에서도K2의캠프1캠프2구간과흡사한시샤팡마남벽이나,로프도없고급경사구간인로체의마지막캠프에서정상에이르는구간등을이미거쳤기때문에K2의어느구간에도충분히대응할수있었다고했다.경험면에서도김대장은이번K2등정이8000m급9번째등정이기때문에외국팀보다나으면나았지부족하다는것은얘기도안된다고했다.

대원들을컨트롤하는것도20년간히말라야원정을해왔기때문에미숙할수가없다고했다.여성인고미영씨가동반한것에대해서도김대장은전혀문제가되지않았다고했다.“고씨는전직으로등산을하고있어매일철저한훈련을한다.다른일을하면서등산을하는외국인들이하는것과비교가안될정도로훌륭하다.”그가고씨의매니저겸파트너이자카메라맨까지맡은것도8000m급5개를함께하면서충분히능력을검증했기때문이라고했다.

-글/장진건매일경제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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