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名士에게 듣는 山 이야기] 목정은 제일병원 원장 *-

[名士에게듣는山이야기]목정은제일병원원장

제일병원목정은(睦楨銀ㆍ69)원장의별명은‘신의손’이다.마치신(神)이절제하고꿰매듯정밀하고도빠른수술로그런별명을얻은것이다.워낙수술실력이뛰어나손보험을들라는권유도들었다.부인암치료의최고권위자이자국내최초로난소전위술을시술한그는국제적으로도명성이높아서2002년국제부인암학회서울대회조직위원장을맡기도했다.

목원장은“신의손이란지나친과찬이지만,만약나름의명성을얻었다면그것은등산덕”이라고말한다.그가말하는등산의덕목중첫째는체력이다.그는이렇게말한다.

▲오은선씨와제일병원장실에서.목원장은오은선씨의주치의이자오씨는제일병원홍보대사다.
“아무리의술이뛰어나도체력이없으면무용지물입니다.수술이완벽히끝날때까지몇시간이고서서버티지못하면환자가어떻게되겠어요?그래서너희들명의가되려면체력,인내심부터길러야한다,그리고그러려면등산이최고다,이러면서후배들도같이산으로끌고다녔죠.”

그러나그가오로지체력단련만을위해등산을한것같지는않다.그는바쁜와중에도전국의명산을1박2일로종종찾아다녔다.그렇게작심하고찾아다닌팔도강산의명산이100여개가넘는다.체력단련이주목적이었다면동네뒷산이나북한산,관악산등그저서울주변의산들을주로오르내렸을것이다.그러나그는산자체를좋아해서,의사로서수술도하고병원장업무도보느라바쁘기그지없는와중에도하나하나순례하듯팔도강산의명산들을찾아다녔다.

“고요한산속에들어오래도록길게꾸준히걷다보면그게나름의명상같은것이됩니다.들끓던온갖생각이차차줄어들고농도도옅어지면서종내는오로지걸음걸이에만몰두할수있게돼요.그렇게키워진집중력이수술중의난관도당황하는일없이넘길수있게해주죠.산에다녀오고난뒤면생활과직업에신선감도생기구요.”

“우리산너무좋아서눈물이날지경”

등산의유익함을몸으로체득한목원장은후배들에게도등산을아예강제하다시피했다.서울아산병원이름이중앙병원이고그가산부인과장을맡았던시절,봄철산부인과학회는대개지방에서열렸다.그런때그는학회를마치고상경중엔지방의산하나를찾아올랐는데,반드시후배의사들을훌몰고갔다.중앙병원산악회란뜻의등산모임중산회를만들어이끌기도했다.지금도연간5,6회는중산회원들과함께산을오른다.

그의명산탐닉이유다른데는이유가있다.그는서울대의대예과진학직전북한산엘갔다가6m쯤추락했다.혼절했다가깨어난그는스스로응급처치를하고겨우내려왔고,9개월간깁스를한상태로학교도1년간휴학해야했다.그때어머니가‘모자지간의정을끊을작정이아니면다시는산에가지말라’고했고,그후어머니가세상을떠날때까지그는산을외면해야했다.그가얻은‘산부인과최고의명의’라는명성의비결은실은등산이아니라,어머니가걱정할까저어해그좋아하는등산을참았던심성덕이아니었을까싶기도하다.그런고운심성의목원장에게환자들은깊은신뢰감을느꼈기십상이다.

▲남설악등선대정상에오른목정은원장.그의산사랑은단순한취미이상으로,의사이자병원경영자로서몹시바쁨에도팔도강산의명산을두루찾아오르고있다.
18년전어머니가돌아가신이후부터야그는다시산을찾았다.20여년긴세월동안참았던산과의해후였기에그는몰입하고탐닉했다.“우리산이너무좋아서눈물이날지경”이라고말할만큼그의우리산사랑은유별나다.1월11일기자와함께설악산등선대를올랐을때도,이미여러번찾은곳이건만그는“저멋진기암봉좀보세요”,혹은“이바람맛,저첩첩늘어선산봉우리들의미묘한선은언제라도질리질않아요”하며설악산에대해치솟는애정과감탄을숨기지않았다.교수정년퇴임기념식때그는하객들에게자신의등산모습이담긴슬라이드쇼를연출하며산얘기를풀어놓기도했다.

2000년부터5년간강릉아산병원장직을맡은동안그의산행열은절정을보였다.강원도명산들을원없이올라본행복한기간이었다고그는돌이킨다.

“열한명양아들과산오르는날이가장행복”

5년간의강원도생활중그는자신의인생에서산에비교할귀한인연을만났다.정년퇴임기념식때자랑스레하객들에게인사를시키기도했던11명의양아들이다.

강릉아산병원장시절목원장은제자이자강릉아산병원산부인과의사인이상수박사(46)집에서머물렀다.그이박사네식구와목원장은친아들친며느리,친손주같은정이들었고,이박사가부친을여의었을때양아들의연을맺기로했다.그후양아들들은열한명으로늘어났다.

그의학맥을이어받았다고하는,현재서울아산병원에서근무중인제자김용만박사(50ㆍ서울아산병원산부인과의사)를비롯해최기순(50ㆍ노스페이스강릉점),신동화(50ㆍ강릉아산병원총무과장),손우석(47ㆍ강릉아산병원산부인과의사),이진훈(46ㆍ다솔약품대표이사ㆍ약사),전승호(45ㆍ현대약국약사ㆍ강릉시약사회장),이규재(43ㆍ종근당영업부장),신승우(42ㆍ강릉아산병원약구장ㆍ약사),박재수(40ㆍ박재수회계사무소ㆍ세무사),김종기(40ㆍ강일약품근무)열사람이더이박사에뒤이어양아들연을맺었다.양아들은반드시의사여야한다는조건을단것은아니지만,늘보아온사람들이의사들이라그들가운데서자연스레인연이많이맺어졌다.

강릉산악인최기순씨도목원장의인품에반해양아들을청했던이중의한사람이다.이양아들들은목원장의아호인다솔(多率)을그대로빌어,다솔회라는친목모임으로자신들을소개한다.

▲등선대정상에서양아들들과파이팅을외치고있는목정은원장.

강릉지역의다솔회원들은하루가멀다하고만난다.점심때만나같이식사하고나서저녁때는또다른아들들과자리를함께한다.그러다주말이면함께산을오르기도한다.목원장도틈이나면종종강릉으로가두고온아들들과회포를풀곤한다.1남1녀의자녀를두긴했지만허물없이어울리는재미가있고“아버님,아버님”하고곰살맞게모셔주는양아들들에훨씬더끌리는눈치다.

수양딸은없고양아들뿐이냐고물었더니,두어명의제자였던여의사들이원하기는했으나‘자식욕심’너무부리는것같아서완곡히사양했다고한다.양딸삼자고하지는않았으나양딸이나마찬가지로정을주고있는산처녀가있으니,바로한국의대표여성산악인오은선씨(43)다.

산을좋아했으나시간이없어멀리히말라야트레킹은항상마음만있을뿐여지껏꿈으로만남아있는목원장에게8,000m급거봉꼭대기에이미9개나오른자그마한체구의여성오은선은경이의대상이다.목원장은“짝사랑해왔던오은선”이라며웃는다.목원장은이오은선씨의주치의를자청했고,제일병원홍보대사로영입도했다.목원장은이렇게말한다.

“우리제일병원은여성건강을제일의로삼고있는병원인데,오은선씨가홍보대사로는특히잘맞죠.정신도몸도건강하고사회적으로도건강한오은선씨이상알맞은인물이어디있겠어요?언젠가오은선씨등반갈때한번베이스캠프까지따라가보려해요.”

신의손이자마이다스의손

목원장은의사로서뿐아니라경영자로도탁월한능력을보여왔다.2000년부터목원장이강릉아산병원장을맡고나서몇해지나지않아이병원은적자에서흑자로돌아섰다.병원의성공은곧그가환자들에게꼭필요한것을찾아내어그필요를충족시킬줄아는안목을갖추었다는의미다.병원의영업영역을강릉지역밖으로까지확대하는한편“몸이불편한환자들을수술전후하여병원차로모시는간단한서비스가특히주효했던것같다”고목원장은돌이킨다.

▲양아들들의‘호위’를받으며주전골을내려오고있는목원장./오색석사에서깊이합장하고있는목원장.

강릉아산병원의성공적운영소문이의료계에퍼지며2006년분당차여성전문병원이병원장으로모셔갔고,목원장은경영진의기대에부응하는성과를올렸다.수술뿐아니라경영능력도뛰어난,신의손이자마이다스의손임을인정받은것이다.경영수업이라곤싱가폴에서손자병법을교재로한경영자코스를한달간밟은것뿐이라고한다.

서울필동의제일병원은워낙이여성전문병원으로이름난병원이다.목원장은2007년부터이병원원장직에부임,세계적으로도유례가없다는첨단시스템을구축했다.“자궁,난소암뿐아니라유방암까지여성들만이걸리는모든질환을다룰뿐아니라방사선종양학과와핵의학과까지개설,총체적인이른바토탈캐어서비스를제공하는병원으로는아마세계적으로도제일병원이최초일것”이라고목원장은말한다.서비스는이미시작했으며이르면2월말경정식개원할것이라한다.

아무튼1월11일의남설악등선대산행에서도양아들들은또다시망신살이뻗쳤다.전날밤늦게까지이어진,폭탄주돌리기보다더무지막지한방식으로시종일관한술자리를목원장은끝까지지켰고,흘림골입구부터등선대아래삼거리에오르기까지아버님을제대로뒤따르며모신아들은전무했다.“아버님이우리모르게산삼이라도고아드시는것같다”는엉뚱한추측으로아들들은비지땀을더불은안간힘에도고령의아버님을저앞에서혼자오르게하는자신들의무기력을가리려했으나,실은목원장의체력이워낙좋아보였다.

지난밤의통음에도불구하고목원장의걸음걸이는가뿐한반면대다수아들들은숙취로허덕이고비틀거렸다.서두르는법없이꾸준한걸음걸이로목원장은시종일관했다.그렇게며칠이라도지치지않고걸을수도있어보였다.하산을마칠즈음아이젠을벗어챙겨넣으며목원장은이렇게등산예찬론을편다.

“우리나라여성들이과거엔자궁경부암이95대5정도로많았는데,식생활이변하면서이제는체부암과난소암이늘고있어요.그나마여성들등산붐이일어서다행입니다.그마저아니었다면여성암발생율이훨씬더가파르게늘었을겁니다.”

오색약수터아래식당가에서점심요기를마친목원장과강릉의양아들들은다시아쉬운작별을했다.작년말망년회에이어어젯밤에또한회포를풀만큼풀었건만차마서로먼저자리를뜨지못한다.“산과저아들들이있는한내평생외로울일없다”며목원장은흡족한미소와더불어창밖의아들들에게손을흔들었다.

-글/안중국월간산편집장.사진/허재성기자-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