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강 과 문 화 [2] *-

한강의역활

한강은수천년동안사람들에게식수와농사지을용수를제공했고,사람과물자를실어날랐다.그래서고대국가로부터지금까지국가의큰임무중하나가바로치수사업이였다.홍수와가뭄등재해를막기위해뚝을쌓고상류에땜을만들기도하였다.한강은지금도서울과경기도일원에식수와용수를공급하고있다.하지만인간과자원을실어나르는운송기능,즉하천주운(rivercanal)의기능은거의상실했다.도로와철도,자동차와기술의발전은가장느린운송수단으로전락한수로(水路·waterway)를교통수단의역사에서끌어내렸다.

2007년4월하이서울페스티벌의한강유등(油燈)

한강에서배가사라진것이다.선진국의아이들에게강을그리라고하면그그림에는우선큰배와요트가등장하지만,요즘우리아이들의그림에는배가없다.관광수단으로전락한유람선외에는실제로강에배가다니는광경을보지못했기때문이다.2007년4월하이서울페스티벌의일환으로열린행사에서형형색색의유등(油燈)으로불을밝힌모형배들이서울한강시민공원여의지구앞을시험운항하고있다.중국돛배,타이타닉,고대북유럽선,스위스범선등세계각국을상징하는이배들은페스티벌이열리는동안여의도특설무대앞을지나며‘유등선박퍼레이드’를펼쳤다.

한강주운의영광과몰락

한강도일제강점기이전까지하천주운의기능을충실히해왔다.조선시대말기까지소금,새우젓을실은배가충주까지거슬러올라갔다가그곳에서다시목재나곡물을실어서내려왔다.임금께진상되는각종조공도한강주운을통해마포나루에내려졌다.고려시대이래경남일대와전남일대에서만들어진자기류들도뱃길을타고마포나루까지들어왔다.서해안곳곳에서자기류를실은배들이발견되는것도그때문이다.한강은조선시대말기까지대(對)중국무역의전진기지노릇을톡톡히했다.

조선시대최대의상업중심지였던한양종로육종가가마포나루와인접해있었고,마포나루는충주남한강과낙동강에서남해와서해를거쳐올라온각종자원과물품의집산지였다.마포나루인근에는시장이번성했다.배들은김포를지나강화인근에서임진강물길을타고서해로빠져나갔고,거꾸로양쯔강주운을타고나온중국의배들은서해와임진강,한강을거쳐마포나루로들어왔다.당시한양은바다를끼고있지않았지만한강자체가항구의기능을하고있었다.한강이다른선진국의대표적강과달리하천주운의기능을완전히잃어버린것은일제의수로교통통제정책이나무분별한남벌(濫伐)과무관치않다.

철도와신작로를새로만든일제는육로교통에비해통제가어려웠던수로교통을막기시작했다.일몰이후에배의운항을금지하는도선법(渡船法)이바로그것이다.여기에다청일전쟁,러일전쟁,제2차세계대전을거치는동안일제에의해자행된한강변에대한무차별적인남벌도배가다니기어려운구조를만들었다.산에서무너져내린토사는강바닥을채웠고한강은조각배가다닐수없을정도로수위가낮아졌다.이후분단체제가고착화되면서서해로이어지는한강물길은완전히막혔고,남한강꼭대기에팔당댐이지어지면서강의수위는더욱낮아져한강은더이상배가다닐수없는강이돼버렸다.

하지만선진국의경우엔상황이다르다.하천주운은비록1등교통수단의자리는내줬을지모르지만문화관광의메카로서,생태환경의보고로서그자리를그대로유지하고있는것이다.유럽대부분의국가와미국,중국등이이동시간의비효율성에도불구하고수백년에서수천년된하천주운을유지,보수,신설하기위해매년막대한예산을쏟아붓는다.주운이가진막대한환경적효용과항구와의밀접성,물그자체와주변의친수공간이인간에게주는안식과문화적·관광적기능때문이다.


2007년7월3일서울시청에서열린‘한강르네상스마스터플랜’설명회에서

오세훈서울시장(왼쪽에서세번째)은“한강주운을복원해배로연결되는

8곳의수변도시를만들겠다”고밝혔다.

용산과여의도의국제·광역터미널

서울시는최근몇년간의연구결과를토대로한강의사라진뱃길을다시살려하천주운의기능을회복시키기로결정한바있다.한강을조선시대처럼수량이풍부하고맑은강으로되살림으로써서울에잃어버린항구도시의면모를되찾아주겠다는야심찬프로젝트다.한강르네상스의‘회복’과‘창조’라는마스터플랜중워터프런트가‘창조’라는계획기조하에만들어진것이라면한강주운의재탄생은‘회복’의개념에그토대를두고있다.이프로젝트의핵심목표는한강주운의복구를통해한강의자연성과역사성을회복하고동서남북을소통시키자는것이다.

1900년경서울마포나루의풍경.

이계획은우선한강본류(잠실대교-김포대교)에바다에서도다닐수있는대형여객선이오갈수있도록수심을확보한다음여의도와용산국제금융업무지구에국제·광역터미널을설치한다는것을골자로한다.이렇게되면서울은또하나의항구도시가되고한강과서해가여객선으로연결됨으로써세계적인국제금융과업무의중심지로발돋움할발판을마련하게된다.여의도와용산터미널에는여객선이정박할선착장시설은물론대합실과복합문화공간,편의시설이갖춰진다.이를통해이일대를세계적문화관광의중심지로만든다는야심이녹아있다.

서울시는한강주운과함께운송지원프로그램의개발과그와연계된배후교통수단의구축도검토중이다.용산지역은경부선,경의선철도가연결돼있고,현재진행중인철도정비창재개발과도맞물려있어장차한강주운의수변도시이자국제비즈니스의허브로급부상할가능성을안고있다.한강에는이외에도난지,당인리(잠두봉),반포,서울숲,뚝섬,잠실등6개의여객선선착장이새로생긴다.한강전체가세계로나아가는전진기지가되는셈이다.또한대형페리급여객선이아닌작은여객선이운행되면한강과인접한지역에사는사람들은배를타고출퇴근하는진풍경이연출될수도있다.

서울시는이를위해한강의이미지를상징하는특화유람선을개발하는한편통근용수상버스를도입하고현재일부구간에서운행이시작된수상택시를전면적으로확대한다는방침을갖고있다.조선시대한강이선비들의문화공간이자유람의공간이었던것처럼새롭게복원될한강주운도그에맞는명성을되찾게된다.서울시는한강주운복원사업의일환으로마곡과난지,여의도,잠실에각각수상레저시설과마리나(요트계류장)를만들기로한바있다.카누,카약,윈드서핑,요트,조정등각종스포츠와레저를즐길수있는공간이다.한강물을끌어들여상업,문화시설을조성하는마곡지구,복합수상레저시설이들어서는잠실종합운동장인근도마찬가지다.

한강의대표적지천인중랑천과탄천에도준설을통해수심2.8m를확보해수상레저를즐길수있는공간으로만들예정이다.서울시는이처럼한강을서해주운으로연결하기위한기반조성과수상지원시설조성작업을2010년까지완공키로하고총1538억원의예산을투입키로했다.서해주운개통시기는이르면2010년이후,멀게는2030년까지예정돼있는상태다.이처럼시한이매우가변적인것은일차적으로한강에서서해로빠져나가는통로구실을할경인운하가정치적결정에따라어떻게될지점치기어렵다는점에원인이있다.또한파주와강화도를지나는노선조차북한지역을통과해야하는까닭에북한의협조없이는운행이불가능하다는점도마찬가지다.

준설과갑문의정비가선결과제

이처럼한강주운을복원하고이를서해로연결하기위해선몇가지과제가해결돼야한다.우선대형여객선등큰배가한강을떠다니기위해서는수심과수량을확보해야하는문제가있다.한강은6·25전쟁이후토사의침전으로하상이높아지면서수량이급격하게줄었다.강폭은넓지만대부분은모래밭이었고실제물길은얼마되지않았다.그래서비가오지않으면가물어수질오염이가속화됐고비가많이오면홍수가일어났다.1968년에서1979년까지박정희정권이제1차한강종합개발을추진한데에는이러한배경이있다.

이시기지금의한강제방이콘크리트로건설되었고모래언덕이었던공유수면을매립해반포와압구정,잠실과같은대규모택지가조성됐다.그와동시에조선시대아름답기로유명했던한강의330만여㎡백사장이사라졌고,대신현재의여의도가생겨났다.그러나이러한대규모대공사로도수량은늘지않았고수심도깊어지지않았다.제방사업을통해한강을직선화하자한강물이머물러모이는대신서해로너무빨리빠져나가게됐기때문이다.수질의오염도가속화됐다.그래서고안된것이수중보였다.

-한강의유일한배,유람선-

전두환정권은1985년잠실대교하류와김포대교아래에각각수중보를만들고암사동에서김포에이르는38km의한강수위를평균2.5m로유지하게만들었다.이들수중보는물의유속을느리게함으로써물은계속흐르면서담겨있는수량은늘리는효과를가져왔다.풍부해진수량덕분에한강의수질은좋아졌고,비록짧은구간이긴하지만유람선의운항도가능하게됐다.현재한강위를떠다니는한강유람선이운행된것도바로이때부터다.최근서울시는이러한소규모의유람선대신바다와강을모두오갈수있는4000~5000t급국제여객선을서해주운에띄운다는계획을세웠다.

현재운항중인한강유람선은배가물에잠기는깊이,즉흘수가1.3m에불과하지만국제여객선은수심이적어도6m이상은되어야한다.따라서서울시는준설공사를해서수심을확보한다는복안을추진중이다.최근환경공학의눈부신발달로부유물질이나환경훼손없는준설시설이개발돼이에대한논쟁은더이상필요없다는것이전문가들의견해다.더욱이현재공사가중단된상태인경인운하의수심이6m이므로준설의필요성은더욱크다고할수있다.다음으로해결할과제는수중보에대형갑문을설치하는일이다.

현재한강유람선이잠실대교와상암선착장사이구간만을뱅글뱅글돌수밖에없는것도이수중보가배의진로를가로막고있기때문이다.이들수중보에는우선콘크리트를쌓아만든고정보(固定洑)가있고,상류의수량조절과저수로의하상(河床)청소를위해강북쪽200m에수문3개를설치해서만든가동보(可動洑)가있으며,배가수중보를오르내릴수있게만든두개의갑문과생태계의보호를위하여만든고깃길(魚道)등이있다.그러나당연한말이지만현재의갑문으로는대형여객선이다닐수없으므로이를정비해야한다.

흔히사람들은물이계단모양으로층을이룬갑문의앞뒤를배가어떻게올라가는지의아해하지만,사실그원리는간단하다.강수위가높은곳에배가갑문도크로들어오면수위가낮은쪽갑문이열리면서물이빠져나가수위를맞추고,거꾸로낮은곳에배가도크로들어오면수위가높은쪽갑문이열리면서물이들어와수위를맞춘다.이런일은남해와낙동강을가로막고있는부산낙동강하구언댐갑문에서매일같이일어난다.2006년10월한강잠실의수중보에설치된물고깃길.폭4m,길이228m의완만한경사로로만들어졌다.

현재로선경인운하노선이유력

대형여객선이오갈수심이준설에의해확보되고수중보에갑문이만들어지면한강의서울지역과한강최하류인임진강까지의뱃길은복원되는셈이된다.그렇지만여전히문제는남아있다.한강주운의서해연결부분이다.한강과임진강이합류해서해로연결되는지점인강화도북측이북한과의군사분계선에맞닿아있는지역이라통행이원칙적으로금지돼있기때문이다.이지역에서민간선박이운항하려면유엔군사령부의허가를받아야한다.서울시는지난2005년한강이촌에있던거북선을경남통영으로내려보내면서이길을잠시이용한적이있다.

경인운하계획도(‘행주대교-인천시계양구계양동-서구백석동-서해’의총19km)

그러나이길을상시적으로활용하려면북한과유엔사령부의협조가필수적이다.남북관계의해빙과경색에따라물길이열리고닫힐우려가있다보니이물길을정기적으로활용하기위해서는생각보다오랜시간을기다려야할지도모른다.이와관련해서는이명박대통령이2007년대통령후보시절남북경제협력구상으로발표했던나들섬계획을주목할필요가있다.나들섬계획은경기도강화군교동도북동측(강화도북서쪽)한강하구퇴적지일대를준설해여의도보다약10배넓은부지(약30만㎢)를확보한다음남북경제협력지구를조성한다는구상이다.

이나들섬의중심부로군사경계선이지나가게되는데,당시이명박후보는“남측은기술과자본을대고북측은노동력을제공하는형태로첨단복합산업단지를만들고거기에남북경제협력신도시를만들겠다”고공언한바있다.만일나들섬계획이실행에옮겨진다면한강주운의서해연결은자연스럽게이뤄질수있다.하지만현재로서가장현실적인대안은1990년굴포천방수로공사로시작했다가환경단체의반대로건설이중단된경인운하를활용하는것이다.한국수자원공사는굴포천범람에의한홍수피해를막기위해서해까지인공물길을뚫는것으로시작된방수로공사는총14.2km이다.

이방수로의폭을배가오갈수있도록두배로넓히고그길이도3.8km더길게해운하사업으로변경했다.그러나무슨연유에서인지수공이이를민자사업으로넘긴뒤환경단체의반대에부딪혀현재는공사가전면중단된상태다.이를다시수자원공사가직접자금을투입해조기에완공키로최근정부가방침을정함으로써한강주운의서해연결,즉서해주운의완성이더욱현실화됐다.경인운하가완성되면한강주운은행주대교인근에서서해로바로향하게된다.경인운하의구간은행주대교-인천시계양구계양동-서구백석동-서해의총19km다.경인운하가완성될경우한강에서올라온대형여객선뿐만아니라장기적으로는화물바지선의운항도가능할것이다.영종도인천국제공항까지뱃길이열릴가능성도배제할수없다.

40년넘긴한강주운의꿈

서울시측은서해주운프로젝트에극히신중을기하고있다.벌써기본적인구상이완성됐음에도그구체적인사항의공개는조사용역이완전히끝나는올해상반기가넘어야가능하다는입장을견지하고있다.서울시한강사업본부관계자는“서해주운마스터플랜은서울의10년후를내다보고계획된사업으로,끊어진물길을이어중국의상하이,칭다오까지갈수있도록한강의뱃길을서해안으로연결하는사업”이라면서도“도시의부가가치를창출한다는목표하에현재주운수로의확보,운행여건에적합한선박도입,선착장과의연계교통망확충,광역터미널등세부계획을수립할예정이지만,내년상반기용역보고서가나와야구체적인청사진을보여줄수있다”고밝혔다.

한강주운을서해로,또세계로연결한다는서울시의계획은절대허황된꿈이아니다.이부분에서상기해야할대목은1966년박정희전대통령의지시로시작된한강주운프로젝트가지난40여년동안다섯차례에걸친타당성조사에서단한번도그경제적타당성이부인된적이없었다는사실이다.그럼에도역대정권의정치적견해차이로인해그간사업추진이번번이무산돼온것역시사실이다.지난역사를살펴보면한강운하를극심하게반대했던김영삼,김대중전대통령때만들어진정부보고서조차다른강의운하는몰라도한강운하의경제적타당성은높다고평가하고있다.

심지어검찰이수사에들어가기도했던2007년대선당시수자원공사의대운하조사보고서조차한강운하구간에대해서만큼은높은점수를주고있는실정이다.그때문일까.서울시는서해주운프로젝트에강한자신감을보이고있다.서울시측은한강주운의복원에대해“한강을1000만서울시민과세계인이즐겨찾는세계적명소로자리매김하는일이며한강을평화의강,생명의강,공생의강으로복구하는작업과다름없다”라고주장한다.과연한강은서해뱃길의복원을통해그화려했던옛영광을되찾을수있을까.서울시의다음행보에귀추가주목된다.

-글/최영철|동아일보주간동아기자/신동아2009년2월호별책부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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