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각산 눈 길을 걸으며 *-

삼각산눈길을걸으며,

일시/2010,01,10.일요일10:00.혼자서…
코스/화계사-칼바위능선-문필봉-칼바위갈림길-우회길-북한산성길-대동문(중식)-

용암문-도선사-우이동.

지난4일서울에41년만에,혹은100년만에가장많은폭설이내렸다고하여서울이눈속에파묻혔다.서울에사는수십년만에이렇게많은눈이내리기는처음있는현상이다.눈이내린후날씨는계속하여영하10도이하를지나14도까지내려가는한파가서울을꽁꽁얼어붙게만들었다.몇년간한강이얼지않고겨울이지나가곤하였는데,올해는한강까지얼음이결빙되기도하였다.서울에서정말겨울같은겨울을만나서한편으론즐겁기도하고,불편하고피곤하기도하였다.

일요일산방에선소백산상고대산행을떠나고,그팀에함께하지못한소나무는서울의산이라도다녀와야하는데,이렇게많은눈이쌓인서울의산중에어느산을가야조금위험하지않은곳을산행할수있을까많이망서렸다.서울의산은어느산을가드라도거의가암벽으로이루어져있으므로눈이쌓인산길이위험할것이라는생각이산행을움츠러들게하였다.혼자서멀리가는것은더힘들것같아그냥집에서쉽게오를수있는화계사코스로출발을하였다.

화계사일주문을지나오르다가왼쪽으로다리를건너눈위로길이열려있기에그길을따라올라갔다.그눈길을따라올라가니중간쯤에약수터가있었다.약수물은아주가늘게졸졸흐르고있고,그약수를받는분들이있었다.서울산길에서이렇게눈이푹푹쌓인산길을걸어본다는것은참으로신기하였다.발을옮길때마다무척미끄러웠다.능선을타고오르는길은더많은어려움이따랐다.겨울산행의진미를느끼게해주던태백산이나,덕유산눈쌓인산길을걷던생각이떠오르기도하였다.

올라갈때는그런대로올라갔는데,내려가는길에선너무미끄러워아이젠을착용하였다.빨래터고개길을지나삼성사를오르는도로엔그래도차량이다녀서인지눈이녹은상태이다.다시산길을접어드니산은온통눈으로덮혀있어서백색의세상이다.앙상한나목의가지에도,파란솔잎의소나무에도서리꽃이아름답게피어서환상적인겨울을연출하고있었다.바람한점불지않아산은그대로하얀눈으로이불을덮고눈을감고동면을하고있는것같았다.

어제까지그렇게맹위를떨치던한파도오늘은오랜만에영상0도의날씨라고예보하더니,어머니의품처럼포근하고따스함을느끼게해주었다.작은능선을하나오르고다시우측으로돌아가는좁은길을지나계곡길을오르는곳에도하얀백색의눈길은발길을더디게하였다.계곡중턱에있는간이운동시설이있는약수터에서약수물을한번마시고,조금쉬었다가가파른오르막길을서서히올라갔다.생각보다등산객은많은편이었다.

칼바위능선길에올라서니더많은등산객이오르고있었다.매마른가지마다곱게피어난상고대눈꽃의자태를사진기에담는등산객들은산길걷는것을잊은듯이여념이없었다.해볕은구름과숨박곡질을하는지,해는해맑은얼굴을보여주었다가구름속에숨었다한다.다행이날씨가많이풀려서산행을즐겁게하였다.역시눈길을걷는다는것은흙길보다긴장하면서걸어서그런지전신에서땀이솟아오른다.

문필봉에올라서니칼바위암봉위로구름이덮혀있어삼각산의모습을가리고있었다.눈길을오르는시간은보통때보다30여분이더소요되었다.문필봉에서조망하는삼각산의산세가그립기도하였다.문필봉에서칼바위암봉을오르는등산객을살펴보아도소수의사람들이간간이오르고있고,칼바위우측산허리길로오르는등산객이줄지어오르고있었다.저길은아카데미하우스에서오르는길이므로,나는칼바위갈림길에서우회길로돌아서오르기로하고문필봉을출발하였다.

칼바위우회길은그냥돌아갈만한길이기는하지만,이렇게눈이쌓인길은어디를가나쉬운길은없다.이길도중간에암벽을지나가는비탈길엔로프줄을잡고진행해야하는곳이있으므로긴장을하면서지나가야한다.허리길을돌아가면이번에는다시칼바위입구능선을향해올라가는오르막길을올라가야하는데,이길도무척이나미끄러워발옮기기가수고스러웠다.무조건천천히올라가는것이최선의방법이다.

칼바위능선에올라서서도다시산성길에오르는가파른길도주의를하면서올라가야한다.산성길에올라서면마음이놓인다.눈은쌓였지만,길이넓은편이고많은등산객이함께하는길은그래도마음을편하게해준다.산성의벽덮개에도눈이그대로소복소복쌓여있다.오늘도대동문엔중식시간을갖는많은등산객들이눈위에자리를잡고있었다.나도한쪽에서간단히식사를하였다.조금쉬었다가1시쯤에용암문을향해진행하였다.

많은분들이산성길로올라가고,나는중간허리길로걸었다.좁은길에오고가는사람들을만나게되면한쪽에서길을피해주어야진행이가능한아주좁은비탈길이다.다시산성길과만나는지점에이르면길은미끄럽지만길이넒은편이어서진행에어려움은없어진다.북한산대피소를지나용암문에이르면이곳에서하산을해야한다.노적봉을지나만경봉우회길은암벽길이어서오늘은그길을피하고싶다.그래서용암문을지나하산을시작하였다.

이길은용암문을나서자마자가파른내리막길인데,눈길은미끄러지지않으려고안간힘을쓰면서내려가는데.뒤에서발자국소리가재촉을하면한곳에비켜섰다가먼저보내고내려가는것이마음을놓이게한다.돌계단길은그래도발옮기기가낳은편인데,가파른경사길은신경을바짝세우고내려가야한다.한눈팔지않고앞만보고지루하게내려가는길은미끄러지지않으려고마음을긴장시켜서그런지산길을오를때만큼온몸에땀이다시솟아오른다.

도선사에이르면한편으론마음이놓이기시작한다.난코스를무사히지나왔다는안도감이작용하기때문이다.겨울에이길을내려오다가거의다내려왔다고중간에서아이젠을벗고내려오다가음지쪽얼음이깔린곳에서수없이넘어지기도하였는데,오늘은그래도긴장을한탓인지미끄러지지않고무사히내려왔다.도선사에서우이동까지는아스팔트에눈이없는길을걸어서하산을하였다.삼각산에이처럼눈이많이쌓여있다면굳이눈산행을위해원정산행을가지않아도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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