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배우자와번식‘의리아는새’

까치는설명할필요도없이검은색과흰색이어우러진무늬를지녔고층을가진긴꼬리가특징이다.어치의경우머리와배는주황색이며등은옅은회색그리고날개에는하늘색깃을지녔다.먹이를저장할줄알고다른새나동물의울음소리를흉내낼정도로영리한녀석이다.물까치는전체적으로가늘고긴형태를띠며,몸은전체적으로옅은회색이다.하늘색날개와꼬리그리고짙은검은색의머리를가진단아함을지닌아름다운새다.

이베리아반도에서식하는무리의경우고려시대상인들에의해도입되었다는얘기가전해지며실제로고려상인들이거주한지역을중심으로서식하고있다고한다.앞으로누군가이에대한의문을풀어줄것으로기대된다.

까치는예로부터우리문화와정서속에깊이자리잡고있다.우리나라에서까치소리가반가운손님을뜻하는것과마찬가지로중국에서도까치소리는행운이나기쁜소식을의미한다고한다.번식을할때하나의배우자만선택하여의리를아는새로인식되어많은우화에등장하기도하고,민화를비롯하여노래에도곧잘등장하는새다.심지어나라새(국조)로까지여겨지게되었다.

하지만최근들어까치에대한옛정서를갖고있는사람이드물어졌다.급격히늘어난개체수에의해농작물피해가잇따르고정전사고까지빈번하게일으키게되자‘문제아’‘골칫거리’로전락하여많은미움을사고있다.급기야까치다리에까지현상금을걸게되었고온나라가까치와의전쟁중이다.서울시의경우2008년까지3년간2050마리를포획했으며,특히제주도의경우2008년한해동안9000여마리를포획하는것도모자라까치를제주도에처음들여온기업에대해손해배상을청구하자는의견이나오기에이르렀다.

이처럼까치가길조에서‘유해조수구제대상1호’로까지지목된것에는그들의영리함에서비롯된환경적응능력도한몫을했겠지만인간의탓이더크다고할수있다.인간에의한생태계질서파괴가주된이유다.일본과제주도의까치를예로보면더욱이해가빠를것이다.제주와일본에는원래까치가없었다.제주도의경우1964년에50여마리가처음으로도입된것이불과40여년만에그수가기하급수적으로증가하여현재제주도전역에걸쳐수만마리가서식한다고한다.

이에반해일본의경우과거임진왜란때도입된것이500여년이지났지만규슈지방의사가,나가사키,후쿠오카지역에만국한되어소수가서식하고있으며‘천연기념물’로까지지정되어보호받고있다.일본에서까치가크게번성하지못하는이유는경쟁자인까마귀때문인것으로보고있다.우리와반대로까마귀가득세하여농촌과시골을장악하고있기에경쟁에서밀려세력을확장하지못하고있는실정이다.

일본에선‘천연기념물’로보호받아

제주도에도도입당시경쟁자가없었다.1964년이전에도제주도에까치를도입한적이있지만그때는실패했다고한다.경쟁자인까마귀의번식공간인산림이훼손되고서식개체수가점점줄어드는대신까치의경우전봇대나철탑에서도번식이가능하므로시간이지날수록대립의균형이깨어지게됐다.게다가우리나라전역의마을주변에서식하던구렁이나참매등천적마저포획되거나서식지파괴로인해줄어듦에따라생태계내에서는개체수제어의범위를넘어서게된것이다.

따라서까치의개체수조절을위해서는지금처럼포획이개체수조절의방법중하나일수있겠지만더욱합리적이고효과적인방법은경쟁자와천적이서로견제하며어우러진생태계의건강성을복원하는것이다.비록지금은인간이만들어놓은궤도를벗어난세상에적응한탓에마치한강의괴물취급을받고있지만까치에대한맘의창을열고화해의여유를가졌으면한다.우리는까치밥을남겨주었고까치소리에맘설레었다.그리고늘새해아침은까치와함께했다.닫힌창문을열고다시까치소리를들어보자.그소린예전그대로다.경쾌하고힘이있고맘설레게한다.

일본까치의기원은?

강릉,구미,나주개체와유전적으로가까워

일본에현재서식하는까치무리의기원에대해서는크게두가지가설이있다.하나는우리나라에서인위적으로가져간개체일것이라는‘인공도입설’과또하나는부산에서직접일본으로날아간개체일것이라는‘자연이입설’이다.우선까치의이동성이크질않고임진왜란과정유재란때우리나라에서8마리와한쌍을도입하여‘사가’지방에방사했다는역사적기록이남아있어전자의가설이지배적이다.

그렇다면‘우리나라의어디에서가져간것일까?’라는간단한의문과함께먼옛날소수의개체로도입되었다면분명근친교배로인해유전적다양성이결여되었을테고이후절멸하였을텐데,그렇지않고현재까지명맥을유지할수있었던이유는무엇인가라는조금더구체적인궁금증도뒤따르게된다.

이에관한연구가몇년전진행되었다.우리나라9개지방의까치무리와일본에서식하는까치무리에대한유전자검사를실시하였다.분석결과일본의까치는일본에서지형적으로가까운부산이아니라오히려강릉과구미,나주지방의까치와유전적으로가깝다는것이밝혀졌다.

이는일본까치의기원이자연적이입이아닌인위적도입이라는사실과함께우리나라의강릉과구미,나주지방에서가져간것이라는것을암시한다.또한한가지더재미나는것은일본까치의유전적다양성이생각외로적지않다고한다.우리나라까치무리의중간수준이라는것이밝혀졌다.이는인위적인도입이역사적기록에만국한된것이아니라그외에도더많은도입이순차적으로있었을것이라는가능성을암시한다.

-글·사진정옥식박사·한국조류학회총무이사/’월간산’1월호에서-

까치와까마귀

까치와까마귀는한국의대표적인텃새로둘다참새목까마귀과에속하는새들이다.그리고까마귀의날개는까치의그것보다두배정도크다.까치의산란기는2월에서5월사이이며,까마귀는그보다달포정도늦은3월하순에서6월하순사이이다.까치는포란후17-18일이지나야부화되지만,까마귀는포란후14-15일이면부화된다.

까치새끼는부화후22-27일이되면이소하지만,까마귀새끼는부화후30-35일이지나야둥지를떠난다.까치새끼는어미를떠나면그만이지만,까마귀새끼는둥지를떠난다음에도꽤오랬동안어미와함께지난다.까치는평지단독붙박이생활을즐기지만,까마귀는산악집단떠돌이생활을즐기며10월하순이면떼를지어남하한다.까치는거의동아시아에서만살고있지만,까마귀는거의세계도처에널려있다.

한국인에게까치는길조이고까마귀는흉조다.그리고그까치는신라문화전통을이어가고있는한국의국조다.고구려의국조는삼족오였다.그리고그삼족오는발하나더달린까마귀다.옛중국땅에는태양이까마귀모습을하고있다고생각했던사람들도살고있었다.그중어떤이들은까마귀가태양을등에업고하늘을난다고생각했다.기발한독창아닌가?!태양의어자(御者)인희화(羲和)는날이밝아태양을나르는삼족오를몰때미디그두눈을늘그의두손으로가리웠다고한다.지상의신선초를발견한삼족오가가끔딴짓을했기때문이다.

그삼족오와그사람들은결국신선초가널려있던동방으로옮겨왔다.나라를새로세운그들은그까마귀를국조로받들었다.그리고그들의말발굽소리는늘그까마귀뒤를따르고있었다.남도사람들에게그보다더찜찜하고두려운존재가있었겠는가.지금의‘북핵’이란말처럼말이다.그러나오늘을사는우리모두는그까마귀에대한많은아쉬움도또한갖고있다.

까치는지난날에는吉鳥(길조)라고하여,제사등큰일이있고나면담위나지붕위에나마당한구석에음식별로조금씩떼어‘까치밥’을놓아주어먹게하는게우리네조상들의관습이였고,감나무나과수나무등열매가익어수확을할때면반듯이두세개씩따지않고까치밥으로남겨두는것도우리농촌의전통적인관습이었기에자주볼수있는아름다운정경이었다.

까치가좋았던기억에까치소리에대한아름다운한시한편을적어본다.

有約郎何晩,(유약낭하만)/오마던임어이해이리늦을까
庭梅欲謝時,(정매욕사시)/매화꽃만무심히뜰위에지네
忽聞枝上鵲,(홀문지상작)/까치짝짝반갑다임오시려나
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거울들어눈썹은뭐라그릴고.

오마던임은늦고매화만뜰에질제반갑다까치짝짝임오시려나거울에얼굴비치고두눈썹만짓나니,아름다운한폭의그림같은시이며,원작에담겨있는임을그리워하는여인의정감(情感)이알뜰함이더욱좋은글인가한다.소월의스승인,岸曙金億(안서김억)이엮은“한국여류한시전집”에수록되어있는李玉峰(이옥봉)의작품이다.

해가뜨기전까치가짝짝하면그리운임이온다했다,임이오시려나,반가워거울들고눈썹그리는여인의마음또한곱고아름다운마음이다.

까치에대한구전되는얘기가많은데그중,“수만마리의까치가다리를놓아주어견우와직녀가까치머리를밟고은하수를건너일년에한번만남이이루어지고,까치의머리를밝았기에머리가회고까졌으며,견우와직녀가만남의기쁨으로흘린눈물이비가되어‘칠월칠석날’에내린다는‘견우와직녀’이야기”는외할머니가들려주는단골메뉴중하나인데,이상하게도해마다칠월칠석에적은비라도오는해가많다는설화는널리알려져있다.

재미있는일은,“孝鳥(효조)인까마귀”가까치때문에凶鳥(흉조)가된새가까마귀이다.

누가까마귀를검고불길한새라고하였던고
反哺報恩(반포보은)그것이얼마나아름다운가
사람들이저까마귀만도못한것을끝내슬퍼하노라.

이글은철종~고종때,雲崖(운애)朴孝寬(박효관)이제자안민영과함께편찬한歌曲源流(가곡원류)에수록된수십편의글중한편이며,대원군의총애를받아雲崖란호를지어받았다.사람들이부모에게효도하지않는것을,反哺報恩하는까마귀에비유하여개탄한노래이다.일반적으로,까마귀는털빛이검을뿐아니라울음도흉측하여“死亡의前兆”로온세계가알려진만큼凶鳥(흉조)로인식되어있으나,그러나까마귀는어미가늙으면먹이를물어다가奉養(봉양)한다(反哺報恩)는새로,“反哺鳥”또는“孝鳥”라고도불리운다.

까마귀싸우는곳에백로야가지마라

성낸까마귀들이너의흰빛을시샘하나니

맑은물에깨끗이씻은몸을더럽힐까하노라

이시조는포은정몽주가이성계를문병가던날,팔순이가까운그의노모가간밤의꿈이흉하니가지말라고문밖까지따라나와아들을말리면서부른노래라고합니다.그러나정몽주는결국어머니의말을듣지않고갔다가,돌아오는길에선죽교에서이방원이보낸자객조영규에게피살되고말았습니다.정몽주의노모가타계한후선죽교옆에그노모의비석을세웠는데,기이하게도그비석은언제나물기에젖어있었다고합니다.

우리의삶속에서까마귀에게대하듯외모만보고사람을평가하는일이얼마나많은가.외모보다속마음이진실되어야하거늘,나도누구를겉만보고잘못알고있는것은아닌지곰곰이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