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의 비극 *-

그리스의비극

만성재정적자로나라빚눈덩이…..만연한부패와탈세….

만만디정부에파업일삼는노조…..등등,

허약한재정,高실업불구…연금·세제개혁은’제자리’
EU지원에급한불껐지만경제회생까지는갈길멀어…
그리스재정위기로단일통화유로의미래도시험대에올랐다./로이터

‘유럽문명의발상지’그리스가어쩌다’유럽위기의발원지’가됐을까?

최근그리스를필두로한’남유럽발(發)재정위기’가전세계금융시장을강타했다.2008년9월미국투자은행리먼브러더스파산으로촉발된글로벌금융위기이후,1차여진(2009년2월동유럽금융위기),2차여진(2009년11월말두바이위기)에이어,이른바3차여진이이달초남유럽그리스에몰아닥친것이다.

그리스를비롯해재정이취약한포르투갈·아일랜드·스페인까지국가부도우려가커지면서이들국가의첫글자를따PIGS,또는이탈리아까지보태PIIGS라고부르는신조어도생겨났다.EU가11일정상회담을열고,그리스에대한지원방침을논의하면서세계금융시장이안정을되찾긴했지만,막대한그리스의재정적자는가뜩이나취약해진세계경제에또하나의숙제를안겨줬다.

■미적대는정부와강성노조가부채질한위기

그리스의재정적자와국가부채는’만성질환’이다.지난2001년유로에가입할당시에도이미국가부채가GDP의100%를넘었다.하지만’응급상황’으로급격히악화된건지난해10월그리스정부의예상치않은’양심선언’때문이다.그리스는지난해10·4조기총선으로집권신민당이패배하고,사회당이정권을잡았다.신임게오르그파판드레우(Papandreou)총리가이끄는새정부는지난해10월20일룩셈부르크에서열린EU경제·재무장관회의에서"올해그리스의재정적자가당초목표치(GDP의3.7%)를3배이상초과하는12.7%가될것"이라고고백했다.

글로벌금융위기로그리스경제를떠받치는관광·해운산업이타격을입고세수가줄었는데도,총선을앞두고재정을펑펑쓴데다,전(前)정부가심각한재정적자를숨겨왔기때문이라고이유를설명했다.충격적인수치에이틀뒤영국계신용평가사피치(Fitch)는그리스국가신용등급을A에서A-로하향조정했다.그리스에대한세계금융시장의신뢰가흔들리기시작한것이다.그래도이때까지는상황이견딜만했다.

진짜위기는이로부터석달반이지난이달초에터졌다.세계금융시장에남유럽발재정위기와국가부도공포를불러일으키면서세계증시동반급락을불렀다.그주범은사태수습에굼뜬그리스정부와’솜방망이개혁’조차발목잡는그리스의강성노조였다.〈일지참조〉

그리스신임정부는피치의신용등급하향조정을전(前)집권당이었던야당탓으로돌리면서,시장의기대에못미치는재정감축안을내놓았다.그러자12월초피치사는"그리스정부의연금개혁안및재정삭감계획이지속가능하고신뢰할만한수준이못된다"며신용등급을A-에서BBB+등급으로다시떨어뜨렸다.유로존(16개국)에서국가신용등급이A밑으로떨어지기는그리스가처음이었다.


최근엄청난재정적자와국가부채로인해그리스경제에국가부도위기가고조되면서세계금융시장에‘남유럽발재정위기’의불씨가번졌다.사진은지난해8월아테네교외지역에서산불이발생해고대파르테논신전뒤편언덕까지불이번지는모습./AP

증시가급락하고,독일국채(10년물)대비그리스국채의스프레드가230bp로확대되는등금융시장이요동치자파판드레우총리는비로소사회보장지출10%삭감을포함한재정감축안을다시내놨다.하지만좌파단체를비롯,노조가시위를벌이며"부자들에게위기의대가를치르게하라""총선공약을잊지마라"고정부에반발했다.이번에는신용평가사S&P가신용등급을A-에서BBB+로하향조정했다.

지난달중순그리스정부는"오는2010년까지재정적자를GDP의2.8%로낮추겠다"는재정건전화방안을내놓았다.그러면서80억달러에달하는국채발행을추진했다.연6.3%의높은금리에국제투자자들이솔깃했지만,중국이그리스국채인수를거절했다는소문이국제금융시장에나돌면서그리스국채수익률이급등(채권가격하락)하기시작했다.헤지펀드들이그리스의국가부도가능성에베팅하면서CDS(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프리미엄도치솟았다.

파판드레우총리는투기꾼들을비난했지만,그리스가위기에몰린건방만한재정운용탓이었다는걸인정하지않을수가없었다.결국2월초총리는월2000유로이하의공공근로자까지공공부문의임금동결에포함시키는등더강도높은재정감축안을내놨다.

2월3일EU가그리스정부의재정건전화방안을승인하면서위기가진화되는듯했으나,그리스공공노조ADEDY가총파업(2월10일)을선언하고,민간최대노조GSEE도대규모파업(2월24일예정)을결의하자,전세계증시가폭락하면서이른바’PIGS사태’가확대됐다.

■제일행복한그리스노인들

그리스는한국보다국토(13만2000㎢)는넓지만인구는4분의1에불과하다(2008년기준1123만명).제조업기반이취약해GDP의70%이상을서비스업이차지한다.그중에서도그리스경제를떠받치는양대산맥은관광산업과해운업이다.한해에그리스인구보다더많은관광객이찾아오는덕에관광산업이GDP의15%를,선박왕오나시스로상징되던해운업이GDP의4.5%를차지한다.

1981년EU(당시는EC)에가입했고,2001년단일통화유로에가입하면서바야흐로봄을만끽했다.유로의우산아래,그리스는저금리의유리한조건으로돈을쉽게빌릴수있게됐고,2004년올림픽을계기로투자가활성화되자그리스경제는4%안팎의성장을이어나갔다.

글로벌금융위기로경제성장률이마이너스(2009년-1.1%)로돌아섰지만,유로화의우산밑에서폭풍우는피하는듯했다.OECD가지난해7월발표한그리스국가보고서에서도"그리스경제는글로벌위기의초기충격에상대적으로잘견뎌왔다"고평가할정도였다.

하지만높은실업률에,오랫동안누적된부패와비효율적이고허약한재정체력을갖고도흥청망청하다가,뒤늦게불이옮아붙은것이다.실제로유로가입이후,국제시장에서더유리한조건으로부채를끌어다쓰면서2003년재정적자가GDP의6.1%,2004년7.8%까지높아졌다.2005년EU는"2007년까지GDP의3%이내로재정적자를축소하라"고’옐로카드’를내밀었다.

현재의방만하고비효율적인재정구조는1980년대에사회당이집권하던시절도입한사회주의정책들로인해굳어진것이다.당시사회당정부는기간산업을국유화하고,유럽에서가장관대한연금제도를도입했다.

캐나다,프랑스,일본,포르투갈등은대개40년일해야연금을수령한다.하지만그리스사람들은35년일하면연금을타고,연금의소득대체율이무려95.7%에달한다.게다가독일,이탈리아,영국같은나라들은평생벌어들인소득을평균해연금을지급하는데,그리스는소득이가장높은은퇴직전5년간의소득을기준으로삼는다.나이들어굳이열심히일할필요를못느끼게만드는구조다.

게다가만연한부패와탈세,비효율적인행정으로인해세금거둬들이는실력은OECD평균이하다.

세금을탈루하는지하경제도GDP의25~37%규모로추정된다.자영업자가인구의30%이상을차지해징세율도낮다.OECD보고서에따르면,2007년에는GDP의13.6%나되는310억유로의세금을목표치대비덜거뒀다.

한편,비효율적인공기업의적자를메워주거나자본을보전해주는데GDP의0.8%,사회보장기금의적자를메워주는데도GDP의3.2%(2007년)가소요될정도다.1990년에도,2000년이후에도연금이나세제개혁등에나섰지만개혁은부진하고,나랏돈만줄줄새나갔다.

■높아진소버린리스크

3000억유로의빚더미에앉아있는그리스정부는올해만기가도래하는외채만500억유로가넘는다.신용등급이하락하면서신규차입,만기연장등에차질이생길가능성이높아지자국가부도설이나돈것이다.

그런데재정적자나국가부채가심각한국가는그리스뿐만이아니다.그럼에도그리스가’재정위기’를촉발시킨이유에대해경제전문지이코노미스트는"훨씬더대담한조치를내놓은아일랜드나다른나라에비하면,그리스가내놓은재정지출삭감안등은너무나미흡했기때문"이라고설명했다.

가령아일랜드가지난해12월공무원의임금을삭감하고,연금에도과세하는조치를발표하자국채수익률이하락(채권가격상승)하는등금융시장이긍정적반응을보였다.반면그리스는은퇴한공무원을충원하지않는방식으로재정지출을줄이겠다는식의,느리고소극적인정책을내놔시장의불신을부채질했다는것이다.모건스탠리의경제분석가스피로스안드레오풀로스는"그리스정부가귀한시간을너무놓쳐버렸기때문"이라고표현했다.

국가부도위기에,IMF에손벌리느냐,EU에지원받느냐를놓고결국EU가급한불을꺼주기로했지만,그렇다고그리스의만성질환까지해결된건아니다.

지난해GDP의12.7%에달하는재정적자가운데,순수재정적자(세출·세입의차이)는GDP의7.7%이다.나머지5%는막대한국가부채로인한이자비용이었다.그리스정부는"올해재정적자를GDP의8.7%로떨어뜨리고,2011년(적자5.6%),2012년(2.8%),2013년(2.0%)에계속줄여나가겠다"고EU에약속했지만,한번불어난엄청난나랏빚과이자비용은2013년까지도거의그대로다.

그리스재정위기를계기로,세계금융시장에’국가부도위험(sovereignrisk)’이새로운숙제가됐다.대표적인’닥터둠'(비관론자)누리엘루비니교수는"재정적자가큰나라들의재정건전화작업이지연된다면,심지어국제금융시장이미국일본마저도경계하는상황이올수있다"고경고했다.

-글/강경희WeeklyBIZ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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