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100년: 21세기 전망 *-

앞으로100년:21세기전망

21세기도역시‘미국의세기’가될것

1900년을맞으면서인간들은20세기인간의생활은더욱편해질것이고,문명발달과더불어진보를거듭한무기의놀라운살상력은인간들이전쟁을더이상정치적목적을달성하기위한수단으로생각할수없게만들것이라고여겼다.당시발명된기관총의위력앞에전쟁은상상할수도없는일이라고생각됐다.

그러나1900년이시작된지겨우4년째되는해에발발한러일전쟁은이같은낙관론을산산조각냈다.소나기처럼쏟아지는기관총세례를받으면서도일본군은주저하지않고돌격했다.다시10년후발발한제1차세계대전에서는기관총에도끄떡없는무기(탱크)가등장,전쟁을기동전으로만들었다.

제1차세계대전이끝난지20년만인1939년에두번째세계대전이일어났다.제2차세계대전중에는인류문명을몰살시킬수있는핵무기가발명되어실전(實戰)에서사용됐다.1900년도에살았던인간들의20세기100년에대한예측은완전히빗나갔다.당시누구도20세기가역사상최악의전쟁의세기가될것이라고는예상하지못했다.

2000년이시작되는순간,대부분의인류는100년전그랬던것처럼미래에대해낙관론에빠져있었다.지구문명을전멸시킬지도모를미소(美蘇)간의핵전쟁위협은사라졌다.자유민주주의가공산주의·사회주의에대해최종승리를거둔결과를보고“역사는끝났다”고선언한성급한학자도있었다.

이런환상은2001년9월11일발생한테러사건으로일찌감치끝났다.이제21세기가‘평화의시대’가될것이냐‘전쟁의시대’가될것이냐를논하는사람은별로없다.비참한일이기는하지만21세기도역시‘전쟁의시대’가될것이라는데대부분인류는공감하고있다.

미래예측을그만둘수없는호기심많은인간들은21세기국제정치를주도하는나라가어느나라일것이냐에대해끊임없이논의하고있다.여러전문가의글을종합해본다면,21세기는지난500년동안세계를지배했던‘유럽과미국의시대’가아니라‘아시아의시대’혹은‘중국의시대’가될것이다.특히21세기세계의패권(覇權)을장악할나라는중국일것이라는주장이이제는상식처럼됐다.

국력(國力)이강대국수준에이르지못하지만초(超)강대국들의전략적각축장이될수밖에없는전략적요충지에자리잡고있는우리나라는미국과중국의패권경쟁을그어떤나라보다예의주시하지않으면안된다.

地政學의중요성

만약요즘회자되는다수설처럼미국이몰락하고중국이패권국가가되는것이사실이라면,한미(韓美)동맹을지속적으로유지해야한다는주장은우리의국가안보에위태롭기짝이없는것이될것이다.그반대도마찬가지다.미국의패권이막강하게유지된다면‘균형자’가되어야한다는식의주장역시우리안보를파탄상태에놓이게할것이다.

이같은상황판단을위해좋은참고가될수있는책이나왔다.조지프리드먼이저술한<앞으로100년:21세기전망>이그것이다.저자인프리드먼박사는미국의전략분석가,정보전문가로서미래의세계전략을연구하며이주제에관한자문회사를운영하고있다.<전쟁의미래>(이책은한국어번역판이출간됐다),<미국의비밀전쟁>등6권의저서가있다.

프리드먼은국제정치분석에서가장중요한상수(常數)로서생각해야할요인이지정학(地政學)이라고주장한다.그는지정학이국제정치분석에서차지하는중요성은‘보이지않는손’이라는개념이경제학에서차지하는중요성에버금가는것이라고말한다.

이같은명제를기반으로프리드먼은21세기100년을예측진단하고있다.그의주장의독특성은상식을여지없이부수어놓는다.프리드먼의주장은강력한근거와논리에의해뒷받침되고있다.그의논법은우리가알고있는상식이얼마나허접한가설(假說)에근거한것인지를깨닫게해준다.

우선프리드먼은21세기는미국의시대이며,21세기를위해서는미국을연구해야한다고주장한다.프리드먼은체계적인근거들을제시하며,미국은2100년에도현재와같은세계제1의강대국으로남을것이라고주장한다.

미국은자원·인구등에서탁월하다.미국은비록다량의석유를수입하고있지만석유생산량은하루830만배럴로사우디아라비아생산량의85%에이른다.세계전체의인구밀도가49인데비해미국은31에불과하다.미국사람들은아시아사람들에비해약5배넓은땅을보유하고있다.

미국의대전략은‘현상유지’

21세기에도미국의패권을유지하게해주는힘가운데하나는막강한해군력이다.사진은2006년‘용감한방패’훈련에참여한미해군항공모함에이브러햄링컨,키티호크,로널드레이건호.

미국의지정학적위치와군사력은미국으로하여금남의나라를침략할수있지만,남으로부터침략당하지않도록한다.프리드먼은“미국은태평양과대서양모두를국경으로삼는,지정학적으로대단히유리한위치를차지하고있는해양강대국이며,미국의막강함은이제비로소시작되고있다”고주장한다.미국의힘에대해프리드먼은다음과같이말한다.

“미국은인공위성을통해지구위의바다에떠있는모든배의움직임을살펴보고있다.그리고미국은자신의의지에따라미국해군을통해,이배들의움직임을보장하거나혹은거부할수있다.”

이미패권국지위를차지한미국은이제더이상“무엇을성취하겠다”는의미의대전략을가지지않는다.미국의대전략은“남이무엇을하지못하도록하는데”초점이맞춰져있다.미국의또다른탁월한전략이론가버코비츠박사도“미국의대전략은미국이‘현재차지하고있는전략적이점’을지속적으로유지하는데있다”고주장한다.

미국의대전략이‘현상유지적인성격’을가지는이유는미국이이미패권국이됐다는사실이외의다른요인,즉지정학적요인으로부터도나온다.미국은대서양과태평양이라는큰바다를사이에두고유럽및아시아라는권력의중심으로부터격리되어있기때문에유럽과아시아대륙에서세력균형이유지되는한안전을보장받을수있다.

미국은유럽이나아시아를점령할필요가없다.유럽과아시아전체를장악할패권국의출현을막기만하면된다.미국의대전략은아시아혹은유럽에서적어도2개이상의국가혹은국가군이상호견제와균형을이루고있는상태를유지하는데있다.

21세기미국이유념하는또하나의도전은이슬람이다.우리는아프가니스탄,이라크를별개로생각하는경향이있지만프리드먼은이란·이라크·알카에다·탈레반등은모두이슬람대(大)제국을건설하겠다는공통적인목표를갖고있는동일한대상으로간주한다.이미처형당한이라크의후세인전(前)대통령은물론,아마디네자드현(現)이란대통령,알카에다두목오사마빈라덴등은모두분열된이슬람을통일하고,궁극적으로이슬람대제국을건설하는주역이되겠다고꿈꾸는자들이다.

미국이9·11직후중동에개입한이유는이라크를정복한다거나,석유를장악하겠다는지엽적이유때문만은아니다.미국은미국의국익(國益)에중대한위협이될수있는이슬람대제국을건설하려는자들의노력을‘방해’하기위해중동에개입한것이다.

그래서미국이이라크·아프간전쟁에서이기고있느냐지고있느냐는타당한질문이되지못한다.사담후세인,오사마빈라덴등의원대한대전략을성공적으로방해하고있는한,미국이벌이고있는이라크·아프간전쟁의유용성은지속되는것이다.미국은심지어대전략목표를달성하기위해전쟁에질수도있는나라다.

프리드먼은21세기미국에대한가장막강한도전세력을중국이아니라러시아로상정한다.러시아는지금다시일어나고있으며,과거와같이힘을과시하려할것이다.

물론미국은러시아가힘을과시하는것을좌시하지않을것이다.프리드먼은미국은러시아의등장을저지하기위해중국이라는카드를사용할것이라고예측한다.

2020년의중국은‘종이호랑이’

프리드먼은러시아외에21세기에막강한국력을발휘할가능성이있는나라는일본·터키·폴란드라고주장한다.그는폴란드는쇠퇴하고있는독일을대신해미국의러시아봉쇄노력에동참해줄나라며,결국미국의지원을받아21세기중에독일보다강한국가로등장하게될것이라고본다.

터키는이슬람세계의주역으로강대국반열에올라갈조건이양호한나라다.프리드먼은일본도21세기세계에대처하기위해서는제2차세계대전이후60여년간지속된국가전략보다는그이전일본이택한부국강병의길을따를가능성이높다고본다.멕시코도미국에도전할가능성이높은21세기강대국중하나다.

그렇다면프리드먼박사는압도적으로많은사람이생각하고있는중국의패권도전가능성을어떤이유로경시하고있는것일까?이책의제5장은바로이주제에대해설명한다.5장의제목은‘2020년의중국은종이호랑이’라고되어있다.

프리드먼의주장은전혀의외의주장은아니다.경제학·경영학을연구하는사람들은중국을미국을대체할차세대패권국이라고보는경향이많지만,국제정치학특히군사및전략문제를연구하는사람들은대체로그렇게보지않는다.전략이론가들은중국이미국을앞서는나라가되는것은사실상불가능하다고본다.

프리드먼도중국이미국을대체하는패권국이된다는것은거의불가능하다고단정한다.그가제시하는이유는다음과같다.

첫째,중국이지난30년동안급속한경제성장을했다는사실이앞으로도중국이지속적으로고속경제성장을보장하는것은아니다.

둘째,중국은고속성장이멈추게되는경우정치적으로심각한위기에처하게된다.그렇게될경우중국은주요강대국이될가능성은고사하고,지금과같이통일된국가를유지하기도어려울지모른다.

셋째,고속경제성장이멈추는경우,중국은사회전체가흔들릴허약한구조다.

넷째,중국은지정학적으로섬과같은나라다.뻗어나가기어려운나라라는의미다.반면미국은대서양·태평양을장악할수있는지정학적으로가장유리한위치를점하고있다.

다섯째,중국은부패가만연하고,경제통계마저조작하는나라다.

여섯째,중국의경제성장이중국에이득이되는가(profitable)의여부도문제다.경제성장이중국경제를강화시키지못하고있다.미국경제가어려우면중국경제도동시에어렵게되는대단히취약한구조다.

和平堀起(화평굴기)는불가능

일곱째,중국의국내적분열요인은심각하다.예를들어현재상하이는베이징과의관계보다로스앤젤레스와의관계에더큰신경을쓰고있다.

여덟째,중국은미국해군에도전할수없다.중국해군은현재타이완해협을건너기에도역부족이다.미국해군은언제라도중국의모든상선을격침시킬수있는능력을갖추고있다.

프리드먼의분석은현실주의국제정치학과지정학적접근방법에의거하고있다.중국은화평굴기(和平堀起),즉‘평화적으로강대국이되겠다’고말하고있다.

하지만미국이자신의패권을중국에평화적으로양보할가능성은거의없다.영국이미국에패권을평화적으로양보한것은영국과미국의세계를인식하는패러다임이같았기때문에가능했던일이다.

영국은프랑스·독일이패권도전장을내밀었을때,그들의세계관은영국과다르다고인식했기때문에전쟁을통해서라도패권도전을막아야된다고생각했다.나폴레옹전쟁이후제2차세계대전이종식될때까지지속됐던세계대전급전쟁들의원인이바로여기에있다.

중국의세계정치에대한패러다임이미국의그것과같을것이라고생각하는사람은없다.영국과프랑스,영국과독일의조그만차이조차세계대전급전쟁을야기하는원인이됐다.미국과중국의패권경쟁이평화적인세력전이(勢力轉移·powertransition)로해결될것이라고믿는사람은적어도정책결정자레벨의미국관리들혹은미국의전략이론가들중에는없다.

프리드먼은한발더나가중국은미국이우려해야할패권도전국이되지못한다고주장하고있다.미국이중국을G2라고대접하는데반해,중국은아직G2가아니라고발뺌하는것이현재의국제상황이다.우리는이것이의미하는국제전략적의미를잘파악하고있어야한다.

국제정치학의궁극적목적은국가들의힘을정밀하게측정하는일이다.현재는물론앞으로의국력측정도중요하다.강대국들의국력과국력의추세를분석하는것은더욱중요하다.그래야어느강대국과연계해야할지에관한장기계획을세우고대전략을수립할수있기때문이다.

프리드먼의<앞으로100년:21세기전망>은한국의미래를생각하고바람직한전략을구상하려는모든사람이읽고음미해야할가치가충분한책이다.이책의국내번역본은아직출간되지않았다.⊙

-글/李春根뉴라이트국제정책센터대표·정치학박사/월간조선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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