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대륙 최고봉 등정한 정승권등산학교 총동문회 *-

[화제]1년만에7대륙최고봉등정한정승권등산학교총동문회

7대륙꼭대기에휘날린정승권등산학교의깃발

‘아콩카구아재추진원정대’인천공항에나온7명의환송인파의손에들려있는플래카드에적힌글이었다.재도전이라는단어가재추진으로인쇄된것에한바탕웃는다.아콩카구아는정승권등산학교총동문회의7대륙원정에서유일하게실패를겪은산이다.2010년12월다른6대륙최고봉이모두등정된상황에서마지막도전을위해민경오원정대장,조규택등반대장,이명선대원,유재순대원이렇게4명의대원은결연한의지로등산학교전체의숙명이된산아콩카구아로향한다.

인천공항을출발해캐나다의밴쿠버와토론토에서비행기를갈아타고칠레산티아고에도착했다.29시간26분동안비행기를타느라고씨름을한셈인데아직도갈길은멀었다.비행기요금도절약할겸안데스산맥도구경할겸아르헨티나의멘도사로가는길은비행기대신버스로이동하기로했다.인터넷으로싼비행기요금을찾아서그값으로1인당180만3,500원을내고,등산학교동문들의눈물겨운십시일반도움으로마련한비용을아끼고아껴,1인당250만원씩을준비해온가난한등반대다.

12월16일베이스캠프인플라자데뮬라스(4,300m)에도착했다.12월22일부터25일까지가가장좋은날씨라서일정을앞당기기로한다.21일오전에짐을정리하고오후에캠프1로올라갔다.22일에는캠프2인니도콘도레스(5,560m)로갔다.캠프1에서캠프2까지는느린걸음으로5시간가량걸렸다.광활하게펼쳐진캠프2는깨끗한눈이많아물걱정을하지않아도되는것이좋다.23일은날씨가좋지않아캠프2에서휴식하고,24일에캠프3인베르린캠프(5,930m)로이동한다.

▲에베레스트정상에선정승권등산학교백호기동문.아콩가구아에서의실패로위기를맞는듯했으나에베레스트를오르며분위기가반전되었다.
드디어정상에오르는날,12월25일크리스마스다.우리들을착한아이들로여겼는지산타할아버지는너무나도좋은날씨를선물로주셨다.아침7시40분,캠프3를출발해정상인6,962m에도착했다.날씨가너무좋으니고소증세도없는것인지,달팽이처럼천천히걸으며몸속에산소를힘껏불어넣으려계속큰숨을들이마시며걷는것이맛있다.이상쾌한느낌.아콩카구아여,감사합니다!

-아콩카구아원정대의원정기중에서-

크리스마스선물처럼찾아온아콩카구아등정으로정승권등산학교총동문회는2010년한해동안7대륙최고봉을모두오르는데성공했다.정승권등산학교총동문회는개교20주년을기념해동문산악회를중심으로7대륙최고봉등정계획을2008년에세웠다.2009년세븐서밋원정운영위원회를만들었다.운영위원회는세부계획을세우고원정희망자를모집,훈련에들어갔다.

먼저4개의동문산악회가각각하나의산을맡기로했다.정승권교장은“비용이나모든면에서에베레스트가가장큰난관이었다”고한다.“조직력이강한산악회에서큰산을맡는걸로하자”고해서에베레스트는바름산악회,아콩가구아는등반사랑산악회,매킨리는산빛산악회,엘브루즈는골수회가맡게되었다.3개의산이남았는데킬리만자로와코지어스코는세븐서밋운영위원회가맡는걸로해서모든동문이참여할수있도록했으며남극의빈슨메시프는정승권교장이직접나서기로했고박종관씨가자비를들여동참했다.

가장힘들었던부분중하나는원정비용이었다.동문산악회들이지원금을냈고동문들이십시일반으로후원했다.옷을만드는등의행사를열어수익금을보탰고원정에참가하는대원들이분담금을내는식으로충당했다.총6억2,000만원가량의예산이필요했고불가능해보였던금액을동문들의도움으로마련할수있었다.

정승권등산학교는1990년산악인정승권이설립한우리나라최초의개인등산학교다.정승권씨는당대의가장테크니컬한등반가라는평가에걸맞게암벽반과빙벽반을개설,20여년간뛰어난역량의산악인을배출해왔다.정승권등산학교는졸업후에연계되는동문산악회활동을통해산을더가깝게접하게되고,동문산악회의단합력은정평이나있다.

▲1.정승권등산학교깃발을배낭에꽂고매킨리를오르는김영수원정대장./2.엘부르즈정상에선골수회의김태환,이주미(오른쪽)대원./3.킬리만자로를배경으로선정승권등산학교동문들.전원등정의성과를거뒀다.
2009년12월7대륙원정대발대식을열고아콩가구아를시작으로1년간원정에돌입했다.그러나첫단추였던아콩가구아원정에서정상에오르는데실패,시작부터위기를맞게된다.두번째원정은7대륙최고봉등정의열쇠라해도좋은에베레스트였다.노멀루트로줄서서올라가는시절이라곤해도세계최고봉이고위험은늘상존해있어등정을쉽게얘기할수는없었다.당시“동문들은에베레스트등정여부에7대륙최고봉계획의성사가달려있었다”고운영위김웅씨는얘기한다.에베레스트정상에서지못할경우아콩가구아도재도전할필요가없기에계획은실패가자명해지는것이다.

동문들의기대속에부담을안고원정에나선이들은바름산악회원들이었다.백호기대원의원정기를소개한다.

에베레스트에걸린세븐서밋의승패

신들의계곡에들어온인간을몰아내려는듯폭풍이몰아쳤다.격정이가시지않은5월11일윤왕용원정대장과말한마디없이정상으로의채비를서두른다.비장한마음이다.출발전라마제단에합장하는짧은순간,등산학교20주년기념동문7대륙최고봉도전이라는장대한계획을세우고준비한시간들과사람들의얼굴이스쳐갔다.불가능해보이던등반비용을마련하고격려를아끼지않은정승권교장선생님과동문산악인들,보내고싶지않지만차마가지말라고말하지못하는가족들의눈물삼키는소리를뒤로하고베이스캠프에입성했다.

다시는가고싶지않은거대한쿰부빙하아이스폴구간을오르내리며캠프1(5,940m)을4회,캠프2(6,030m)를2회,캠프3(7,315m)를1회운행하며너무힘들어로체페이스의빙벽에머리처박고소리내서울수밖에없었던기억들이빠르게지나간다.베이스캠프에들어온지28일째,이제정상으로향한다.캠프1에도착해따뜻한차한잔을하고바로캠프2로향하는데바람은더욱사나워져로라봉을눕체봉너머로옮겨놓을기세다.에베레스트정상을목표로하는베이스캠프의많은원정대중에서오늘운행하는팀은우리뿐이다.

다행히우리는바람에날려가지않고캠프2에도착했으나찢어지는듯펄럭이는텐트소리에제대로자지못하고3일을초조하게웅크리고기다릴수밖에없었다.다행히4일째바람이약해져캠프3에올랐다.이제부터는고소적응을하지못한고도라약간의두려움속에오른다.옐로밴드를지나제네바스퍼중간쯤에서며칠전로체등반중추락사한주검이내려온다.어서내려오라고매달린로프를당겨준다.누군가에게는끝이지만내게는시작지점에서죽은자가확보하고내려간줄에등강기를끼운다.죽은자의영혼이나를지켜주길바라면서어렵게록밴드를오르고서야사우스콜마지막캠프가보인다.

출발한지열세시간만에캠프4에들어가윤왕용대장을기다리며산소마스크를점검한다는것이레귤레이터로연결되는노즐끼우는부분을절반쯤깨트리고말았다.심장이멈추는줄알았다.허탈하게깨진조각들을만지작거리는데,대장님이도착했다.계획대로라면서너시간쯤휴식하고정상으로향해야하는데산소마스크가하나밖에없으니,“형,먼저다녀오세요”하고얘기했다.윤대장은“대원보다먼저가는대장이어디있냐?내마스크가지고먼저다녀와라”고한다.바람이잦아들기를기다린다.사가르마타의여신은이날누구에게도정상을허락하지않았다.

▲1.호주코지어스코전원등정을이룬등산학교동문들./2.빈슨메시프정상의정승권,박종관(왼쪽).이등정으로박종관씨는7대륙최고봉완등의영예를안았다.그는5.13클라이머이며마라톤서브쓰리까지달성한집념의산악인이다./3.아콩가구아베이스캠프에서즐거운시간을보내는조규택(왼쪽부터),민경오,유재순동문.

캠프4에서하루를더머물게되면서고장난산소마스크를왕용형의마스크머리띠를잘라내어동여매는것으로수리했지만정상으로운행중에풀려버리면어디서라도돌아서리라다짐한다.밤새사납게몰아치던사우스콜의바람은아침이되어서도약해질기미가보이지않고되레텐트를뽑아티베트로날려보낼기세다.오늘도정상으로가지못하면내려가야한다.포도통조림1개와알파미1봉지,약간의누룽지밖에없고가스도얼마남지않아초조하게바람이잦아들기만을기다리는데,다행히오후4시가넘어가면서텐트가흔들리지않는다.오후6시쯤김학규형이올라와셋이서움직이지도못하는좁은텐트에서뒤척이다가학규형과락파치링세르파가먼저출발하고9시가넘어텐트를나섰다.

벌써정상으로향하는각국원정대의랜턴불빛이길게이어져있다.다섯시간이상오르고서야발코니에도착하니여명이밝아오고어스름하게티베트쪽산군이멀리펼쳐져있고웅대한마칼루산군이한번와보라하며하늘을이고있다.

발코니를지나면서부터본격적인남동릉등반이다.이제는띄엄띄엄무리들이보인다.어렵게한명씩추월하면서,산소마스크만이대로유지된다면정상에오를수있다는자신감이든다.정체가심한바위구간을피해이전시즌에설치된것으로보이는낡은로프를이용해남봉에올랐다.이후30분을더가정상에닿았다.

세상의정점이다.이곳을찾기위해얼마나많은공을들였던가.누군가는정상에서서그동안힘들었던것들이모두떠오르고가족들생각에눈물을흘렸다고하는데나는힘들지도슬프지도않고허전할뿐이다.로체,마칼루,초오유,눕체등을내려다보는데도아무런느낌이없다.이렇게끝에서버렸다는것에더이상고통의쾌락을맛보지못할것같은아쉬움과허무함이몰려든다.우리는길이끝나는곳에서또다른등정을꿈꾸는사람들이니내려가야만한다.

-바름산악회백호기대원의원정기-

에베레스트등정으로분위기가반전된정승권등산학교동문들은일사천리로나머지원정을추진한다.다음최고봉은북미의매킨리를산빛산악회가도전했다.그러나쉽지않은원정이었다.다음은이종률대원의원정기중일부다.

캠프4에서9시간만에캠프5에다다랐다.조규택대원이정찰하러나갔다가날씨가너무좋아정상까지올랐다.일단등정을축하하며조편성을다시한다.예보상의좋은날씨를기다리려면며칠을더기다려야만한다.

정상까지가는길은생각보다경사가심하다.기력을다해정상에섰으나날씨가심상치않다.서둘러서사진촬영후하산한다.사진촬영을위해우모장갑을벗은게좋지않다.손가락이말을안듣는다.화이트아웃이점점심해진다.두려움이몰려온다.길이안보이니러시아상업등반대의뒤에붙기로하고서두른다.화이트아웃으로러시아팀이길을잃은것같다.왔던길을몇번이고오르락내리락하면서체력이바닥날즈음,발을헛디뎌추락한다.‘아이렇게죽는구나’하는생각이들었다.활락정지를시도하는데로프가당겨준다.이태영대원이나를잡은것이다.지옥과천국의거리는불과30m밖에떨어져있지않았고찰나의순간이었다.러시아팀은우리의추락에는눈길조차주지않고자기길을가버렸다.다시속력을내서따라붙기시작했다.

하산9시간만에우리텐트가보였다.아!하느님감사합니다.텐트에서형들이뛰어나와끌어안았다.힘들고지쳤다.등정의영예따위는생각에없었다.

-산빛산악회이종률대원의원정기중에서-

엘브루즈는골수회의8명의대원이도전,전대원등정을이뤄냈다.1차로등정한5명의대원은대행사없이모든원정을직접운영하고현지시설물을이용하지않고등정에성공했다.킬리만자로와코지어스코는세븐서밋운영위원회동문들이도전,두원정모두전원이정상에올랐다.남극의빈슨메시프는정승권교장과박종관대원이올랐다(234페이지원정기참조).특히박종관씨는남극최고봉에올라7대륙최고봉등정의영예까지안게되었다.이후아콩가구아에서재도전이이뤄졌다.2010년을며칠남겨놓지않은어느날초조하게원정대의소식을기다리던동문들은유재순,이명선,조규택대원의등정소식에환호했다.

정승권교장은“동문들의순수한마음이있었기에성공할수있었다”며동문들에게감사의뜻을전했다.정교장은“벽등반같은알파인스타일로하지않은건모든동문의참여가더중요하다고여겼기때문”이라며,“모든동문이참여했다는데있어성공적이었다”고말했다.등산학교동문들중일부는이번원정을위해직장을그만둬야했고,사비를털어야했고,개인시간의대부분을쏟아부어야했다.등산학교개교20주년을기념하여동문모두가가고자했기에순수하게힘을보탤수있었다.그순수한힘이산에서나온다는걸정승권등산학교동문들은알고있다.함께로프를묶고벽을오른기억과한텐트에서보낸숱한밤을공유하고있기때문이다.

-글사진신준범기자|사진정승권등산학교총동문회/월간산-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