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등반] 유럽 알프스 [2] *-

[해외등반]유럽알프스

‘우먼알프스펀익스페디션(WomanalpsFunExpedition)’

명희언니와채미선언니가교대로선등을나서며등반의흐름을리드한다.빠른등반을위해언니들도선등을서며퀵을잡는다.나와화영언니도설치된장비로,때로는발슬링까지써가며인공등반으로오른다.우리가4인1조로등반하기엔무리다.크랙사이에는아직도남아있는우드하켄의흔적들이보인다.

수도승의고깔모자와같다는뜻의그랑카푸생은1951년21세인발터보나티와그의친구지고에의해세번만에동벽이초등된다.보나티는익스펜션볼트사용은등반기술의퇴보라고생각했다.그것은‘불가능의정복’이아니라‘불가능의제거’로자기기만이며일종의사기술이고전통적인등반윤리의파괴이며,나아가불가능에도전하려는동기부여나용기를말살시키고,루트개척의통찰력이나판단력을도외시해모험자체를부정하는행위에다름아니라고생각했다.

보나티가말했던퇴보의가장전형적인모습으로모든모험자체를부정한채정상만을향하는내모습이한없이씁쓸하다.하강할수도없는상황이라정상에만집중한다.결국야간등반으로이어졌다.헤드랜턴이켜지자우리의등반을지켜보던설원위의작은위안과같던불빛두개가산장으로되돌아갔다.자정10분전에정상직전작은동굴의비박지를찾았다.수통에남은한모금의물을돌려가며말라붙은목젖을축인다.

▲그랑카푸생트레버스구간을등반중인채미선대원뒤로당뒤제앙이조그맣게보인다.
예상치못했던정상에서의비박인지라우모복도부족하고암벽화만신은채밤을보내야했다.새벽이되니당뒤제앙에서번개가치며눈이내린다.번개의유도체가될수있는장비들을배낭에담아가능한먼거리에떨어뜨렸다.

동이터오기시작하며눈발이굵어진다.등반루트의뒷면을돌아하강포인트를향해등반을한다.금방손이곱아온다.하강포인트로돌아서자눈보라가친다.암벽에우박섞인빗줄기가세차게부딪혔다.오버행하강이이고초행이라하강포인트도찾아야한다.진퇴유곡의상황이다.이곳에서‘구조요청’이라는중요한결정을내렸다.다시백을하여적당한테라스를찾아7시간가량헬기를기다렸다.이런날씨엔헬기도접근이어려워오후4시가되어결국,하강이아닌탈출을시도한다.

시계추처럼흔들리며서서히오버행을내려선다.하강기를통해물먹은자일에서빠져나오는물줄기가손목깃을타고들어가슴에와젖어든다.평소에손발이차가운채미선언니는,하강하며“영미야.나발가락없으면등반어떻게하냐?”고한다.발가락이굉장히시린가보다.아니칼로그은느낌이었을것이다.

“언니.발가락아무나쉽게안잘라요.걱정말아요.”

처음부터끝까지10회의오버행하강을하고밤9시가되어땅에내려선순간모두들신발을벗고우모복속에서발을보호했다.전날아침8시에암벽화를신고37시간만에다시신발을갈아신고땅에내려섰다.

남겨두고간물과간식으로요기한후밤의어둠과안개에가려진그랑카푸생을뒤도돌아보지않고자리를뜬다.화이트아웃으로한시간반거리의헬브르너케이블카스테이션을찾지못하고자정30분전에설동을팠다.처음엔대충설면을깎아체온에의지해배낭을깔고앉았다.그러나한시간만에살랑바람에소스라치게놀라잠이깨었다.차라리움직이는편이낫겠다.

▲그랑카푸생하강을준비할무렵비에젖은눈들이암벽화에스미고금새바위에눈이쌓였다.

나는블레이드도없는아이스바일을들고설동을파기시작했다.잠시후채미선언니가장갑이다젖어맨손으로헬멧을들고설동파는작업을도와줘세시간만에소형설동이만들어졌다.설동을파며갈증에눈을좀집어먹었더니몸이춥다.

날이밝아오자밖에있던명희언니가흥분된목소리로“사람이오고있다”고한다.설동밖으로나서니세명의남자가온다.화이트아웃에방향과거리감각을잃었지만우리는산장을향하고있었고텐트까지30분이채걸리지않았다.그들은추위에떠는우리를보더니물과비스킷을주며자신들은빙하트레킹을할거라여유가있다며우리의텐트가보이는곳까지데려다주었다.허술하게쳐두었던텐트가약10m정도이동했다.길옆에텐트를쳤더니누군가스틱을사용해텐트를고정해주었다.고마운일이다.

2일밤을비박하며한시간을자고‘집’으로돌아왔을때텐트가사라지고없었다면그허탈감이란…….야간등반,비박,구조요청,탈출,설동등우리나름대로의알프스5종세트를지나치도록뻔뻔하게즐기고돌아왔다.텐트를다시고쳐치고침낭속에피곤한몸을던져놓고나니아무일도아닌것처럼모든것이제자리로돌아와있다.

좋은기운을가득담아가는알프스등반

5종세트로지친몸을회복한후,마지막남은일정동안부담없이편안한등반을하기로했다.토리노산장에서산장밥도먹어보고주변풍광이좋다는당뒤제앙(DentduGeant·4,013m)을등반하러갔다.토리노산장에서에베레스트를여성최초로등정한다베이준코여사도만났다.

▲당뒤제앙정상에서후원사깃발을든대원들.성모마리아상뒤로그랑드조라스가보인다.
당뒤제앙은정상까지파이프굵기의고정로프가설치되어있어많은손님과가이드들이줄을서서정상으로향하고있었다.알프스답지않은모습이다.로프의중간확보물에장비를설치하며등반하는화영언니의뒷모습이힘이넘친다.화영언니는우리팀의비타민,박카스같은존재다.늘시들지않는유머감각과넘치는끼로사나운분위기도잠재우는매력이있다.화영언니가없었다면등반하며웃을일이반의반도안되었을거다.

정상엔성모마리아상이이탈리아쿠르마이어를내려다보고있었다.바람이심하게부는가운데청명한대기속에펼쳐진정상의파노라마들이압권이다.에귀디미디에서부터타귈과몽블랑,그랑카푸생,제앙빙하와그랑드조라스,이탈리아저너머의산군들등.히말라야와는다르게짧은어프로치로다양한등반과풍부한경치를즐길수있다는것이알프스의가장큰매력인것같다.

▲당뒤제앙정상부에올라서고있다.

이번등반에서많은에너지를충전하고돌아가는기분이다.등반의어려움을떠나좋은기운들을가득담은느낌이다.사실등반하러나와오랜시간을지내다보면서로마음에안맞는부분이있다.원정이란등반을하며서로의간격을좁혀나가고나자신을다시들여다보게되는과정이아닌가싶다.숨을쉬려면마신숨을다시내뱉어야하듯이하나를버리고하나를얻는지도모르겠다.그런희생이있어야하나가되건만나는스스로를얼마나버리고가는지부끄러운나자신을되돌아본다.

원정대명칭2011WomanAlpsFunExpedition

대원,소속이명희(노스페이스),채미선(골수회),한미선(한산악회),서화영(설우산악회),김영미(강릉대산악부OB)

대상지유럽알프스산군샤모니중심

등반기간2011.7.12~8.12

결과코스믹리지,에귀디미디레뷔파루트,그랑카푸생보나티루트,당뒤제앙등정

후원노스페이스

등반정보보험CAF(ClubAlpineFrancais)에서9월말부터다음해9월말까지1년단위로가입하며유럽전지역에서헬기구조,병원비,산장할인등을받을수있다.가격66.47유로

멀티패스케이블카를탈때마다표를끊지않고5회,10회,15회등으로묶어서끊으면저렴하다.연속과비연속으로나뉘어있고하루에몇번을타든지하루를1회로본다.단샤모니에서만사용가능하다.

-글/김영미(강릉대산악부OB)/사진·원정대-

-원정대/2011WomanAlpsFunExp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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