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넘어 산 *-

산넘어

‘산너머산’이란말이있다.우리나라에는2000m가넘는산은없지만그만그만한산은많은편이다.2000m가넘은산으로백두산이있지만,백두산을우리의산이라고하기에는문제가있다.지금은우리의산이아니다.우리가쉽게갈수있는산이아니기때문이다.백두산을한번가려면멀리중국으로돌아서중국땅으로올라가야하는산을우리의산이라고말할수는없다는생각이다.남북이갈라지기이전부터우리의산이었으므로우리의산이라고부르는것뿐이다.

우리는어려운일이겹칠때’산너머산’란말을흔히쓰고있다.산을하나넘으면또다른산이있기때문에산너머에산이있다는말은아주정직한말이며산행을하다보면수없이많은봉우리를넘고또넘게된다.하나의산이름아래많은봉우리를거느리고있는것이우리의산이다.삼각산,또는북한산이라불리는서울의산에도백운봉과인수봉,만경봉이세봉우리가한데어우러져삼각산을이루고있다.삼각산은그외에도많은산봉우리를거느리고있다.

우리가산을오르면정상을향해걷게되는데,능선을오르다보면작은봉우리를넘고또오르면다음봉우리를만나고그봉우리를넘어서면저만큼또하나의봉우리가우리를기다리고있다.저봉우리만넘어면정상이겠지하고올라가면정상은더멀리자리를잡고있다.정상에서뻗어내린능선은하나의봉우리에서또다른능선을만들고그능선의봉우리는다음능선을이루고있다.나무가지가뻗어나간것처럼봉우리는능선과계곡이이어지고있다.

모든산길은정상으로통한다.능선길이나.계곡길이나그길은정상으로이어진다.능선이길면길은더길게뻗어있고,계곡이깊으면그계곡길은물길을거슬러올라가야한다.산길은올라가고있는데,물길은왜내려가고있는가.산길은하늘을향해솟아오르다그대로멈춰있어하늘을가까이하려는산을오르는길은산높이만큼계속올라가야한다.물은산꼭대기에서부터흘러내려낮은곳으로낮은곳으로흘러가는것이다.

산과물은서로가엇갈린운명으로존재하지만,하나의산체에서형성되었다.산에는수없이많은식물과동물들이서식하고있으므로물은동식물의생명수이어서공동체역할을하며푸른산을가꾸고,아름다운야생화를피우고,동물의보금자리를마련하면서동고동락하며공생하고공감하는자세로자기역할을다한후물은개울을따라강으로흘러간다.물길의종착점은바다에이르는것이다.그많은골짜기와골짜기에서흐른물은모두바다로흘러간다.

산길은곧은길이없다.산길은산의지형을따라형성되고있다.가다가바위에막히면돌아가야하고,나무가있으면그옆으로비켜가야한다.산길은개울을건너가고또가다보면다시개울을건너야하는길은몇번이고반복을하기도한다.산길은능선길과계곡길이대표적인길이다.능선길이걷기가편하고조망이좋아어느능선에가도길은형성되어있다.능선에암벽이형성되어위험한길은그아래돌아가는비탈길이형성되어있다우리는우회길또는허리길이라부른다.

그리고산을오를때흙산을육산이라하고,암벽이많은산을암산이라부른다.서울의산은거의가암산이다.육산은부드러워오르기가편하고암산은올라갈수있는산도있지만,오르지못하는산이많다.산행하는사람들은적당히육산과암산이어우러진산을오르기좋아한다.육산의부드러움은걷기가편해서좋고,암산은아기자기한암벽타는재미가솔솔하기때문이다.암산을힘들게숨을헐떡이면서올라가바위전망대에서산하를굽어보는그감회는산행의진수를느끼게해준다.

산의정상에올라서면시야가넓어많은것을한눈에볼수있으며,날씨가맑아멀리까지조망이되는날은산너머산이겹겹이중첩되어보이는그파노라마같은산의그림은그렇게아름다울수가없다.산과산을이어주는그사이에운무가휩싸여있는경관은환상적이기도하다.파란하늘아래흰구름이몇조각뜨있고산과산이등고선을그리며정답게이어진그모습은줄기찬힘을느끼게해주며,동서남북그어디를보아도다양성의조화가경이롭기까지하다.

산은자연의집합체이며자연의변화를가장먼저가장정확하게보여주는자연의고향이리고해도무난하다.사계절의변화가뚜렷한우리나라의기후에적응해가는산은봄,여름,가을,겨울을가장정확하게보여준다.지긋지긋한겨울이지나가고봄이오는길목인요즈음봄은봄인데날씨는겨울을연상하게하는꽃샘추위가맹위를떨치고있다.3월하순에도봄눈이내려겨울을실감나게해주고있으며,겨울과봄이서로시샘하는환절기에날씨가추우면꽃샘추위라치부를한다.

영하의날씨가오락가락하는즈음봄꽃들은그래도계절의변화를수용하면서서울에도산수유가노랗게피어나고,개나리가꽃망울을터뜨려봄이왔음을알려주고있다.목련도흰꽃술을보여주며아름다운미소를보여줄날을기다리고있다.3월은봄이기도하고겨울이기도한달이다.봄기운을느끼다가도겨울을경험하게되는3월은어쩌면가장잔인하게날씨의변화에적응해가야하는달인지도모르겠다.꽃샘추위는아름다운꽃을피우기위한시련일것이다.

수양버들은가지끝마다초록으로물들인그모습이죽었다가살아나는그싱그러운자연의변화하는자세가우리에게희망의멧세지를전하여주는듯하여고맙기만하다.그추운겨울의혹한을이겨내고봄을시샘하듯이매마른나무가지마다.연약한초록의잎새를피우는나무의힘,자연의힘이겨우내나태해진인간의마음을격동의순간으로채찍질하고있다.4월이되면겨울은흔적없이자위를감추고말것이다.나뭇잎보다화사한꽃잎을먼저피우는봄꽃을기다리는마음을아지랑이처럼모락모락솟아오르는설레임을느끼게해준다.오늘도봄을기다리면서…..

[120331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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