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김우중 ‘새로운 도전’ [1]

[77세김우중’새로운도전’]

"해외에서’젊은김우중’을길러내는일,이게내일생의마지막흔적이고싶다"

14년은둔을깨다[1]

"길은바깥에있다"한국청년들데려와베트남에서취업·창업교육
대우그룹해체의진실묻자"나중에기회되면…"함구

14년만에,김우중(金宇中·77)전대우그룹회장이돌아와언론앞에서말문을열었다.한국산업사의신화(神話)로’세계경영’의화려한날개를펼쳤지만IMF위기의한복판에서’부실기업인’으로낙인찍혀몰락했던그였다.1999년10월,대우그룹이해체되면서그는해외유랑에나섰고2005년입국해7개월간옥고(獄苦)를치른이후국민의관심에서멀어져갔다.간간이짧은동정(動靜)이전해지기도했지만그는외부와접촉을끊은채은둔하며침묵을지켜왔다.무엇을하고있었던것일까.

14년만에처음으로한국언론인터뷰에응한김전회장은‘청년해외창업조련사’로변신해있었다.그는지금베트남에머물면서해외창업을꿈꾸는청년들을한국에서데려와키우고있다.청년들에게자신의경험과노하우를전수해베트남에서사업가로클수있도록훈련하는것이다.사업재기가불가능한자신을대신해젊은사업가들로하여금또다른세계경영의네트워크를구축하겠다는계획인듯했다.

‘글로벌YBM(영비즈니스매니저)’프로그램으로이름붙은이사업은전직대우맨모임인대우세계경영연구회(회장장병주전㈜대우사장)가주관하고있다.하지만모든프로그램을직접다챙기면서진두지휘하는것은김전회장이다.그는일종의’김우중사관학교’를만들어교장역할을맡고있다.그는이사업을"내인생의마지막흔적으로삼고싶다"고했다.

김전회장과의인터뷰및베트남현지취재는조선일보와TV조선공동으로4월23~25일사흘간진행됐다.그는취재진에게YBM청년들의교육현장을샅샅이취재해줄것을주문했고"나라밖으로나가기회를찾자"는메시지가전달되기를원했다.그자신과대우맨들이그랬듯이,지금청년들의취업·창업기회도해외에있다는말을인터뷰내내반복했다.그는돈버는비즈니스대신,후진을양성하는것을’김우중식재기(再起)’로여기는것같았다.

김우중전대우그룹회장이14년간의은둔을깨고카메라앞에섰다.지난25일베트남하노이대우호텔에서열린인터뷰에서김전회장은해외청년사업가프로젝트에대해열정적으로설명했으나,대우해체를둘러싼민감한질문엔입을닫았다./하노이=오종찬기자

아직미궁(迷宮)에빠져있는대우그룹해체의진실에대해서도할말이많아보였다.그는대우몰락에대해"내가잘못했다고는생각하지않는다"며14년전정부·채권단에의한대우그룹해체가오류였다는입장을밝혔다.그는"(내가)잘못했다고생각하는사람들에게(청년육성을통해)김우중이이런일을할수있구나하는것을보여주고싶다"고도했다.그러나구체적질문을던질때마다"나중에기회가되면말하겠다"며입을굳게닫았다.그는자신의언론노출이한국사회에서어떻게받아들여질지몹시조심스러운듯했다.

‘김우중사관학교’YBM베트남연수생들의생활은[2]

새벽5시30분기상…점호·음주규제등규율엄격
베트남語·금융·무역등하루9시간씩10개월공부

새벽5시30분베트남하노이국립사범대학의외국인기숙사동4·5층에불이켜졌다.4인1실의방마다체육복으로갈아입은20대남녀청년들이눈을비비며나와기숙사앞공터에모였다.체조를끝낸후’하나”둘’구령소리를내며구보를시작했다.대학주변을두바퀴도는2.5㎞코스다.

이대학에서YBM연수생들은‘김우중사관생도’로불린다.섭씨30도를넘는날씨에도아침마다구보하고눈에불을켜고공부하는모습을보고현지인들이붙여준이름이다.

10개월의교육과정은절반이상이베트남어공부이고,이외비즈니스영어와회계·금융·무역등의실무를배운다.수업·자습등공부하는시간을합치면하루평균9시간에달한다.

하루세끼는현지식이다.아침에쌀국수,점심·저녁은’껌(COM)’이라고부르는현지식백반이다.군대에서나볼법한점호(點呼)도있다.밤10시기숙사방에서하루일과를정리하는점호를끝내고11시반까지베트남어로일기를쓴다.김호범글로벌YBM교육팀장은"인내하고절도있는생활을습관화하자는것이김우중회장의뜻"이라고말했다.

생활규율도엄격해서술은1주일에맥주2캔으로정해져있다.한캔을더마실때마다5점의벌점이매겨진다.아침구보에이유없이빠지면5점,지각은3점이다.이런식으로벌점100점을넘기면퇴소당하고귀국해야한다.

학생들은모두한국에서대학을졸업한뒤3대1의경쟁률을뚫고선발돼새로운기회를찾아온젊은이들이다.연수생들은이구동성으로"해외에서꿈을찾기위해왔지만그렇다고나를친구들과다른특별한사람이라고생각하지않는다"고했다."한국의젊은이들은꿈을잃어버린게아니다.꿈은있는데그꿈을펼칠공간이없었다"는말도나왔다.

한서대장애인보조기기학과를나온강승운씨는"젊은이들이대기업취업을1순위로잡고이를위해토익을공부하고스펙을쌓는현실이답답했다"고말했다.

연수생중에는박은솔·진감남매도끼어있다.동생진감씨는아주대건축공학과재학시절모바일관련창업을했던사업가였다.이남매는앞으로베트남에서IT관련사업을벌인다는계획이다.

경북외대를나온김대희씨의꿈은개도국에서정화조·변기관련사업을벌이는것이다.중고차매매사업에관심이있는김준현씨는이미남태평양바누아투에서중고차무역을해본경험이있다.

작년말졸업한1기생33명은100%현지기업에취직했다.장갑제조업체㈜하이비나에취직한김보원씨는"단체생활을하며앞으로사업가로서의삶을준비했다"고말했다.인테리어업체인’은민’에취직한고민정씨는김우중회장에게서’도전‘을,고진선씨는’열정‘을배웠다고했다.

☞글로벌청년사업가(GlobalYoungBusinessManager)프로그램

한국청년들이베트남등해외로가서취업·창업할수있도록현지어와비즈니스실무를1년간압축적으로가르치는과정.김우중회장주도로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서비용을부담하며주관한다.작년배출된1기졸업생33명은전원베트남에진출해있는한국기업에취업했다.또현재2기연수생39명이국립하노이사범대에서교육을받고있다.연수생과졸업생에게는대우그룹전직임원들이일일이멘토(mentor)로붙어조언해준다.베트남에이어내년엔미얀마에도연수생을선발할예정이다.

베트남은시작,미얀마·인도네시아까지넓혀갈것"[3]

"해외서한국청년들키워내華僑(화교)·유태인능가하는네트워크꿈꿔…

-‘김우중사관학교’왜하나


중국·이스라엘을봐라,땅좁은우리나라도이들처럼밖에나가서로돕고투자해야

-후진양성이’제2의세계경영’


옛대우임직원들이내는회비로한해40명안팎연수생가르쳐…

지난24일베트남하노이사범대학외국인학생용강의동707호실.한국서대학을졸업한뒤글로벌청년사업가(YBM·영비즈니스매니저)프로그램에선발된청년39명앞에김우중전회장이나타났다.건강을회복한모습이었다.청년들은환호하며노(老)멘토를맞았고,김회장은1시간특강내내쉬지않고성공노하우를가르쳤다.그는"모든사고방식을여기(베트남)기준으로바꿔라"고주문했고,"주변을깨끗이정돈해라"는식의아버지같은세심한조언도아끼지않았다.

인터뷰는지난23~25일사흘간YBM교육현장과졸업생취업현장을옮겨가며몇차례에걸쳐이뤄졌다.김회장은그중에서도주(主)인터뷰장소로하노이대우호텔을선택했다.세계경영전성기시절,대우가지었던이호텔은베트남국영기업에넘어갔지만’대우’란이름은건재했다.

김우중회장이23일베트남하노이의한국계장갑업체하이비나를찾아공장라인을둘러보고있다.김회장은이업체에취업해근무중인글로벌청년사업가(YBM)1기생박종은(생산기획담당)씨등3명과도만나환담했다./하노이=오종찬기자

◇돈이더있으면더뽑을텐데…

―14년만의언론인터뷰다.왜이제야나오셨나.

"예전에하도오랫동안일만하다보니건강에등한했다.대학졸업후30년이상을건강체크도안하고다녔다.(2005년에)귀국해서큰수술을많이했다.건강에문제가생긴것이다.그래서그때는건강때문에다른생각을할수없었다.이젠건강이예전의80%정도는회복돼서(활동을재개한것이다)….주치의말로는나처럼빨리회복하는사람을보지못했다고한다."

―체류지로베트남을선택한이유는?

"의사가더운곳에서회복하는게빠르겠다고권했다.내가젊을때이곳에일찍진출했다.(베트남)정부도투자하는과정에서잘해줬다.그래서이곳이편안하다."

―YBM은무슨프로그램인가.

"밖에나가기회를찾자는것이다.우리나라는운명적으로땅이좁다.내가세계를돌아다녀보니중국화교들이미국이고유럽도시어딜가더라도다있어서그사람들이힘을합쳐서로다도와준다.전세계어느중국집(음식점)을가도만원이다.이스라엘인구가600만명된다는데,밖에는두배세배나와있다."

―왜이사업에승부를걸었나.

"재작년까지는내가죽을때까지무얼할까를별로생각안했다.그러다(작년부터)이프로그램을해보니나라에도도움이되고,모든사람에게공헌할수있다는확신이들었다.3년전에이구상을확정했고,1년간준비과정을거쳤다.생각했던것보다성공해자신감이생겼다.원래는(올연말)2기를졸업시켜놓고알리려했는데,청년실업문제도있고,대학이며KOTRA할것없이전부다(청년해외취업프로그램을)하는걸보고공개해도된다싶었다."

―어떤점에서성공이라고자평하나?

"100%만족하진않지만(1기)졸업생이100%취직했다.첫연봉도생각보다높게받았다.현지기업들이(YBM졸업생을)인터뷰해보고,가치가있으니까채용한거다.자기들신입사원도서울에서왔는데눈빛부터행동까지우리연수생이확실히다르다고한다."

―전액무료인데비용충당은.

"돈이있으면더많이,100명도1000명도가르치겠지만돈이없다.대우임직원이모인대우세계경영연구원회원이3000~4000명된다.이들이1년에10만원씩회비낸다.(걷힌회비로)1년에40명안팎을가르칠수있는선에서운영한다."

베트남하노이에서본지박정훈(왼쪽)부국장과TV조선김미선(오른쪽)앵커와대담중인김우중전대우회장.

-조선일보/수정:2013.04.3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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