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00명이 억대 연봉받는 최강 헤어숍

직원200명이억대연봉받는최강헤어숍

성공비결은19년독서경영

전국직영매장만87개…준오헤어
강윤선대표"책에경영의길있다",

대학은꿈도꾸지못했지만2만~3만원주고산책…

전직원이한달에한권,그냥놔두면책안읽어5단계로나눠독서압박이젠직원…
독서,서비스업그레이드에한몫,손님들과깊이있는대화커뮤니케이션수준…

집이가난해초등학교졸업과동시에낮에일해서번돈으로밤에학교를다녀야했던소녀.기술고등학교에서미용기술을배워방과후미용실에서아르바이트를했던소녀.고교졸업이듬해인1982년서울돈암동에미용실을차린그소녀가지금국내미용업계의최강자중한명으로손꼽힌다.준오헤어대표인강윤선씨얘기다.전국에직영매장이87개에달하고,헤어디자이너1000여명을포함해직원이2000명을넘는다.소녀는어떻게영화같은성공스토리를쓸수있었을까.

"책이죠.항상책을읽고거기서인생과경영을배웠어요.책은제겐한마디로자극이었습니다.대학은꿈도못꿨고,멘토나롤모델도없었지만대신책에서모든걸배울수있었죠.2만~3만원이면동·서양의경영구루와사상가등위대한사람들의정수(精髓)를얻을수있었던겁니다.얼마나고마운일이에요."

강대표의책읽기는개인적인차원에머물지않았다.준오헤어는올해로19년째독서경영을하고있다.직원들은매달회사가지정하는필독서한권을반드시읽어야한다.강대표는"제경험으로독서경영은어떤경영보다효과적이고생산적이라고장담한다"고말했다.

요즘처럼불경기가고착화하고,미래가불투명한시대에준오헤어의독서경영은큰시사점을준다.많은기업이새로운아이디어와창의성빈곤에허덕인다.일부대기업은인사관리에큰돈을쏟아붓기도한다.준오헤어는책읽기라는아주저렴한방법으로기업을활력있게키울수있다는것을보여준다.

강윤선준오헤어대표의사무실책장엔작은도서관을연상시킬정도로2000여권의책들이빽빽하게꽂혀있다.그는“대학은꿈도못꿨고멘토도없었지만,책에서모든걸배울수있었다”고말했다./김연정객원기자

전직원이한달한권같은책읽는회사

지난달27일,서울돈암동준오헤어돈암1호점.오전7시30분이되자김연수원장을비롯해이지점의직원27명전원이3층에모여들었다.매달마지막주토요일에열리는독서토론회에참석하기위해서다.직원들손에는‘빅픽처를그려라’라는책이들려있었다.

입사1년차종민씨가토론회를진행했다.그는"이책을보고나서30대가되면미용실원장이되겠다는커다란그림을그렸다.앞으로매주세번,일끝나고1시간씩드라이하는것을연습하겠다"고말한뒤분임토의를시작해달라고주문했다.

직원들은3개조로나뉘어30여분간분임토의를진행했고,이어각조팀장이토론결과를발표했다.토론중에"하버드대에진학한한국인학생의40%가학업을중간에포기한다.장기적목표가없어서라고한다.나는결코포기하지않겠다""미용은그냥열심히하기보다제대로하는것이중요하다"같은이야기가나왔다.

준오헤어독서경영의핵심은직원들이알아서책을읽도록내버려두지않고,체계적인시스템으로만들었다는것이다.독서경영은5단계로진행된다.우선1단계로매월중순강대표와독서경영전담원장이상의해다음달필독서를선정하고,각지점원장에게알려준다.2단계로책을읽은원장들이매달첫째주월요일에열리는’경영리더워크숍’에참석해저자특강을듣거나핵심내용을토론한다.최근엔발레리나강수진씨와’기획의정석’의저자박신영씨가강사로초빙됐다.3단계는원장들이자기지점에돌아가이달의필독서를알려주고직원들에게간단하게핵심내용을설명해준뒤직원들은책을읽는다.4단계는매월마지막주토요일에열리는독서토론회이고,5단계는각원장이지점의토론회결과를경영리더워크숍때공개하는것이다.이런식으로올해만해도짐콜린스의’위대한기업의선택’,강수진의’나는내일을기다리지않는다’를비롯해‘기획의정석’,’하워드의선물’을같이읽었다.

독서경영은준오헤어의서비스를한차원높이는데일조했다.헤어디자이너들은손님들과깊이있는주제도소통할수있는수준으로발전했다.서비스란친절도중요하지만책을많이읽고간접경험을많이해서고객의말을잘알아듣는것이가장중요하다는강대표의철학이진가를발휘한것이다.

독서는머리손질하는능력이나솜씨,기술에도간접적으로기여한다는게강대표주장이다.책을읽으면서생각이커지면머리를다룰때창의력이커지고손놀림도훨씬유연해진다고한다.가위는마음의깊이를따라간다는믿음이다.강대표는종종직원들에게"너희는조각가야.필요없는부분을잘라서그사람을가장아름답게하는직업말이야.미켈란젤로와다를게뭐야"라고말하곤한다.

손님과커뮤니케이션수준이높아지면서충성도높은단골고객도늘었고,헤어디자이너들의연봉과회사의실적도따라올라갔다.준오헤어헤어디자이너1000여명중연봉1억원이넘는사람이지난해200명을훌쩍넘어섰다.그동안한번이라도1억원을넘은사람은300여명에달한다.

책은찢어서라도읽게한다

독서경영초기엔직원들에게책을무료로줬다.그러던어느날,한미용실에서구석에손도안댄새책들이꽂혀있는걸본강대표는제도를바꿨다.책만큼은자기돈으로구입하도록했다.하지만책을읽게한다는것은순탄한일이아니었다.책을읽고독후감을쓰기싫다며그만두는직원들이생겼다.강대표는포기하지않았다.

"의지력의문제였죠.‘독서는직원들에게고기가아니라고기잡는법을알려주고,세상을넓게이해하게해주는선물’이라는확신을갖고끝까지열정으로밀어붙여야합니다."

책을잘읽지않는직원들에게는책을주고5장을찢으라고했다.머뭇거리는직원앞에서직접책을5장씩북북찢어주기도했다.하루에무조건10페이지는읽으라는강력한메시지였다.10페이지면한달에300페이지책한권을읽을수있다는계산이었다.이렇게1년이면12권이고,5년이면60권이된다.

강대표는"독서를이정도로강제하는것은마치독재처럼보일수도있지만,이것만은양보할수없는우리회사의정신이자요체"라고말했다.

책읽는문화에동화된직원들은이제회사가정한필독서이외에스스로책을찾아읽고,스스로스터디모임을만들기도한다.책을읽으면서공부에재미를붙여대학이나대학원에진학하는직원들도잇따르고있다.강대표본인도올해한양사이버대경영학과에입학했다.

책에서경영의길을찾다

지난달27일준오헤어당산역지점에서열린독서토론회에서한헤어디자이너가책읽은소감을말하고있다./준오헤어제공

강대표는1993년한채밖에없던집을팔아직원들과함께영국비달사순아카데미로한달간연수를떠났다.45평짜리단독주택을팔아1억5000만원을마련했고,4개매장직원16명을모두데려갔다.강대표는"당시잭웰치GE회장의책을읽으면서강렬한영감을얻은뒤일을저질렀다"며"그직원들이준오헤어도약의주역들이됐다"고말했다.

준오헤어직원들은회사를잘떠나지않는다.통상미용계이직률이연40~50%에달한다고알려졌지만,준오헤어는10%미만에불과하다.10년이상일한사람도300명이넘는다.

7~8년전부터준오헤어에새로생긴관행이하나있다.직원들이자신의모교를찾아가는것이다.각매장의원장과헤어디자이너대부분이일년에몇번씩자신이나온대학이나고교를찾아가후배들에게조언과상담을해주고,강의도한다.평소돈독한유대관계를맺어우수한인재를영입하기위해서다.

이런시스템이도입된것도2005년‘인재전쟁’이라는책을읽은것이발단이됐다.책을읽은한지점원장이"세상엔이렇게치열하게인재전쟁이벌어지는데,이모든걸인사부에만맡길순없는것아니냐"며"모두팔을걷어붙여야한다"고제안했다.

작년초엔‘회사개념어사전’이라는책을읽은게회사를한단계업그레이드시키는계기가됐다.회사란어떤조직인지,어떻게운영돼야하는것인지,회계와경영,마케팅이란무엇인지가직원들머리에자리잡는데기여했다고한다.

또사우스웨스트항공에관한책을읽고나선다양한배경을가진직원을채용하고회사를재미있게운영해야한다는것을배웠고,일본전산에대한책을읽은뒤에는’즉시,반드시,될때까지’일을처리하는근성을배웠다고한다.

[WeeklyBIZ][장일현기자의딱한수]201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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