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미치다⑬-이탈리아 피렌체2>르네상스 예술의 고향

<유럽에미치다⑬-이탈리아피렌체2>르네상스예술의고향

피렌체에서사랑하고,떠나며열병을앓다

▲꽃의도시피렌체.스탕달이’사람을병들게하고정신을잃게한다’고말한이아름다운도시로의여행이시작된다.ⓒ이석원

“이도시의아름다움은사람을병들게하고,정신을잃게한다”

프랑스의대문호스탕달은1817년이탈리아피렌체를여행하던중자신의일기에이렇게적는다.‘사람을병들게하고정신을잃게한다’는이도시에대한그의얘기는예찬일까?저주일까?물론예찬이다.그것도그가표현할수있었던최고수준의예찬이다.도대체이탈리아북부고작37만남짓의인구를지닌이자그마한도시가어떻길래스탕달은‘병들고정신을잃게한다’고했을까?

유럽역사에있어서흔히‘암흑기’라고표현하는중세.게르만민족의이동으로로마제국이급속히쇠락하기시작한서기5세기무렵부터동로마제국이멸망하는시기인15세기중반까지약1000년은인간의존엄성이신의가치에의해철저히배척되고유린되던시기다.모든문화는오로지신중심으로이뤄졌고,신에의해선택된몇몇의인간,예컨대성직자와왕족과귀족을제외한인간은신의존재를증명하기위해가차없이희생됐다.

▲피렌체지도(구글맵)

그렇게신을위해과감히희생되던인간이세상의중심이고,최고의가치가되기시작한것이15세기중엽이고,역사는혁명과도같은이시기를중세에서근대로넘어가는길목,즉르네상스시대(RenaissanceAge)라고부른다.그리고이흐름은1000년이상철저히신의땅이었던이탈리아북부피렌체에서시작됐다.

피렌체의역사는무척길다.기원전59년까지거슬러올라가니까2000년이훨씬넘는다.고대로마율리우스카이사르는아르노강에식민지를세우면서보라색꽃으로뒤덮힌이곳을‘꽃피는마을’이란뜻의‘플로렌티아’라고불렀다.피렌체가영어로‘플로렌스’인것도여기서유래한다.

▲메디치가의영광을시작한코지모데메디치.’메디치리카르디궁전’에있는베노초고촐리의그림’동방박사의행렬’중일부.코지모데메디치를비롯해로렌초데메디치가그림속에등장한다.ⓒ이석원

고대로마의병영도시였던피렌체가이탈리아반도내에서가장막강하고강력한공국으로성장하게된것은14세기중반메디치가문에의해서다.시골동네약장수출신인메디치가의조반니디비치라는인물이금융업으로돈을벌기시작해막대한재산을형성했다.15세기에들어서그의아들인코지모데메디치와증손자인로렌초데메디치를거쳐무려350년동안피렌체를지배한메디치가문이도시를발전시키고영광을심어놓은것이다.

바로그코시모와로렌초의시기,메디치가문은당시피렌체출신의천재예술가들을적극지원했고,그천재들에의해인간의삶을최고의가치로여기는르네상스가시작된것이다.그리고그중심에는레오나르도다빈치,미켈란젤로,브루넬레스키,단테,마키아벨리등르네상스를만들고빛낸이들이있었던것이다.

▲피렌체SMN역부근에잇는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의파사드.ⓒ이석원

▲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의뒷부분.파사드가전형적인르네상스양식으로디자인됐다면후면부는고딕양식으로지어졌다.ⓒ이석원

피렌체SMN역.정식명칭은피렌체산타마리아노벨라역이다.역바로옆에있는‘산타마리아노벨라성당(CheistadiSantaMariaNovella)’때문에붙여진이름인데,피렌체중앙역인셈이다.대체로피렌체여행은바로이곳에서부터시작한다.

피렌체중앙역에도착한여행자들의99%는천천히걸어서한곳을향해간다.그곳으로가는판자니거리(ViaPanzani)양옆에는피렌체의장인정신이살아숨쉬는진정한명품가게들이즐비하다.예컨대‘보욜라(Bojola)’와같은수제가죽제품가게는흔한명품처럼돈만있으면세계그어느곳에서도살수있는것이아니다.

▲저멀리두오모의쿠폴라가보인다.이쯤되면사람들은흥분하기시작한다.ⓒ이석원

그렇게찬란하게빛나는피렌체고유의명품가게들을지나다보면길이끝나는저편에서엄청나게크고아름다운,진정피렌체를피렌체라고불리게만드는꽃봉오리가피어오른다.‘산타마리아델피오레(SantaMariadelFiore)대성당’,즉‘두오모(Duomo)’가저멀리에서보인다.이쯤되면여행자들은심박수가갑자기올라가기시작하고,주위를찬찬히둘러볼여유없이발걸음이빨라진다.마치피렌체에온유일한이유가저‘꽃의성모성당’을만나기위해서인것처럼.

그리고마침내도착한두오모에서여행자들은놀라운광경을목격한다.순백의새하얀대리석이눈앞을가로막고,숨쉬는것조차불경하게느껴지는신성함으로가득한르네상스최고의걸작이발걸음을막는것이다.그리고,1년365일언제나그찬란한‘꽃’으로들어가기위한엄청난사람들의물결을보게되고,그속에서‘신을위한인간’이아닌‘인간을위한신’의거룩한처소를앙망하게된다.그렇게거짓말처럼눈앞에펼쳐진극단의아름다움앞에서는압도돼고개를숙이는것이아니라좀더높이고개를들고그것을쳐다보게된다.르네상스의정신처럼.

▲흰색과녹색,그리고분홍색이어우러진두오모.두오모를비롯해피렌체건축물에사용되는대리석은피렌체에서서쪽으로1시간거리,지중해에접한피에트라산타라는곳의산에서채석한것들이다.ⓒ이석원

▲자시이만든두오모의쿠폴라를바라보는곳에있는브루넬레스키의조각상.ⓒ이석원

르네상스가채시작하기도전인1296년공사가시작된두오모는170년동안지어진다.한꺼번에3만명이들어갈수있는두오모는흰색과분홍색,그리고녹색의대리석이기하학적인앙상블을이루고있다.

하지만두오모가처음지어졌을때부터르네상스의정신이담긴것은아니다.원래이자리에는산타레파레타성당이있었는데,이를허물고세상에서가장크고아름다운성당을지으려했던것이다.그때까지만해도인간이아닌신의의미가더강조된.그러다가두오모가거의다완성된후맨마지막으로피렌체가낳은천재건축가필리포브루넬레스키(FillippoBrunelleschi)가손대기시작한것이쿠폴라(Cupola)다.당시건축기술로는내부에버팀목을설치하지않고공의반쪽모양을한거대한쿠폴라를만들수없었다.그런데브루넬레스키는로마의판테온을공부한후반구형지붕에대한비밀을풀어냈다.외벽과내벽의이중구조에벽돌은불규칙하게얽기설기쌓았고,각각의벽돌이다른벽돌을지지하는형태를만들어낸것이다.당시로는파격을넘어혁명적인건축기법이었고,두오모의쿠폴라를완성함으로써브루넬레스키는르네상스건축예술의완성자가된다.

▲두오모의내부.화려하지는않지만웅장한기운이르네상스의대표적인건축물로의면모를유감없이발휘한다.ⓒ이석원

▲두오모제대위의십자가ⓒ이석원

▲두오모쿠폴라의안쪽면에그려진바사리의천정프레스코화.두오모안에들어간사람들은모두가목이아파라하면서도저그림을자세히보느라고고생한다.ⓒ이석원

특히쿠폴라의안쪽면을장식하고있는바사리(Vasari)의천정프레스코화‘창세기’와‘최후의심판’은로마바티칸의시스티나경당에있는미켈란젤로의천정화‘천지창조’와벽화‘최후의심판’에비견될정도로대단한미술작품으로평가된다.

두오모앞의광장은피렌체에서언제나가장많은사람들이모여있고,또지나가는길이지만그들은거기에머물기만하지는않는다.15세기르네상스를그대로품고있는거리에현대적인화려한상점들이즐비한칼자이우오리거리(ViadelCalzaiuoli)를흥겨운마음으로걷다보면과거피렌체정치와사회의중심지역할을한시뇨리아광장(PiazzadellaSignoria)이나온다.

▲시뇨리아광장.왼쪽높은탑이있는건물이베키오궁전이다.그오른쪽으로보이는회랑에는미켈란젤로의애제자였던벤베누티첼리니의조각작품인’페르세우스상’등이있다.ⓒ이석원

아무리르네상스라고해도두오모가신의공간이라면시뇨리아광장부터는진정한인간의공간이다.이곳은과거피렌체시민들이토론을벌이고직접민주주의에의한의사결정을하던곳.두오모,조토의종탑과더불어피렌체에서가장높은탑이있는베키오궁전(PalazzoVecchio)과함께광장을두르고있는코지모데메디치의청동기마상,넵투누스의분수,다비드와헤라클레스,그리고르네상스의보물조각들이여행자를다시행복하게한다.

▲시뇨리아광장의랜드마크인미켈란젤로의다비드상.비록진품이아닌모조품이지만전문가가아니고서는구분할수없는정교함때문에진품을보는것과같은반가움을느끼게해준다.ⓒ이석원

▲1575년피렌체의해전승리를기념하기위해베키오궁전앞에설치한’넵투누스의분수’ⓒ이석원

무엇보다도시뇨리아광장에서눈에띄는것은미켈란젤로의3대걸작중하나로통하는다비드상.물론다른조각품들과마찬가지로모작이다.진품은인근피렌체아카데미아미술관에있다.하지만원래이자리에진품이있었던것이사실이다.다만오래전강풍에날아든판자에다비드의왼손이부서지고,한정신병자가왼쪽엄지발가락을망치로부숴버리는사건이발생한후이자리에모조품을세워놓은것이다.우스운것은,모조품이세워진이후모조품에대해사람이든자연이든그어떤위해도가하지않았다는것.

▲피렌체를찾는여행자라면반드시들리게되는우피치미술관.세계에서르네상스시대의미술품이가장많이전시되는곳이다.ⓒ이석원

▲우피치미술관한쪽벽면에세워져있는단테의조각상ⓒ이석원

▲우피치미술관앞은거리의화가,거리의연주가,그리고행위예술가들이시당국의허가를받고세금을내면서예술행위를하는곳이다.파라오의모습을한이행위예술가는큐피드,단테등으로분장한다른4명의행위예술가와함께이곳의터줏대감노릇을하고있다.ⓒ이석원

베키오궁전을바라보고오른쪽에는우피치미술관(GalleriadegliUffizi)이있다.보티첼리의‘비너스의탄생’을비롯해르네상스를빛낸위대한미술가들의작품2500점이전시된이곳도아픔이있다.세계1,2차대전을비롯해숱한전쟁들도우피치미술관을비켜갔었는데,1993년엉뚱한테러로인해상당한파괴를입었다.당시이탈리아에서불던반마피아운동에대해마피아조직이폭탄테러를저지른것인데,이테러로생후50일된갓난아기를비롯해5명이사망하고,루벤스의방이큰손상을입었다.

우피치미술관을통과하면비로소피렌체의젖줄인아르노강이나오고,단테와베아트리체의사랑의이야기가깃들여있는베키오다리(PonteVecchio)가여행자를맞는다.아르노강의여러다리들중가장오래된다리인베키오다리는여느다리와는사뭇다른모습이다.밖에서보면특이한다리로보이지만다리위에올라서면그냥상점이가득한거리로보인다.다리양옆으로화려한보석상들이즐비해여행자들의발걸음을잡는데,그런탓에서있는곳이강위의다리라는것이전혀실감나지않는다.

▲다리위에상점과2층의통로를가진특이한모양의베키오다리ⓒ이석원

▲베키오다리위에는화려하고사치스러운금은장신구와보석을파는가게가즐비하다.그러나하나같이적극적으로물건을사려는사람외에는보석의가격을말해주지않는다소’불친절한가게’들이다.아무튼대부분상당한고가의제품들이다.ⓒ이석원

14세기에만들어진베키오다리위에는원래보석상이아닌푸줏간들이즐비했다.그런데너무비위생적이고냄새가지독하다보니당시피렌체의지배자였던페르디난도1세가푸줏간을전부없애고금은세공품과보석상이들어서게했다.이때문에피렌체가세계최고의금은세공기술을갖게됐다.지금도전세계에서금은세공을배우려는이들이피렌체를찾는이유다.

▲1928년부터영업을했다는산스피리토성당부근의레스토랑보르조안티코의티본스테이크.ⓒ

▲티본스테이크와곁들여먹으면그맛이더멋진리조토ⓒ이석원

▲1733년부터영업을했다는카페질리에서산피렌체젤라토.엄청난크기지만가격또한1개에10유로가넘는다.ⓒ이석원

베키오다리와이어진귀치아르디니거리(ViaGuicciardini)는피렌체먹거리의천국이다.길양옆으로수없이이어진젤라토(Gelato)가게,길거리에서잔술로마실수있는와인가게,진한향이멀리서부터사람을잡아끄는노천카페의에스프레소,그리고우리나라돈으로6만원남짓이면무려1kg에달하는‘피렌체스타일티본스테이크’로배부를수있는레스토랑이지천이다.10대와20대의젊은이들은물론7,80대의어르신들,피부색과국적을불문하고가장행복한여행의순간을만끽할수있는공간이다.

이길의한쪽에서만날수있는웅장한르네상스양식의건물이피티궁전(PalazzoPitti).두오모근처에있는메디치가의정궁인메디치리카르디궁전(PalazzoMediciRiccardi)에대적하기위해부유한은행가인루카피티가브루넬레스키에게의뢰해지은이궁전은,그러나메디치가를이겨보겠다는피티의야무진꿈과달리루카피티의죽음과그후손들의파산으로결국메디치가로팔리게된다.

▲피렌체에서가장크고화려한궁전인피티궁전.메디치가에서는이궁전을피티가에서구입하고도본인들이머물기보다는피렌체시민들을위한공간으로활용했다고한다.ⓒ이석원

▲전형적인이탈리아풍정원인보볼리정원ⓒ이석원

▲벨베데레요새에서바라본피렌체전경ⓒ이석원

피티궁전안으로들어가면전형적인이탈리아양식의정원인보볼리정원(GiardinodiBoboli)이있고,정원을산책하며걸어위로올라가면피렌체를방어하던군사시설인벨베데레요새가있다.피렌체에서가장멋진전망대역할을하는곳중하나가벨베데레요새다.지금은미술관으로사용되는데,정작미술품에대한관람보다도요새이맨꼭대기에서피렌체시내를내려다보는것이더멋진여행이되기도한다.

▲시노리아광장에서산타크로체교회로가는골목인앙귈라라거리.수박모양을한바퀴를지닌자전거가인상적이다.ⓒ이석둰

▲깃털이달린펜을비롯해중세의느낌이물씬나는노트를직접만들어팔기도하는이른바중세문방구’시그늄’ⓒ이석원

베키오궁전왼쪽골목인콘도타거리(ViadellaCondotta)를거쳐앙귈라라거리(ViadellaAnguillara)를걷다보면각양각색의기념품가게와중세시대노트와필기도구를파는멋들어진가게들이늘어서있다.또피렌체를대표하는가죽제품의명가인페루자의상설매장을지나다보면시뇨리아광장만큼은아니지만제법넓은산타크로체광장(PiazzaSantaCroce)이나오고,또다시순백의아름다운대리석파사드가눈부신산타크로체교회를보게된다.

이곳엔피렌체의위대한천재미켈란젤로의무덤이있다.뿐만아니라갈릴레오갈릴레이,마키아벨리,그리고작곡가로시니의무덤도있다.피렌체에서추방돼객지를떠돌다가객사해라벤나의교회에묻힌‘신곡’의저자단테는이곳에무덤은없지만기념가묘가있다.

▲단테의조각상이앞을지키고있는산타크로체교회.피렌체에서가장큰규모의성당중하나다.ⓒ이석원

▲성스러운성당앞에서의풍기문란?그런촌스러운생각은부질없다.산타크로체교히앞계단과광장에는하루종일서로의뜨거운사랑을확인하는연인들로가득하다.ⓒ이석원

그런데산타크로체교회에는유명한이야기가있다.흔히뛰어난미술품이나예술작품을봤을때순간적으로아찔한기분이들면서정신이혼미해지고,심지어는몸에통증을느끼면서분열증상을일으키는것을‘스탕달신드롬(StendhalSyndrome)’이라고하는데,산타크로체교회에서유래된것이다.1817년피렌체를여행하던프랑스의문호스탕달은산타크로체교회를둘러보던중귀도레니라는사람의‘베아트리체첸치’라는그림을보게된다.그런데그림을보고나온스탕달은갑자기다리의힘이풀리고정신이아득해지는황홀경을겪는데,스탕달신드롬이바로여기서비롯된것이다.

해가질무렵이되면피렌체사람들이든피렌체를여행하는사람들이든약속이나한듯한곳으로모인다.산타크로체교회부근,영화‘냉정과열정사이’의남자주인공준세이가자전거로넘나들던그라지에다리를건너서높지않은언덕을오르면시뇨리아광장에서봤던것과는또다른다비드상이있는넓은공간이나오는데,바로미켈란젤로광장((PiazzaleMichelangelo)이다.

▲해가진피렌체시내를조망하기에는미켈란젤로광장이최고다.이곳에서는피렌체여행을마무리하면서또피렌체에대한뜨거운이별을슬퍼하기도한다.ⓒ이석원

마치열병이라도앓듯,또는몽유병에걸린사람이자기의의지와는상관없는곳으로홀리듯끌려가는곳.해질무렵이곳에오지않으면사랑이산산조각이날것같은연인들부터잃어버린사랑이가슴아파홀로울곳을찾아야하는슬픈사람들까지도슬며시모여드는곳.사람들은너무나자연스럽게피렌체여행의마무리를위해이곳을찾는다고도한다.그렇게끌리듯찾아간미켈란젤로광장에서목격하게되는것은,‘왜피렌체가꽃의도시인가?’라는질문에대한답이다.그리고그꽃은해가지고도시에어둠이드리워도지기는커녕더찬란하게피어난다는놀라운사실이다.

아르노강위의베키오다리에서부터산타마리아델피오레대성당과베키오궁전의첨탑을거쳐산타크로체교회에이르는파노라마를한눈에담을수있는행복이거기에있다.왠지그곳에서피렌체를바라보면오래전에잃어버렸던사랑까지되돌아올것같은착각으로한없이행복해지는곳.그래서사람들은미켈란젤로광장에서간직한사랑을확인하기도하고,다가올사랑을기약하기도하고,떠나간사랑을그리워하기도한다.

독일의시인라이너마리아릴케는피렌체에대해서이렇게애기한다.“피렌체는베네치아처럼스쳐지나가는사람에게는그모습을드러내지않는다”고.2주동안피렌체에있었던릴케는그짧은시간이못내아쉬웠으리라.그는피렌체의속살을채들여다보지못하고신음했을것이다.그러면서신을위한인간이아닌인간속에서존재하는신으로위대해진피렌체를더그리워했으리라.피렌체를떠나는사람들이붉게피어오른꽃의도시에대한심한상사병을앓듯이.

이석원여행작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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