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왕(君王)의 책―대학연의(大學衍義)

대학연의(大學衍義)

서양의마키아벨리가쓴’군주론’에비견되는책이중국송나라유학자진덕수(眞德秀·1178~1235)가쓴’대학연의'(大學衍義)다.특히조선의왕들이제왕학을공부하는데크게영향을미친책이바로’대학연의’다.유교의경전인’대학(大學)’을제왕입장에서풀이한책이다.조선태조도창던지는연습을하고나서쉬는시간에이책을보았고,태종이방원도외척을멀리해야한다는것을이책에서깨달았다고한다.

동양에서내려오는전통적인독서법은’강일독경유일독사(剛日讀經柔日讀史)’였다.강한날에는경전을읽고,부드러운날에는역사책을읽는다는말이다.여기서강한날은마음이날카로워지고공격적인마음이드는날이다.반대로부드러운날은마음이편안하고약간유흥적인기분이드는날이다.공격적인마음이들때는경전을봐야만마음이누그러지고평상심이생긴다.유흥적인마음이들때는역사서를봐야만해이해진마음에다시긴장과경각심이생겨난다.경전(經典)을읽는독서는마음을닦는효과가있는반면에,역사서에는고금의중요한사건사고당시에내려졌던여러가지의판단사례(判斷事例)가모아져있다.판단사례를많이읽다보면실전에부딪혀서어떻게판단할것인지가늠이되는것이다.판례집(判例集)이두꺼울수록판단의정확도가높아진다.역사는판례집이다.따라서군왕의독서는’강일독경유일독사’가한꺼번에이뤄질수록효율적이된다.’대학연의’는’대학’과역사서인’자치통감'(資治通鑑)을서로엮어동시에읽도록구성함으로서군왕의판단력을강화하는데목적이있다.판단의핵심은사람을감별하는안목에달려있다.격물치지(格物致知)의요체도결국사람보는안목이다.말하는것을보면그사람을알수있다는항목에서’말이간명한사람과번잡한사람을구분해야하지만,입을봉한채말이없는사람도간사한인물이있고,말이많고길어도솔직하고사심이없는사람도있다’는내용이눈에띈다.조선의제왕학교과서인’대학연의’를읽으며여름을마무리하고있다.

->대학연의는정관정요와더불어제왕학의필독서로읽히고있다.정관정요가나라를세우는데근간을두고있다면,대학연의는나라를다스리는수성의제왕으로근본을삼고있다고봐야한다.두권다중국의고전에가까운책들이지만,오늘날의통치자들도이책을가까이두고읽으며제왕의덕목을익히고있다는점이일반독자들도한번쯤읽어야하는책이아닌가한다.


조용헌살롱[952]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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