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서 깐죽대는 사람들
BY 이 상봉 ON 12. 2, 2007
마침내,털어놓고하는이야기
<숨어서깐죽대는사람들>
[내가직접보았고,나자신도직접당해본
숨어서만깐죽대는‘그비겁하고천박한인간들’의파렴치한행위]
<국민학교때에본일>
국민학교5학년때에,나와,같은반에있었던동네친구가있다.
이름이‘이O출’이라고기억에남아있는데…
학교에서공부도못하고,그렇다고별로힘이세거나
그무슨재주가있는것도아닌데다가,집안까지가난하여서,
맥도못추고…늘죽어지내는아이였는데…
같은동네에살고있고,또한같은반아이니까,
자연히학교와동네에서서로어울리게되고,
들판이나개울도함께싸돌아다니게되었는데…
어느날들판으로아이들몇명이놀러나가,돌아다니다보니…
저만치멀리떨어져있는들판길로,
다른반담임선생님이지나가시고계신것을보게되었다.
제법멀리떨어진거리라서,뭐인사를드릴수도없는그런거리였기에,
모두들그냥이쪽에서저편으로지나가시는그선생님의뒷모습만
바라보고들있었는데,
‘이O출’이라는아이가,그선생님쪽을향하여,큰소리로,
“야아!빼뚤아~어딜가니?”라고,소리를지르는것이었다.
나는깜짝놀라서,
“야아!너,지금무슨짓을하냐?”라고말렸더니…
“저선생의별명이삐뚤이인데…재미있지않니?
어디,다시한번놀려보아야지!”하면서…
조금전보다도더큰소리로
“야아!삐뚤~빼뚤아~너혼자어딜가냐?”라고,
소리를빽빽지르는것이었다.
나는그때처음으로알았다.
뒤에숨어서저렇게야비하게못된짓을할수있는사람도있구나!
그렇다!학교와동네에서는못난아이로,
온갖병신취급을다받고있는저아이에게저런면이숨어있다니…
참으로이상한일이었다.
나는,그아이의그러한이중성과야비함이싫어서,
그때부터,그아이와는먼거리를두고서지내게되었다.
———
<중학교때에보게된일>
중학교2학년때의일이다.
같은반의아이중에‘전O길’이라는아이가있었다.
키가좀큰아이로,학급에서뒷쪽에앉아있는아이였는데,
공부와품행은형편없었으나,그무슨이유에서인지,
담임선생님은그아이를학급의간부로앉혀놓았는데…
어느날아침,수업이아직시작되기전의시간이어서,
우리들은교실밖에서떠들면서장난을하고있을때에,
학교의저쪽울타리옆으로음악선생님께서부지런히
학교정문있는쪽을향하여출근하시고있는모습이보이게되었는데,
바로그때에‘전O길’이가,큰소리로
“야아!짱구야!빨리걸어!”라고외쳤다.
그러자,그음악선생님도,분명히그소리를들으시고,
이쪽을힐끗바라보시는것이었다.
일이그렇게되자…
자기가한짓에겁을먹게된그‘전O길’이가,
자기의그짓을무마시키기위하여…
그때우리반에‘짱구’라는별명을가지고있는아이에게,
“야아!큰일났다.아까분명히그짱구가,내가그런것을알았을꺼야!
그러니,네별명도같은‘짱구’니까…마침네가그쪽에있어서,
내가너보고빨리이쪽으로오라고외친것이,
그만그렇게되었다고만들자!알았지?”라고,
알리바이(Alibi)까지조작해가면서,
철저하게자기의변명을준비해놓게되었는데…
그렇다면?
그렇게겁이날짓을,뭣때문에,숨어서하였을까?
여러사람속에숨어서하면,저쪽에서전혀모를것이라고,
단순하게생각하고,그런짓을하는성격이라면?
만약에들키지만않는다면,그무슨짓인들못할것인가!
[그런데…그일은그럼그결과가어떻게되었느냐고?
아무일도없이그냥지나가게되었는데…
아마도그음악선생님이그냥못들으신것으로,
넘겨버리신것이나아닐까?]
이렇게해서,나는,중학교때에도,
숨어서그런야비한짓을하는아이를,또다시보게되었다.
———-
이쯤에서꼭짚어보고싶은것이있다.
언필칭“아이들은천진난만하고순진하다!”고한다.
그런데…이글을읽는그대는그말을진정으로믿고있는가?
그리고,‘아이’라고하지만,과연‘어느나이’까지의아이를
천진난만하고순진하다고보아줄수있겠는가?
지금이글을읽고있는그대여!
그대의과거를잠시뒤돌아보시라!
그리고그대스스로에게묻고,그대스스로에게대답하여보시라!
“그대의기억속에남아있는그대는,
과연몇살까지순진하였다고할수있는가?”
“그대의기억속에,과연,천진난만하고순진하였던때가있는가?”
———
<이번에는…내가,선생님이되어서,당해야되었으니>
나도나이가들어서,어느날,직업을갖게되었는데,
그것이바로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선생이라는것이었다.
[나에게는습관이하나있다.
나는,어느직장에근무를하게되든…
출근을하면,일을시작하기전에,밖으로나가서,
몇가지운동을하는습관이있다.
요즈음의말로하면,Stretching이라고할수있는것인데,
벤치나철봉대등등을이용하여,팔다리를Stretching도하고,
특이한자세로몇가지운동도하고,
또슬행(膝行:일종의쪼그려걷는방법)도하고…]
그리하여,
내가새로근무하게된그학교에서도,그런운동을하게되었는데,
저만치떨어져있는교실이들어있는4층짜리교사(校舍)에서,
운동장에있는나를내려다보고있는학생들중에서,
누군가가,숨어서,이렇게외치는것이었다.
“이상봉!잘한다!잘해!”라고…
(하긴나에게는그별명이라는것이없었으니까,
내이름을부를수밖에없었겠지만…
처음에는뭘모르고그렇게까부는학생이있는데…
나는알고있다!그런못된학생일수록,곧,머지않아서,
나를슬슬피해서다니게된다는사실을.)
이렇게하여서,이번에는,나에게도,숨어서그런짓을하는
‘나의학생들’이있다는사실을확인할수있게되었다.
(이것은여담이지만…
나는,아직도,그운동을계속하고있는데…
미국에서는,단한번도,그런깐죽거림을들어본적이없다.
그렇다!단한번도그런깐죽거림을미국에서는받아본적이없다.
왜?그럴까?
그이유는크게두가지로나누어보아야되는데,
즉‘개인존중’과‘문화적인차이점’을,동시에참작해보아야만되겠기에…
이곳에서는생략을하기로하고,그냥넘어가야만되겠다.)
———-
<그렇다면?이런일들은,남자아이들에게만있는짓일까?>
나는여학교에서도교사노릇을해본적이있다.
그래서이번에는여학교에서의일을하나소개해볼까?
요즈음에야,그전화라는것이매우흔하고,전화의종류도많기도하지만…
내가그여학교의교사로있었던1973-74년경에는전화가귀했다.
쉽게말해서,집에전화가있으면,그런대로여유가좀있는집이었고,
대부분의서울시내공립학교에도2대의전화가고작일뿐이었다.
(서무실과교장실에서공용으로쓰고있는전화와
교무실의교감책상위에놓여있는전화가전부였을뿐이었다.)
그런데…
여학생들은전화하기를아주좋아하는것같다.
남자학교에있을때에는전화하는학생이전혀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