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바보일까?

~ 閑超 이상봉 / 철학박사, 문인

이야기 (1)

옛날 옛적에,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로 소문난 임금이 있었다.
어느날, 그는 자기의 왕국에서 모든 거짓말쟁이들을 없애버릴 각오를 하고서,
여러 대신(大臣)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경고문을 전국의 방방곡곡에 붙여 놓게 되었다.

“거짓말 또는 사실이 아닌 말을 발설하는 자는 모두 다 사형에 처할 것이다!
그러니, 온 백성들은 각별히 조심하여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도록 하라!”

그러한 경고문을 읽어 보게된 그 나라의 모든 백성들은,
임금님의 현명함과 치덕에 대한 감사와 칭송을 모두 다 하고 있었는데…

어떤 바보(?) 처럼 보이는 자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는 분명히 내일 성문 밖에서 사형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거짓말이다!” 라고…

그러자….
그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꾸며낸 그 바보는, 거짓말을 하였기에,
병정들에 끌려서 임금님 앞에 꿇어 앉혀지게 되었는데…
과연? 이를 어찌 할꺼나?

왜냐하면?
그 거짓말쟁이를 사형시키자니,
그러면, 그의 말이 사실이 될 것이고…
그렇다고, 그를 사형시키지 않고서 그냥 내버려두자니,
그러면 그의 말이 ‘거짓말’이 될 것이고…

그는 그냥(?) 바보가 아니었다.
그렇다, 그는 보통의 바보(?)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바보란 말인가?

이야기(2)

인도라는 땅에 ‘쉬바푸리 바바’라는 이름의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때 그 사람의 나이가 120살 때였다고 하니…
그 노인의 몰꼴이 얼마나 초라 하였겠는가?

한번은, 그 노인이 어떤 부잣집엘 갔는데…
그를 존경하는 부자가 그 사람에게 돈이 가득든 가방을 하나 선물했다.

돈이 가득든 그 가방을 들고서 기차를 탔는데…
그가 탄 기차 칸에는 공교롭게도 단 두사람 밖에 없었다.

그 초라한 노인과 세련되어 보이는 영국인 숙녀 하나가 전부였을 뿐이다.

그는, 심심한지, 그 가방을 열어서 그 돈이 얼마나 되나 세어 보기 시작하였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그 영국인 숙녀가 놀라움을 감추고 태연한 척 하려고 애쓰더니…
별안간 그 무슨 묘안이 떠 올랐는지… 이렇게 말했다!

“이봐요! 늙은 영감! 그 돈이 어디서 생겼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돈의 절반 이상을 나에게 주지 않으면? 내가 모두 다 뺏어 갈꺼야!”
“…???”

“지금 당장 차장을 불러서, 당신이 나를 추행하고 강간하려고 했다고 외칠꺼야!”
“…???”

이를 어찌한담?
그 때는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일 때였으니…

그러자…
그 바바 노인은 표정 조차도 변하지 않으면서,
그리고, 아무 것도 듣지 못하였다는 멍한 표정으로, 그 여자를 쳐다 보더니…
종이 조각을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면서,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내가 귀가 먹어서 전혀 알아 듣지를 못하오.
이거 참으로 미안 하구료! 그러니 여기에다 써 보시구료!”

그러자,
그 여자가 재빨리 자기가 한 말을 그대로 써서 노인에게 내밀었다.

그 종이 쪽지를 받아든 바바 노인은,
그 종이를 아무 말도 없이 자기의 주머니 속에 잘 넣고 나서,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이제 잘 알았으니… 즉시 차장을 불러 보시구려!”
“…???”

[*한국 대표지식사, 동아일보 Philadelphia 판, Korean Monitor에 발표된 것으로,
All rights reserved.]

[눈이 내리는 날, 부엌의 식탁에서… 12-15-2017]

Sang Bong Lee, Ph. D,
Dr. Lee’s Closing Arguments,
Dr. Lee’s Lessons: Discovering Your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