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산(遺産)의 분배, 그 희귀한 계산법
~ 이상봉 / 철학박사
한 노인이 숨을 거두면서 아들들- 세 아들- 에게 유언(遺言)을 했다.
“내 재산은 오로지 소 17마리 뿐이다.
그러니 첫째는 반(1/2)을, 둘째는 1/3을,
그리고 막내는 1/9을 갖도록 해라!”
세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소 17마리를 나누려고 했다.
그런데 그 계산이 쉽지가 않았다.
쉽지가 않을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큰아들의 몫인 절반(1/2)은 17×1/2 = 8.5이 되어서
소 한마리는 절반으로 잘라야 되었고…
둘째 아들의 몫은 17×1/3 = 5.666,
셋째 아들의 몫은 17×1/9 = 1.888 이었기에
소를 쪼개야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계산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어찌한다?
그리하여,
난감해진 세 아들은 고민을 하다가
그 마을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노인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게 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노인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자아 이제 부터
자네들 아버지의 유언대로 유산을 분배 하겠네!” 하면서…
자기 자신의 소 한 마리를 가져와서
17마리의 소에 그 소를 보태더니,
재산을 분배하는 것이었다.
“자! 여기에 18마리의 소가 있네.
큰 아들 몫은 절반이라고 했으니 18마리 중에서 9마리를 갖도록 하게.
둘째 아들의 몫은 1/3 이니까 6마리를 갖도록 하게.
막내 아들의 몫은 1/9 이니까 2마리를 갖도록 하게.
그러면, 모두 17마리가 되어, 한 마리가 남게 되는데,
그것은 원래 내 것이니까 내가 도로 가져 가겠네!”
그리하여,
유언은 유언대로 받들어졌고,
아들들은 원래의 계산보다도 더 많은 분배를 받을 수 있었기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될 수 있었다.
현명함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소 한마리를 더 가져와 세 아들의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해 주고,
또한 자기 자신도 전혀 손해를 보지 않은 방법.
노인의 해결 방법은- 즉 노인이 가져온 그 소 한마리는-
결국은 화학반응에서 배웠던
촉매(觸媒)의 역할과 같은 셈이 되는 것이다.
자신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물질의 반응을 조절해 주는 촉매.
계산적으로는, 산술적으로는,
전혀 해결할 수도 없고
또한 이해가 되지도 않는 이러한 지혜는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대! 그대는 얼마나 총명한 지혜를 지니고 있는가?
그대! 그대는 이 세상에 그 무슨 촉매역활을 하고 있는가?
——————————————
사족(蛇足):
끝으로, 내가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 되겠다.
위의 이야기는 단지 이야기의 구성상
‘그럴듯 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두가지의 일반관념-
즉 ‘계산은 정확해야 된다’ 와
‘살아 있는 소를 어떻게 쪼갤 수 있나?’- 라는
일반관념에 갖혀 있다 보니…
해결이 어렵게 된 것일 뿐이지…
계산상의 숫자 8.6, 5.66, 1.88을 그대로 반올림하여
9마리, 6마리, 2마리로 분배하여도 도합 17마리가 되어서
아주 간단하게 해결되는 것일 뿐이란다.
[*2014년 9월호, Korea Monitor (in Washington D.C)]
~ Sang Bong Lee, Ph. D,
Dr. Lee’s Closing Arguments,
Dr. Lee’s Lessons: Discovering Your Nature,
Dr. Lee’s Iconoclasm.
* All rights reserved and copyrigh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