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名人)에는 명수(名手)가 없다!
~ 이상봉 / 철학박사
바둑에는 명인(名人)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한 名人- 高手-와
직접 판을 두어 본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으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판이 완전히 기울어져 있어서…
손을 써보고 말고 할 틈이 전혀 없었다!” 라는 탄식이다.
名人이나 高手들은, 미리 미리, 잘못에 빠지지 않도록,
정석(定石)대로 운영을 하여 나가기 때문에…
즉, 위험(危險)에 처(處) 하였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와,
간신히 되살아나게 되는 극적인 반전(反轉)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위 그 묘수(妙手)네 명수(名手)네 하는 것을 쓰지 않아도 되게 되어 있다.
그리하여,
위급하게 된 상황에서 쓰게 되는 名手라는 것이 없으니
“名人에는 名手가 없다!” 라는 말이 있게 되는 것이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어 보기로 할까?
야구의 경우에도, 정말로 잘하는 선수는
Ball이 날아오는 방향과 거리를 정확하게 예상하고서
그 자리로 달려가 여유있게 Ball를 잡아내기 때문에…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야만 되거나,
급하게 넘어지면서 Ball을 잡아내거나,
또는 억지로 팔을 비틀면서 Ball을 어렵게 잡아내야만 되는
그러한 곡예(曲藝)같은 명장면(?)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曲藝같은 짓을,
오히려, 아주 대단한 묘기(妙技)를 보여 주었다!고, 좋아하면서,
박수를 치면서, “名手! 名技!” 라고 하는데…
그것은 “名人의 名手” “高手의 名技”가 아니다!
이와 같이…
시합(試合)이나 대결(對決)에서는
상대방의 의도나 공격에, 미리 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이길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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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老子, 이이(李耳), 604? BCE]의
도덕경(道德經) 27章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으니…
善行 無轍跡 (선행 무철적)- 잘가는 걸음은 자국을 남기지 않고,
善言 無瑕謫 (선언 무하적)- 잘하는 말은 흠이 없고,
善數 不用籌策 (선수 불용주책)- 잘하는 셈은 산가지를 쓰지 않는다.
He who is skilled at traveling leaves neither tracks nor traces;
He who is skilled at speaking is flawless in his delivery;
He who is skilled in computation uses neither tallies nor counters.
[~Tao Te Ching, Lao Tze]
마찬가지로,
손자(孫子, 545-470 BCE)의 군형편(軍形篇)에는 이런 말이 있으니…
善戰者之勝也 無智名無勇功 (선전자지승야 무지명무용공)-
잘 싸우는 사람의 승리에는 명예도 없고 공로도 없다.
이 말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하면…
전쟁에서 정말로 잘싸우는 사람은,
모든 조건을 이길 수 있게끔 갖추어 놓고 나서
전쟁을 하기 때문에,
그 결과가 싱겁게 승리로 이어지게 되어서…
소위 그 명승부(名勝負)라고 일컬어 지는 일들이
可視的(가시적)으로 보이지를 않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名勝負라는 것이- 소위 그 화려한 勝利가-
별로 눈에 뜨이지를 않다보니…
지혜에 대한 명예도
또한 용감스러움에 대한 功勞(공로)도 없게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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蛇足(사족):
“名人에 名手없다!” 라는 말의 의미를,
이제, 어느 정도 알아 들었을 것 같기에…
이 글과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는 내용이 되겠지만,
덧붙여 놓아야 되겠다.
어떤 者가, 자기 스스로,
『도통(道通)했네! • 득도(得道)했네! • 법통(法通)했네!
• 구원자(救援者)네! • 예언자네!』 라고, 떠들고 있다면…
(실제로, 이 세상에는, 自古로, 그렇게 自稱(자칭)하는 作者들이 있지만서도…)
그런 사람의 水準은,
다음에 있는 十牛圖(십우도)에서, 어느 단계쯤에나 해당되는 것일까?
[十牛圖라는 것은, 12세기경, 北宋(북송)의 곽암이,
깨달음의 단계를 설명해 놓은 것이다.]
(1) 심우(尋牛)- 소를 찾아 나선다.
(2) 견적(見跡)- 소의 발자국을 본다.
(3) 견우(見牛)- 소의 발자국을 따라가서 소를 직접 본다.
(4) 득우(得牛)- 소를 붙잡는다.
(5) 목우(牧牛)- 소를 길들인다.
(6) 기우귀가(騎牛歸家)-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7) 망우존인(忘牛存人)- 타고 온 소는 잊게 되고 사람만 남아 있다.
(8) 인우구망(人牛俱忘)-사람도 없고 소도 없게 된다.
(9) 반본환원(返本還源)-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 온다.
(10) 입전수수(入廛垂手)- 아무것도 아닌 者로 세상속에 숨어버린다.
~ Sang Bong Lee, Ph. D.
Dr. Lee’s Closing Arguments,
Dr. Lee’s Lessons: Discovering Your Nature,
Dr. Lee’s Iconocla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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