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指鹿爲馬)
[위록지마(謂鹿止馬)? 위록위마(謂鹿爲馬)?]
~ 이상봉 / 철학박사
이것은 史記(사기) 진시황 본기에 나오는 것인데…
진시황이 죽자 (259-210 BCE), 환관 조고가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다.
그 후 조고는 자신의 권세를 믿고, 호해를 농락하기 위해
사슴을 가져와 “좋은 말을 바칩니다” 라고 하면서…
즉,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일컬었기에
지록위마(指鹿爲馬) 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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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에 대한 설명을 좀더 부연하면 이렇다!
시황제(진始皇帝, 진시황 통치기간 220-210 BCE)가 죽자,
환관 조고는 승상 이사와 짜고, 始皇帝의 유언장을 고쳐서,
시황제의 장남 부소를 자결하도록 제거하고,
어린 호해 (229-207 BCE)를 황제에 옹립시킨 후에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조정의 중신들을 제거한 후에,
스스로 승상(丞相)의 자리에 오른다.
이어서, 자기 자신이 황제가 될 속셈을 품고,
중신들이 자기를 따를지도 알아 볼겸,
호해 황제(진황 2세)의 생일날, 어전으로 사슴 한마리를 가져와
“폐하의 성수 무강을 비는 뜻으로, 신(臣)이 말 1필을 헌상 하옵니다.”
라고 한다.
호해가 “사슴이 아닌가? 승상은 어찌 사슴을 말이라고 하는가?” 라고 하자…
승상 조고는 “아니오! 이것은 말이 옵니다.” 라고, 하면서,
사슴을 말이라고 우겼다.
[조고의 권력은, 이미, 황제를 앞질렀기에,
황제를 허수아비로 아는 조고는, 이런 짓을 통하여,
군신들의 마음 속을 시험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러자,
황제는 좌우로 늘어선 군신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것이 사슴이냐? 말이냐? 경들이 말해보라!”
그러한 황제의 물음에,
그곳의 신하들이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허리만 굽신거릴 뿐이었으니…
그 이유는?
조고의 권력이 강해서, 말을 잘못하였다간
조고에게 미움을 받고, 화(禍)를 입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일부의 신하들이 “말이 옵니다!” 라고 대답했으니…
그들은, 조고의 수족(手足)과 같은 조고편의 신하들이었다.
그러자,
일부 신하들은 큰 소리로 똑똑하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저것이 어찌 말이냐, 사슴이지!” 라고,
끼리 끼리만 중얼거릴 뿐이었는데…
조고의 패거리들은 바른 말을 하는 신하들을 주목했다!
(그리고, 나중에 그들에게 죄를 씌어서 죽이기로 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자…
황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고 또한 웃을 수도 없었다.
황제는 그 자리를 슬그머니 떠났고,
밤새도록,
“말이냐? 사슴이냐?”를 생각 하여야만 되었다.
자기가 보기에는 분명히 사슴이었는데…
어째서 승상 조고는 말이라고 하였으며,
다른 신하들도 말이라고 하였을까?
(승상이, 어전에서, 나를 대놓고 속일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내가 잘못된 것인가?
내 정신이 흐려져서 말이 사슴으로 보였던건가?)
이튿날,
황제는 자기의 정신상태를 확인하여 보기위하여, 환관들을 불렀다.
“어제 승상이 바친 짐승을 어디 다 두었느냐? 그 짐승을 끌고 오너라!”
환관들이 짐승을 끌어 다 대전 문간에 놓았다.
황제는 정신을 가다듬고 짐승을 바라보았다.
다시보니, 저 짐승은 사슴이 아니라 말이었다. 분명히 말이었다!
그렇다면, 이 어찌된 일인가?
(환관들은, 이미 조고의 지시에 따라서,
사슴 대신에 이번에는 말을 끌어다 보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줄을 모르는 황제는,
그만, 스스로 미혹에 빠져서, 자기의 정신상태를 의심하게 된다.
(즉, 만조 백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황제인 자기가 “말을 사슴이라고 하였구나!” 라는, 실수 때문에,
혼자서 고민을 하다가…
점치는 관리 태복(太卜)까지 불러서 의견을 묻게되고,
태복으로 부터 “재계를 올리십시오” 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그리하여…
상승 조고로 부터,
“폐하는 上林苑(상림원)으로 가셔서,
삼칠일 동안, 일체의 잡념을 버리시고,
제단을 쌓아 기도하심이 좋으실 것이 옵니다.” 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그러자,
황제 호해는 “삼칠일은 너무 길다!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못먹고, 술과 女色도 가까이 할 수가 없고,
가무와 음곡도 즐길 수가 없게 되는데… 三七日은 너무 길다!)
재계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하지 않을 수가 없겠으나,
三七日은 너무 길다.”
“그러하오면… 보름 동안만이라도 재계를 하옵소서.
神의 禍(화)를 면하려면, 최소한 보름은 재계를 하셔야 하옵니다!” 라는,
승상 조고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참고사항:
호해(胡亥)- 진시황의 막내 아들, 호해의 재위기간 210-207 BCE,
그 기간동안 조고가 섭정을 하였고, 22살 때에 자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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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러한 연유에 의하여 나오게 된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한다” 라는, 의미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는 말”
“모순된 것을 끝까지 우겨서 남을 속이려는 짓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된 것이다.
이 四字成語를…
어떤 冊이나 사람에 따라서는
“위록위마(謂鹿爲馬), 위록지마(謂鹿止馬), 위록지마(謂鹿之馬)” 라고,
쓰기도 하는데…
이러한 漢字(한자)는 맞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사슴이라는 말이 나온 김에 영어를 덧붙이면…
사슴을 뜻하는 영어단어는 Deer다.
Deer는 복수형도 Deer 다. 즉, 단수형과 복수형이 똑같다.
(Deers 라고 쓰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Deer의 복수형은 Deer가 맞다.)
숫사슴 – Stag, Hart, Buck.
암사슴 – Hind, Doe, Roe.
새끼사슴 – Calf, Fawn.
~ Sang Bong Lee, Ph. D.
Dr. Lee’s Closing Arguments,
Dr. Lee’s Lessons: Discovering Your Nature,
Dr. Lee’s Iconocla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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