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정숙이가대상포진에걸렸다.

밤새도록어깨가아파서한의사인아들에게가서침맞고와도아프고

정형외과를가서물리치료를받아도아파서절절매다가포진이나오면서피부과엘가게되고

대상포진인걸알았다고한다.

얼마나힘들었으면대상포진이다왔을까?

정숙이의서방님은건강이안좋으시다.

뭐,자세한병명은모르겠지만척추쪽에병이있으셔서침대에서만생활하신다고한다.

그런남편모시며,작은아들데리고살다분가시켰고

이어서좀늦게결혼한큰아들을지금은데리고산다.

우리생각엔두내외만살면좀편할것같은데정숙이생각은다른것같다.

하여간그렇게살다보니항상몸이피곤한거다.

요얼마전까지는혀에끊임없이염증이생겨매운것을못먹었다.

이제좀괜찮다고하더니세치혀가아니라온몸에포진이온거다.

착하고착한정숙이…

항상편안한얼굴에,웃는얼굴이어서아무도그렇게힘들게사는줄모른다.

누구에게도모난소리하지않고따뜻하고정이있는말만한다.

그게꾸며서하는게아니라천성이그런사람인거다.

난정숙이를졸업40주년동창모임에서처음만났다.

보름달처럼환하고여성스러운분위기의친구였다.

동창게시판에들어가서로이야기를주거니,받거니하다보니

정말친해졌고이제는학교다닐때부터친했던친구보다더친하게지낸다.

가끔,정숙이와왜학교때모르고지냈을까..그옛날부터알았더라면더좋았을텐데,하는

생각을해보기도한다.

서방님이몸불편한것만빼면정숙이는걱정거리가없다.

자기가교사로퇴직하여연금빵빵하게나오고,아들들착하고,덩달아며느리들도착하고

살고있던주택이재건축될때40평대아파트+몇억이생겼으니그만하면노후가넉넉한편이다.

그래도그애가대상포진이걸렸다하니,마음이아팠다.

떡집에들려시루떡두상자를사고그애집앞에서전화를걸었다.

집앞에있으니나오라고…

알았어~하더니좀늦는다.

나오는모습을보니손에또무언가싸들고있다.

에공,,,또….

지난번에는피곤할때먹으면좋다고그비싼경옥고를부득부득주고

갈비집에서모임이있고난후에는포장갈비를한상자사주고.

그래서내형편에맞게떡이나좀주려고했더니또뭘…못살어….

신문지에둘둘말아비닐에넣은것을주며’두릅이야..조금이야..’한다.

결국물물교환한셈이다.

내가남는장사를한거네.

내차가멀어질때까지서서손을흔드는정숙이를백밀러로보고있을려니

공연히서글픔이밀려온다.

정숙아,건강해.

너처럼좋은친구만난것도내복이다.

몸아껴우리오래오래보며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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