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

엄마는말씀하셨지.

말복이지나면더위도한풀꺽일거라고..

정말말복과입추가한꺼번에지나고나자거짓말처럼습기가없어져서

햇볕쪽은따가워도그늘은시원하고바람이선들선들부는게이게왠일인가싶다.

친구가더워죽겠어서얇은내리닫이원피스가필요한데병원들락거리는남편때문에

시장갈시간도없다고하여남대문에서옷을사다주었는데몇번입지도못했을것같다.

밤이면내팽겨쳐두었던홑이불을슬그머니끌어당긴다.

세상살이가이런거다.

행복해서미칠것같던것도잠깐이고죽을것같은고통도잠깐이다.

젊은이들을바라보면정말부럽다.

나에게저런시절은없었던것같다.

그러나분명있었던것을…

벼락같이젊음이지나가고늙어가리라는것을내어찌알았겠나.

나는언제까지나젊을줄알았고

늙은이들을보면왜저렇게되었을까..했던오만방자하던시절도있었다.

부모님슬하에서철없이세상물정모르고지내던인생의봄.

너무도치열하고힘들어옆도못보고앞으로만내달렸던여름.

말복이지나갑자기찬바람들이닥치듯다가온내인생의가을…

한숨돌리는기분으로여유를부리기도하지만또한편으로는참허망하다.

열심히살았다고,한눈팔지않았다고생각하지만이루어놓은것이아무것도없다.

그런게인생이라고,누군들별수있느냐고스스로위로의말을해보기도하나

그래도서글퍼지는것을감출수는없다.

유난히섭섭한생각이많아지고기억력은점점떨어지고

건강에여기저기적신호가오고별것아닌일에도눈물이난다.

참늙기는늙었나보다.

마지막남은자존심으로아직은버티지만,언제주위에감정을쏟아내며주책을부릴지

나이를먹는일이두렵다.

곱게늙어야할텐데….

내인생의가을도꽤지난것같으니벌써겨울맞을일이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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