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추억

나는고등학교때세례를받았다.

진짜잘믿는사람들은결혼할때상대방의신앙을중요시여기는데

나는신랑될사람이무교라는것을알고도조금도개의치않고결혼을했다.

나이롱신자여서도그랬고이좋은사람을종교어쩌고해서놓치고싶지도않았다.ㅎㅎ

또16살에세례받고10년정도를신앙의깊이와는상관없이단체활동으로성당에서살다시피

하고보니슬그머니염증도나고회의도들고

하느님과권태기가오고있던참이어서그랬는지도모르겠다.

그러니결혼하고나서는성당엘거의안다녔다.

이른바냉담교우가된것이다.

기도를하고싶고미사를하고싶어도염치가없어서못나갈정도로

오랜기간을하느님과떨어져살았다.

그래도정말기도하고싶을때,어릴적성당인명동성당에

딸아이는손잡고걸리고아들놈은업고몇번갔었는데

지금생각해도그당시70년대후반에대치동에서명동엘어찌갔었을까,신기하다.

그러다화곡동으로이사를가게되었는데이아파트정문바로앞이성당이었다.

보통바로앞이라고말들을해도가보면5분정도걷고하는거리를말하는데

이성당은진짜코앞,아파트정문끝나는곳에있었으니주님의집을어찌안들어갈수가

있겠는지?

고백성사보고신앙생활을다시시작하게되었다.

이때요한바오로2세교황님이오셨었다.

비행기에서내리셔서제일먼저절두산성당에들리셨는데강서지구신자들이환영인사를나갔었다.

교황님도착하셨다고절두산성당에종소리가울려퍼지는데그렇게아름답고들리고

그렇게감격스러울수가없었다.

행사진행신부님과연습한’비바파파’소리가저절로터져나왔다.

여의도에서시성식을할때에는성체분배하시는외국신부님안내를맡기로되있어서

아침일찍여의도광장엘들어섰는데그때마침정신지체장애아들이힘든몸동작으로

들어오는것이보여그런애들을거의본적이없는나는그자리에서눈물보가터져버렸다.

예쁘게보이려고한화장이다지워질정도로흐느껴울어어느수녀님이오셔서

달래주기까지하셨다.

아기들울고나면지쳐서잠자듯이나도한바탕울고나니밝은대낮에슬슬졸립기까지하여

멍하니주저앉아교황님을기다리는데

교우들이넓은광장에질서정연하게앉아기도하고성가부르는모습이얼마나평화스럽게

보이던지,천국이이렇지않을까…하는생각을하기도했다.

드디어교황님이나오셨을때,멀리계신그분과눈이반짝마주쳤다.

그때의기쁨,꽤먼거리였기때문에혹나만의착각은아니었나생각도해보지만

분명눈이마주쳤을때그분의눈빛이지금도생생하다.

요한바오로2세교황님은그후에성체대회에도한번더오셨지만

처음오셨을때의그감격만큼은못하였다.

프란치스코교황님이오셨다.

내마음은어디든갈것같아도몸은그렇지않다는것명심하고..

그저TV만보고있다.

그래도기쁨이전해져온다.

세상이하도어수선해서아무일없이다녀가시기를기도하고있다.

"마누라도없는집에가셔서푹쉬셔야할거야.너무빡세게움직이셨어"

우리남편이농담이라고한말이다.ㅎㅎ

정말푹쉬셔야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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