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우리남편의친구들모임에다나간다.
남편에게는고등학교동창모임,대학모임,직장퇴직직원모임등이있었는데
직장모임은총무하시던분이돌아가시고나서잘만나지지않고
앞에두모임은정기적으로또는번개팅으로만나게된다.
내가남성모임에다나가는것은내남편몸이불편해서따라다니기시작해서인데
이제는남녀구분없이친구같아져서슬슬농담도하고스스럼없이잘어울린다.
오늘은남자고등학교동창모임이있었다.
요새점점느끼는건데남자들도모이면꼭여자들같다.
오늘의화제는얼마전다녀온졸업50주년여행에관한거였는데
"걘하나도안늙었더라"
"걔는너무늙어보여서누군지몰랐어"
"너아무개알지?난걔를다른애로착각해서계속딴소리했어"
"걔타교생이지?"
타교생이야기까지나오니내가아주뒤로넘어갈뻔했다.
우리학번때고등학교입시가바뀌면서타교생들이많이입학해
잘모르는애이면제일먼저하는소리가
"걔타교생이니?"하는소리였는데,
남자학교도이런이야기를하다니,,안웃을래야안웃을수가없었다.
그리고이어지는화제도똑같다.
건강이야기다.
뭐가좋다더라,뭐를먹으면안좋다더라….
술도안먹고밥과커피만먹는모임이라그런지꼭여자들같다.
번번히여자는나만있어서사모님도모시고나오지그랬냐고하면
아침에일어나니없던데요..하고웃는다.
옛날에는아들이라고떠받들어키운세대들인데
세상이바뀌어요즘은그러고들사는모양이다.
대학친구들모임은좀더활발하지만그래도내용은크게벗어나지는않는다.
다만이분들은그동안말에굶주렸는지서로말하려고난리다.
남의말이떨어지기가무섭게자기이야기를하는데끝이없고
나중에는무슨소리를하고있는지본인도헷갈리는눈치인데끝을못낸다.
퇴직한지모두10년이넘으니무슨산은그렇게많이다녔고
대한민국구석구석안가본데가없으셔서,어디지명만떴다하면
거기는어떻고무어가맛있고무어가틀렸고그야말로여행답사책을내어도될정도이다.
이게한명이아니고서너명이서로자기관점을이야기하니어떤때는싸우는것같아
맨정신인나는민망하기도하고챙피하기도한데구경할수밖에없다.
또건강이야기가지고서로싸운다(?)
이분들은절대자기가알고있는지식에대해남과타협할마음이없어서
끝까지그게아니고…하고일장연설을하니이럴때도꼭싸우는것같다.
내가옆에서보면꼭애들같다.ㅎㅎ
다음달중순에대학친구들모임이잡혀있는데우리남편은지금부터걱정이다.
"그놈들,이번에는또얼마나떠들까?"
그러면서도손꼽아기다리는모양이다.
나는내모임아니니까약속날짜까맣게잊었는데
남편은두달전약속을날짜.시간,장소모두기억하고있다
하긴늙어가며친구보다좋은게어디있으랴?
남자건여자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