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어른들
엄마가작아졌다.
일주일에한번뵙는엄마인데,어느날은유난히작아보인다.
몸이안좋으신날,딸도뭣도다귀찮고귀는유난히안들리고
보이는것도유난히안보이는날에엄마는아주작아지시는것같다.
거의눕지않으시는분인데식사후에슬그머니누우시고
딸들수다를자장가삼아슬슬코까지고신다.
옛날에는키도꽤크시고완전대장군스타일이셨는데이제는자그마한할머니이시다.
외숙모님이엄마를뵈러안양비산동에서서울둔촌동까지오셨다.
이분도작아지셨다.
머리숱은없고얼굴에검버섯은무수히많고손은메마른가지같다.
이분이왕년에는모른는것이없고못하는것이없어서
그야말로집안의백과사전이셨다.
잘모르고잘안되는것있으면"외숙모님께여쭤보자!"
했던분이니만큼반짝반짝빛나고영리하기짝이없던분인데
지금은작고슬픈할머니가되셨다.
아들만둘을두셨는데,하나는제밥벌이하느라외국에나가있고
하나남은아들은오며가며부모속을할퀴고뒤집어놓아
그상처로사람까지상했다.
딸들과함께있는우리엄마를부러워하며눈물을흘리신다.
맨손으로오셔도힘들먼길을이것저것만들어바리바리싸들고오시느라니
얼마나힘이드셨을까?
안양가는버스가있는잠실종합운동장앞에까지모셔다드린다해도손사래,
지갑에있는돈조금드려도마구마구손사래….
아직도당신이우리를보살펴야하는어른으로알고계시는지?
고맙다,고맙다하시며눈물을닦으시니보는내마음에도눈물이흐른다.
그빛나던지혜,조선땅이좁다하고다니시던그기운다어디로가고이리도작아지셨는가….
87세외숙모님과91세의우리엄마.
점점작아져서,,,아주작아지시면이세상떠나시는건가?
슬픈겨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