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타령

우리집은시아버님과남편의음력생일이정월보름으로한날이다.

시동생들은모두양력으로생일을쳤지만

아버님이음력으로생신을하시기때문에남편만음력으로묻어갔다.

소중한이두사람의생일에대한우리어머님의정성과준비는대단하셨다.

보름전부터동대문시장,남대문시장으로장을보시고,

일하는언니로있다가시집간언니,현재집에서일하는언니,그리고며느리인나까지

동원해서무슨잔치를하는것처럼준비를하셨다.

심지어는집에서할수없는요리는동네중국집에부탁해서만들어오시기도해서

중국집에서도다우리집생일날짜를알정도였다.

드디어생신날에는비록그날이주중이라도,

아들며느리손자손녀다함께아침식사를하게하셔서(그아드님도생일이니까)

시댁에아침에가려면남편은회사갈차림,애들은학교갈준비까지해가지고가야하니

난리도이런난리는없었다.

음력정월,해도제대로뜨기전에덜덜떨며어린것들을데리고길에서택시잡느라고

이리뛰고저리뛰다보면’어이구…생일이뭐라고…."소리가절로튀어나왔다.

그리고식사후에,사실제대로먹지도못했는데,아이들학교시간이되어

학교에데려다주고오면그것만으로도파김치가되어버리는데….

그때부터손님들은오기시작한다.

앉을만하면,일어서야하고,밥먹을려고하면숟가락놓아야하고..

참,가화만사성을위하여잘도참았다.

그리고역시생일을맞은또한사람,나의남편은회사에서돌아오면

마누라가한번흘깃쳐다보고고개돌리는데그기색이심상치않으니

눈치껏밥먹고얼른일어서오는손님,가는손님에게인사하며맏아들노릇하려니

생일이라고축하를받기는커녕상머슴이따로없었다.

우리애들은또둘다생일이2월이다.

보통음력정월보름과는며칠상관으로앞서거니뒤서거니한다.

그럼또애들생일에축하한다고,선물사주고밥사주고하다보니

이게도무지애들아버지에대한대접이말이아니라고느껴져서

어머님께아범은양력으로생일하겠다고선언을해버렸다.

이유를들으시더니,애들도커지고그것도괜찮겠다고해주셔서

남편은자기의양력생일을찾아온전히식구들의축하를받게되었다.

금년에남편은칠순이다.

생일은언제나밖에나가외식하는게우리집식이니

애들이정한음식점으로가기만하면된다.

한때는우리가저희들생일선물해주느라고민했었는데

이제는애들이아빠칠순이라고고민좀하는것같다.

아이들이고맙고

교통사고나서크게다쳤는데도잘버텨주고있는남편에게도고맙다.

그래도나는세사람에게작으나마선물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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