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우리세자매는일년에한번소풍을간다.
네자매로자라서제각각숨가쁘게살다가숨돌릴만하니셋째가저세상으로갔다.
시절도좋은9월에.
그래서우리는그애가있는곳으로소풍을간다.
나는꽃을,둘째는밥을,막내는커피를준비해서떠난다.
항암치료의후유증으로뇌졸중이와서반쯤바보가되어침대에앉아있으면서
질질울어댔다.
내가눈치를채고
"김판어머니,우리가너예쁜한복입히고화장예쁘게시켜서
맨앞줄에앉게해줄꺼니까아들결혼식은걱정도마!"
그러면알아듣고빙그레웃는다.
그모습은내가어렸을때본그애의아기때의모습이다.
정신이오락가락하는중에도아들사랑은끝이없던어미.
아들이판사라고,김판어머니라고불러주면입꼬리가올라가던어미.
그아들이결혼하고새생명이며늘뱃속에서자라고있는데….
우리는그새너를다잊은것처럼산다.
미안하다….동생아!
저희시댁선산얕으막한자리에남편형제9명부부중제일먼저자리잡고누워있다.
우리는"우리왔어!"하고는이얘기저얘기우리끼리스스럼없이떠든다.
아무렇지도않은것처럼….
울지는않는다.
우는것은너무아프므로…..
"우리간다!"
"잘있어,내년에또봐!"하고내려온다.
그애는우리뒷모습을바라보고있으려나?
나는그게참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