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당신(you)에게내집이생겼다는말을하고싶다.
당신이아무때나들어설수있도록언제나대문을열어놓겠다.
주인이없어도좋고있어도좋은집이라고여겨주면더좋겠다.
혼자와도좋고당신의친구와함께와도좋다.
이른아침도괜찮고아주늦은밤도무방하다.
이렇게차고매운겨울날도괜찮고봄꽃흐드러지게피어꽃에취한걸음걸이로삐이걱대문열어도좋다.
아,그러고보니문득아주오래된집이야기가하고싶구나.
아주어렸을때밑은서랍이고위는여닫이로된자그마한장롱이하나있다.
키가작아서서랍문을하나쯤열고그위에올라서서야여닫이문을열고안으로들어갈수가있다.
워낙작은농이었기에그안에들어가면내작은다리조차조금구부려야한다.
나는그곳이그렇게좋을수가없었다.
식구들옷도걸려있고이불도놓여있는농속에가만히누우면
송판이어진틈으로가느다란빛줄기가스며들곤했다.
어둠속에서가느다란빛줄기는더욱눈부셔졌고장롱안은으슴프레밝아져온다.
바깥세상의소리는아득히멀어지고몸은부드러운구름에라도휩쌓인것처럼아늑하고포근해진다.
그가느다란빛살에는언제나크고작은먼지가두둥실자유롭게떠다니고있었다.
빛가운데서떠다니는먼지를바라보며아,빛은먼지를좋아하는구나.
먼지도빛을좋아하는구나,
아마도내가처음으로인식한사랑의장면이아니었을까,함께하는,그
러나자유로운………
뜨락에커다란감나무한그루보인다.
비온뒷날이면어김없이말갛게씻겨진땅위에서감꽃을줍는아이.
깜깜한밤아무것도보이지않는깊은어둠속에서떨어지는감꽃,
엄마는감꽃을실에꿰어반나절목걸이를만들어주시곤했다.
마루가조금높았고그마루밑에는북두라고부르는개도있다.
나무로만들어진부엌문은아주크고길었다.
거기에다문턱이높아서넘어갈때마다다리를높이들어야했다.
마당에는펌푸샘이있었는데아무도없는여름날마루에가만히앉아서바라다보고있으면
펌푸샘의길다란손잡이는마치머리묶은처녀처럼보이기도했다.
마중물을먼저보내야만물을주는수줍은샘물이었다.
토요일이면아버지는퇴근을하고돌아오셔서
샘아래쪽에있는일본사람이지었다는목간통에물을받아서붙곤하셨다.
그리고그목간통뒤쪽아궁이에장작을모아서물을데우시곤했다.
뿌연김이가득차있는곳으로아버지와함께들어서면아버지는물위에둥둥떠다니는
통나무를잘겨냥을해서발로가라앉힌다음나를안으시곤했다.
물밑은바로무쇠솥이었으니잘못하면데이기십상이었다.
아버지는뜨거운물을시원하다고하셨고
막내딸이당신처럼뜨거운물에잘들어가는것을참을성많다며대견해하셨다.
뜨거운물에익숙해질때면몽글거리는김을수욱자른채빛줄기는길게새어들어오곤했다.
그럴때마다가만히손에잡히는빛줄기를잡아보곤했다.
잡았는가하면손은비어있고잘라지는가하면빛줄기는다시그대로였다.
자리를옮겨다시해보거나다른빛줄기를그리해도마찬가지였다.
아,어디에나저렇게빛은새어들어올수있구나.
힘이세구나.그런생각을했었던가?
목욕을마치고아버지가엄마를부르시면엄마는수건으로나를담쑥안아드셨지만
바깥공기는차가웠고빛은여전히온세상에가득차있었다.
가득찬빛속으로들어서면오히려빛이사라져버리는것.
소진되어가는에너지를느낄때서야젊음이선명하게보인다는진리는
이미그어린시절목간통안의빛줄기에서부터시작되었던것이다.
식물에대한두려움을알게했던것도집이었다.
장마철인데무슨일인가로집을한며칠떠나있다가돌아오던길이었다.
담장에무수하게웅크리고있는커다란호박잎들.
굵고넓게자라나있는꽃진자리에솟아나있는자목련잎들,
둥글둥글커져있는박태기이파리들,
나무가지여기저기를헤집고올라가고있는오이순들,
어두움탓이었을까,
어두움이그들웃자란식물들에게깊고넓은위엄을주었던것일까.
그며칠만에무성하게자라있는식물들은익숙한존재가아닌낯선점령군처럼알수없는두려움을주었다.
나도젊음이무성한시절이었음에도불구하고.
혹시당신도그런경험을한적이있으신가?
어느집에든들어가면그집의특유의향이있다.
요즈음은잘씻고청소도잘하고환기와함께무수한방향제들의요살덕에
점점그특유의향들이없어져가긴하지만말이다.
길을가는데어디선가익숙한냄새가다가왔다.
냄새를맡으면서당연히냄새의근원을떠올렸다.
어디더라?언제더라?아아,그집,한아이가다가왔다.모르는아이였다.
나는아이에게물었다.너혹시영선이동생아니니?
맞는데요?
당신집에서,혹은당신에게는아주독특한당신만의특이한향취가있다고하면
특별한경우를빼고는대다수의사람들이그사실을모욕적으로느낄것이다.
그래서현대인들은자신을가리기위하여방향제를사용하는것이다.
부자는고급한향수를사용함으로자신을비싼향수처럼스스로를제법이다여길것이고
그렇지못한가난한사람들은평범한향수를사용함으로그익명의뒤에편안하게숨을것이다.
방향제의근본목적은요살(嚙殺)에있다.
물어죽임.그러나단언컨대그것은착각이다.
방향제는어린아이가어두운곳에있다가가만히새어들어오는빛줄기를손으로잡는것과같다.
잡았는가하면손은비어있고잘라지는가하면빛줄기는다시그대로인……
이제그런사소한것들을바라볼수있는나이가되었으니
내집이라하여나를가리려고하지않겠다.
그냥대문환히열어놓고있겠다.
바람도스쳐지나가고나비도스며들었다가제갈길로가겠지.
뜨락엔내가좋아하는꽃들을심고잘키워보려고애를써보겠다.
그러나나는이제알고있다.
내가아무리애를써도내맘대로내가원하는대로꽃들피어나지않는다는것을,
그러니그냥오셔서커피있으면커피한잔,없으면물한잔이라도,
그도싫으시면그냥마루위에무연히앉았다가셔도된다.
문은언제나들어오기위해서도존재하지만떠나기위해있기도하는것이니,
설령,뜨락의꽃들에게참못생겼구나.
중얼거리며일별을던져도그러려니하며서운해하지않겠다.
열려진문은언제나기다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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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
2011년 1월 11일 at 12:13 오전
열려진문턱을넘어대청마루위에걸터앉아잠시향취를즐기다갑니다.^^
푸나무
2011년 1월 11일 at 5:48 오전
고맙습니다.
집을지어논지는오래됐지만
이제서야청소를좀하려구요.^^*
그댁에두들리겠습니다.^^*
무
2011년 3월 8일 at 8:52 오후
마중물을먼저보내야만물을주는수줍은샘물이었다.
마중물-정말로오랫만에들어보는말입니다.
조용하고잔잔한좋은글잘읽었습니다.
마치관촌수필을읽는것같은느낌을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