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에게

백후보

문장력이 기가 막히다는 어느 시인이 자기의 출생도인 전라도를 ‘전라디언’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부른다더라.
딱 들어도 뭐 그리 고급한 포장은 아니지,
그래도 이해는 가,
왕따에 대한…절규가 숨어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차피 숨어있는 것, 밖으로 시원하게 내보이자…라는
위선보다 훨씬 더 순수한 위악이 스쳐 귀엽기도 하고
인정할 것 인정하자…완곡을 아무때나 쓰면 되냐?
그것 참 짜증나는 것이다.,….라는
통쾌한 어감도 느껴지긴 해

꼭 시인이 썼다고 해서가 아니라 의미적으로는 완전한 ‘시어’네
이런 여러가지 해석이 필요하니까 말이지.

난 정치를 몰라. 군주론을 읽을 때도 정치를 보지 않고
거기 맨날 사람만 찾아서 읽었으니까,
그러니 매우 편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
보기 싫은 것 덮고 보고 싶은 것 만 보는
지력 약한 사람도 가하겠네.
그러니 이모가 자주 전화하셔서 너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이야길 하셔도
네가 아프다면 당연히 기도 했을 텐데
국회의원 되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는 낯설어선지…그게 그분 뜻에 합당한 건지…
잘 이해가 안 되니 기도시간에 생각이 안 나더라는 거지.
하긴 이것도 어쩌면 내 작은 교만일지도 몰라
기도의 폭이 커져야 사람도 커질 텐데…
아픔 고통에만 기도의 문이 열리니
역시 콩만한 사람인게지.

어제 정치에 관심이 많은 지인이
네가 볼매…볼수록 매력덩어리라며
니가 선거를 하는 곳이 아주 박빙이며
아는 사람에게 전화도 돌리라는,
강금실이 선대위원장이며
그러니 열심히 기도하라는 톡을 보내왔어.

물론 아주 관심이 없지는 않아 슬그머니 네 블로그를 들여다보긴 해
그러다가도 전쟁의 참화(?) 속에 있는 네가 보기엔
참 한심할지 모르지만
네가 아주 어렸을 때 살았던 장흥….그 약국 하던 집…
그리고 뒷마당 넓은 곳을 지나 조그마하게 흐르던 수로….생각이 나.
왜 그 곁에서 빨래도 하곤 했지,

난 지금도 그렇지만 시냇물이 너무 좋아….
맑게 흐르는 물을 보면 언제나 그곳에 손 담그고 빨래 하고 싶어.
하얀 비누 착착 칠해서 주무르다가 물에 헹구면 하얗게 변하는 빨래,
전에 보성 우리집 샘물은 아주 센물이었어.
그래서 가까이 있던 냇물에…봇재라고 부르던
곳에 가서 빨래를 했거든,

그러니까 가끔 너네집 엄마 따라 가보면 그 수로가 너무 좋더라고…
넓지는 않았는데 언제나 세차게 흐르곤 했어
손을 담그면 물이 내 손을 살짝살짝 밀어내기도 했지.
빨래도 잘못하면 떠내려 가버릴 정도로….

기억들이 어디서 어떻게 얽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나는 그 수로에서
비온 뒤 더욱 깊어지고 더욱 세차진 수로에
세상에
떠내려가는 자그마한 아이를 생각하곤 해.
작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지
얼마나 연약한 일인지
얼마나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건지
어른들 다리 버티고 서면 아무 짓도 못할 그 물들이
어린아이라고 지 맘대로 그 아이를 안고 가버렸으니까,
이제 자박거리며 걷는 아이를
아무도 없는 틈에 혼자 그곳에 간 아이를
물에 손을 담그다가 뒤뚱거리며 넘어졌을까….
아주아주 순식간에 포획해서 그렇게 가버리다니
참 물…. 무정하기도 하지.

너는 어쩌면 그 이야기를 모를지도 모르겠다.
나 아주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고
너는 그 후에 태어났으니…
너에게 세상의 끈을 놓쳐버린 언니 이야기를
이모가 했을라고…

이런이런 난 사실 니가 정치를 하게 되면
국회의원이 된다면
봄처럼….매화처럼…. 정치를 하라고 하고 싶어 적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글 지맘대로….
마치 네 언니를 데려가던 물 지맘대로 흐르는구나.

사월이 지척인데..
봄 이야기라니
그래도 우리 동네 매화는 이제 피어나기 시작했어.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고
그 겨울이 있어야 꽃이 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매화는 첨예하게 보여주거든,

이상하게 매화는
수많은 꽃들 중에서
가장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오는 꽃이 아닐까…싶어
햇살 반대쪽에서 서봐
그리고 한 송이 지긋이 들여다 봐
세상에 그 맑고 환한 꽃잎이라니 그 가느다랗고 섬세한 꽃술이라니
꽃술 말미에 살짝 얹힌 그 눈부신 노랑이라니…
잠자는 아이들 속눈썹처럼 휘어지는 선은 어떻고….
오죽하면 퇴계선생이 매형이라고 했을까….

눈앞 정치만 보지 말고 가끔 매화아니라도 작은 꽃송이 하나를
깊게 들여다 봤으면 해
욕심이 아주 적어지거든…
피안? 이야 갈수 없는 곳이지만
바라볼수 잇는 지점이 거기 아닐까 싶어
그 작은 곳에 가득 괴인 우주성을 ….
마음에 담고 정치를 한다면
구캐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 거야.

백혜련 화이팅!!!!!
사촌 언니가

http://www.suwon.com/news/photo/201603/100045_49635_515.jpg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3월 30일 at 1:38 오후

    수원에서 출마한 백혜련 후보가 사촌동생이군요.
    정말 구캐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할텐데 사람들은 투표이전에 이번 선거에 이미
    진절머리를 내고 있습니다.

    야당이고 여당이고 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아서 신뢰가는
    정당도 없고…..

    부디 좋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자질있는 사람들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2. 푸나무

    2016년 4월 3일 at 2:57 오후

    혹시 그동네시면 찍어주세요. 선거운동…ㅋㅋ
    그놈이 그넘…ㅎㅎ
    아 정말 자신버리고 나라위해서 헌신할 사람 어디 없을까요?

  3. 참나무.

    2016년 4월 14일 at 8:48 오전

    당선됐나요? 괜히 궁금하야…ㅎㅎ
    포스팅 읽은 기억은 있는데 …
    이름도 성도 몰라 이 포스팅 찾느라 애먹었쯔요…;;

  4. 푸나무

    2016년 4월 14일 at 1:26 오후

    네 됐죠? 가끔 글 참님 글읽으면서도 댓글 쓰려면 복잡해서리…눈팅만….
    문성식 들에는 댓글 을 가득 썼는데 그게 또 이상해져서…
    여전히 조블이 정이 안들고 사진도 아직 잘 모르겟고 올만에 쓰려니 더욱 힘들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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