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마음을꺼내놓는작업을혼자하곤합니다.
물론마음이어수선하고정리가잘되지않을때입니다.
내가나스스로에대해서정리하는일종의인싸이트라고나할까요.
마음나와라.말하면서내속에서마음을꺼내는겁니다.
제경우엔약간길고가느다란사각의상자로형상됩니다.
가만히상자를열고그곳을들여다봅니다.
물론세상의거의모든일들이그러하듯그곳에는내가해결못하는문제가들어있습니다.
니가할수있는일이아니네.이구석저구석상자를들쳐보다가
나는나에게소리나게이야기해줍니다.
할수없는일을가지고전전긍긍하지마.그냥맡기는수밖에.
다시마음상자를여미고마음자리에밀어넣습니다.
완전하지는않지만가벼워져있습니다.
굳이표현을하자면문제의객관화정도라고나할까요.
가만보면요즘세상은온통병원이고
세상사람들은모두환자가되어있는가라는생각이들때가있습니다.
거대한종합병원이나동네병원간판외에도음악치료미술치료이야기치료기치료
뇌치료독서치료등치료를받아야한다며수많은사람을손짓하고있습니다.
바야흐로치료학의춘추전국시대가도래한것같습니다.
병을치료하는방법은참으로다양한데
기이하게도병소는단하나입니다.
눈에보이지도않고손에잡히지도않는<마음>이라는거지요.
마음속에자라지않는어린아이가있다고마음을연구하는학자들은말합니다.
그아이는사랑받지못한상처입은아이입니다.
결국생명의시작점부터사랑의문제는존재와함께존재해야하는필수불가결한요소라는것인데,사랑이라는부드럽고따듯한생명의물질이아이의몸과마음에스며들면아기는잘자라나게되고밝고긍정적인사람이됩니다.그러나공포와두려움,혹은거절,혼란,폭력등에아이가노출될때그런순간들이아이속에각인되어돌발적인상황이벌어질때그성인아이가활동을개시한다는겁니다.
굳이시간으로따진다면생후약삼년은더욱중요하다는군요.
대상관계론학자들은수많은임상을통하여생후삼년동안마음의핵이생성된다는것을알아냈습니다.건강하고긍정적인대상의사랑어린손길을받고자라나면당연건강하고긍정적인마음의핵을지니게되나그렇지못한사람의돌봄속에서자라난다면마음의핵역시건강하지못해평생성격적인장애가나타날수도있다는겁니다.
즉아주어린시절그대상과의관계속에서평생이좌우된다는이론이기도합니다.
그런상처를입고자라난죠라는청년이있었습니다.
불우한환경의죠는좀도둑질을배웠고소년원을들락거렸고나이들어갈수록점점거칠고사나워져만갔습니다.
어느날은아무도없는산속에서지나가는마차를세웁니다.강도짓을하려고말이지요.
그안에수잔이타고있었습니다.수잔은심성이건강하고맑은소녀였습니다.
마차를세운죠를바라보는눈빛도맑고순수했습니다.
마차를뺏으려고했던조에게서전혀다른말이나오게됩니다.
"다음주마을댄스파티에파트너가되어줄수있겠니?"
"물론이지네가젠틀맨만될수있다면…."
파트너가되어춤을춘다음죠는수잔의농장으로일을하러갑니다.
잰틀맨이되기위하여정말열심히일합니다.그리고결국수잔과결혼하고
농장의주인이되어그농장을크게일굽니다.
그농장의일군들은전부다소년원출신이거나전과자들이었습니다.
따뜻한눈빛한번이빚어낸기적같은실화입니다.
겨울속에봄이움터오르는시간입니다.
상처와치료가공존하는것처럼겨울나무가지닌슬픔과외로움이있기에
새순과꽃이있을거라는생각을해봅니다.
봄햇살따스한양지녘에앉아서가만히눈을감고마음상자꺼내어볼일입니다.
맑은공기가폐부깊숙이들어가서환기되고봄빛으로저깊은속소쇄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