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라 하여 어이 즐거울까

도서관에갈때마다400대번호로분류되는식물책장은꼭살피고온다.

이즈음책에대한내성향은가장우선순위가식물에관한책이다.

식물에대한이야기는동물에관한어떤이야기들보다더깊게사람의생을은유하고있다.

은유-메타포의매력은넓고분방한자유로움에자리하고있어

아무도가지않는길을갈때도있고

혹은두어사람발자취만나있는눈내리는날숲길을걷는것같기도하다.

하여알지못했던식물에대한깊은이야기를읽을때면저절로적막해지고고요해진다.

언제부턴지책을쥐면책을읽기전책의생김새를요모조모살펴보게된다.

의외로책의모습과내용이상당히비슷하다는것을알게된다.

내용이경하면장정도경하고깊고고아해서삶을뒤돌아보게하는그윽한내용이면

표지도거기에걸맞게품위가있다.

가령지금내컴퓨터앞에놓여있는책몇권만살펴보아도

내이론이제법진중하다는것을보여준다.

김훈이쓴‘개’는회색의양장본이다.맑은회색바탕속에

‘내가난한발바닥의기록’이란부제가옅게기록되어있고

개처럼보이는개도두마리그러나역시옅은그림이라자세히보지않으면

눈에띄지않게그려져있다.

제법품위있고영특한개에관한사념이주인글다운표지이다.

오에겐자부로의만년의사색이란설명이붙어있는‘회복하는인간’이란책은

단출하면서도단정한글씨체에아무런장식이없다.

그어떤장식도불허하는담박한내용이면서도

그래서더욱맑고깊어보이는책의내용과더없이어울린다.

드보통의‘삶의철학산책’은헐거운듯한바랜듯한옅은밤색이주조를이루는가운데

만화그림이여기저기몇개그려져있다.

재미있고해박하면서도깊은내용과는상관없이

아직젊은작가의색채가드러나는표지이다.

‘자연뒤집어보는재미’는털이보숭하게솟아난포피사진이책허리춤에걸려있고

자연뒤집어보는재미라는책제가정말잡초뽑아내지않는뜨락처럼

표지전체에거친글씨로쓰여있다.재기발랄한느낌이다.

흠,당연히기대를가지고읽기시작했다.

꽃이꽃의생식기라는것은어린아이들도이미알고있는사실이다.

그런데환경을너무사랑해서

환경독재자를기다리는이목적의식이투철한작가는

꽃을꺾는다는것은남의생식기를꺽는아주망측한행동이다고표현하고있다.

한수더떠꽃을꺽는다는것-.

그는꽃에서꼬와ㅊ을분류해ㅊ에손잡이라고ㅜ를붙여

돌연꽃은꼬추로변한다고강변한다.

장미사진옆에실제이상황을적어놓고있다.

그래서꽃을꺾어들면남의고추를꺾어흔드는것과똑같은절묘한사실이

꽃이라는글자속에들어있다고새로운발견처럼신이나있다.

언젠가초등일학년아이와별에관한이야기를하면서

별은밤하늘에빛나는아름다운창조물로서유성이되기도하는데

그순간소원을빌면…..하는데

그아이가그랬다.별은가스로가득차있는운석의하나이며

그빛이지구까지날아오는데…….*&*(**&&^

쓸데없는지식이어린아이에게들어박히면별이라는아름다운창조물을

앗아가기도한다는것을그아이에게서배웠다.

아무리책이사실과지식의연장속에서비롯되어진다고는하나

그표현의격은있어야한다고생각한다.

비록자신의목이꺽인다할지라도

자신의몸이꼬추가되거나매파를기다리는생식기를활짝내밀고있다고한다면

어이꽃이라하여즐거울까,

**

엷은노을남은볕이절집을비추이니

반쯤은붉은빛에반쯤은누런빛.

맑은차한사발이다만내분수거니

누린내나는세상온종일바쁘구나.

澹靄殘陽照上方半含紅色半含黃

淸茶一椀唯吾分羶臭人間盡日忙/혜장

**

하물며맑은차(淸茶)한잔에충분히만족할수있는

‘사람’임에더무엇하랴.

*사진은강화에서찍은산수유꽃망울과다도박물관의정경

2 Comments

  1. 흙둔지

    2011년 1월 25일 at 8:01 오후

    쓸데없이알고있는지식들로인해오히려제약만되곤합디다.
    여태것살아오면서아직도악착같이붙어있는숫자4에대한공포처럼요…
    과일이나빵기타다른물건을살때4개가되면
    한개를슬쩍빼거나한개를더집어넣곤하잖아요.
    무엇이든지4와연관이되면무조건피하고싶은게솔직한심정이거든요.
    그런쓸데없는지식들이우리들행동에얼마나많은제약을주는지모릅니다.
    하지만알면서도그것에서벗어나기는쉽지는않더라구요.

    이렇듯알게모르게나를제약하는수많은지식들이얼마나많을까요?
    잘못된지식으로인해지배당하고
    감정에동요를주는것들이얼마나많은지황당할뿐입니다.
    모르는게약이라는말이새삼스레다가오게하는좋은글에추천꾸욱~

    사진을보아하니똑딱이디카는아니고DSLR인듯한데…
    이제독서나음악감상뿐만아니라사진취미까지추가되셨나봅니다요~
    좋은현상이지요…^_^
       

  2. 푸나무

    2011년 1월 26일 at 9:32 오전

    숫자4에대한공포는없는데
    그대신나에게는변소공포가여전히있어요.

    우리때는내내푸세식
    높다란공간이
    아니아주컴컴한공간이다리아래펼쳐졌잖아요.
    그뿐아니라
    음산한목소리로
    무슨보자기가좋냐?
    파란색?
    빨간색?
    으으.

    지금도상상속에서도
    여전히별루예요.
    그런화장실은

    서울내기
    현수씨는그런화장실안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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