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2010년3월백사면덜핀산수유속의울엄마닭장이던가?를바라보고계신다.

엄마를모시고산다는이유만으로갑자기효녀딸이되고효자사위가되어버렸다.

엄마레벨어른들은

영아,니가최고다잉,안서방최골세,

형제간레벨들은

역시나~~~고맙다등등,

그러나가만히보면엄마를모시고살면서덕을보는쪽은나다.

엄마는86세이시지만

나보담훨씬더바느질도잘하시고다림질도잘하신다.

걸레들고이구석저구석즐겨닦으신다.

엄마힘들어,하지마시랑께,하면

아야,이른것도안하믄죽은목숨이제,니는어매가운동한다고생각하그라.

우리집침모에다림사에집사노릇을거의완벽하게해주신다.

외출하면서

‘엄마혼자심심해서어짜까?’하면

‘아야내가느그아부지돌아가시고내내혼자산사람이다.

나는혼자있어도하낫도안심심해야.‘

우리가전부외출하고혼자계시는것을

실제은근히즐기시는것같기도하다.

우리없으면

보성에서처럼찬송을큰소리로하신다고한다.

다리아픈것만빼면건강하셔서식사도잘하시고

총기는오히려나보담한수위시다.

특별히엄마를위해서음식을따로장만하는것도없고

같이산다는이유로엄마용돈도이젠안드린다.

오히려아들들이주는용돈을가지고

전동차타고가셔서아파트장날이나동네마트에가서시장도자주봐오신다.

마트전단지독서(?)아주열심히하신다.

언젠가엄마가CNN을아주열심히시청하고계셨다.

‘엄마알아듣지도못하면서왜저방송을보셔?’했더니

배시시웃으시면서하시는말,

‘에이비시읽을라고본다.’

참고로울엄마얼마전까지노트두권가량쓰셨다.

에이비시디이에프….지까지,

그래서이즈음은에이비시읽으실수있다.

독실한기독신자이신엄마가불교방송을보신다.

그러면서하시는말,

‘아야,우리는맨날하나님이야기하는디

저사람들은맨날사람이야기만하드라.‘

이런이런,촌철살인이라니……

엄마가즐겨보시는방송에는장기방송도있다.

장기만두시는것이아니라장기방송아나운서품평도하신다.

‘아야,장기방송여자들은째깐촌스럽드라야.

다른방송여자들보다,’

근데정말그런것같기두하더라.ㅎㅎ

신앙이사람에게미치는영향을엄마를보면서새삼되새기게된다.

주로낮에는성경을읽거나기독교방송을보시는데

그럴때마다노트에무엇인가를적으신다.

말로나에게전달까지는아주명료하게하시는데

엄마의적은글은암호처럼해독하기가어렵다.

그러나엄마의마음은충분히읽혀진다.

아직도어떻게살겠다는각오의말씀이다.

86살묵은엄마에게서

55살묵은딸은

딸에게없는정열을감지한다.

그정열은삶에대한감사이다.

다리아퍼서자주외출도못하면서사시는시간속에서맨날그러신다.

‘아이고이렇게따뜻한집에서목욕하고싶으믄목욕하고놀고싶으믄놀고

성경보고싶으믄성경보고기도하고싶으믄기도하고텔레비전보고싶으믄

텔레비전보고이라고딸이해준밥묵으면서이라고편안하게살다니….

나는니한테와서살생각은참말꿈에도안했는디,

이제까지아무한것도읍는허순덕이에게이른(이런)은혜를주시다니’

늙으셔서,세상이허망하고

다리아프셔서짜증이날법도한데

날마다새아침이,

새로운시간이감사하고또감사하니

이게보통정열인가,

정열을신앙으로바꿔읽으셔두무방하다.

나도86살에저렇게엄마처럼

희망에가득차서

편안하게

감사하며살고싶다.

물론울엄마할머니땡깡!도있으시다.

동네미장원세곳을돌아가시면서머리손질을하시더니

한곳이마음에드신다고했다.

근데그집이동네에서제일비쌌다.

미장원에가파마하시면서그러셨단다.

어야,나돈이만원배끼없응께이걸로파마해주소.

돈은이만원배끼없다고해놓고머리카락좋아진다는약은

만오천원주고사오셨다.

주인도엄마도돈없다는좀전의이야기는서로하지않는다.^^*

아,이런해석을했을수도있겠다.

파마에쓸돈은이만원배끼없다.ㅋ~~~

‘어야,나담에머리자르러올텡께오천원에해주소.’

‘아니어요.아이들도육천원받는데요.’

‘나는그냥오천원각고올거시여.’

‘그러면남모르게그냥살짝주세요.’

협상도잘하시는울엄마,

글쎄엄마모시고살면서다좋은데

걱정하나있다.

이렇게같이살다가하늘나라가시면

이런이런,

생각만으로도너무슬퍼서…….

그게제일문제다.

9 Comments

  1. 느티나무

    2011년 2월 1일 at 7:04 오전

    아~푸나무님,
    축복입니다.어머님이랑같이사시는시간이
    푸나무님에게는축복이시라는것,아시죠?

    어머니도아주잘지내시네요.
    다림질하시고,걸레드시고,바느질하시는것말리지마세요.
    어머님은그렇게하시는것자체를즐기시고계시고,
    또어머님말씀대로어머님은’운동’으로여기고계시니까요.
    그런것못하시게하시면어쩌면어머님은몸살이나실지도몰라요.ㅎ
    시골에서농사지으며부지런히몸을움직이시며평생을지내신분이시니까요.

    저희엄마도이곳에서시민권시험을본다고
    얼마나열심히abc부터배우시면서외우고쓰시고…
    저한테도물어보고,우리집에오시면제딸들에게도물어보면서
    일흔다섯이넘으신분이그렇게하시는모습이어찌나보기좋던지…^^
    나중에엄마유품정리하면서그노트북과연습장들을붙들고
    하염없이울었던기억이나네요.
    저희엄마는레슬링프로를아주즐겨보셨어요.
    지난번크리스마스때온가족이모여지내면서어쩌다티브에서레슬링경기가나왔는데
    아이들이하나같이,아…우리할머니가젤좋아하셨던프로그램이다…하더라구요.
    그러면서어떻게할머니가레슬링을그렇게즐겨보셨는지자기들은모르겠데요.
    그래도자기들이어렸을때할머니가레슬링보고싶은시간과
    자기들이보고싶은프로그램이겹칠때는할머니한테티브를양보했다고…^^

    그리고푸나무님이젤문제라고말씀하시는것,
    미리걱정하지마셔요.
    그저같이계시는시간,정말정말잘지내시면좋을것같아요.
    나중에젤생각이나는것은같이지낸시간속에서,
    서로생각하고사랑하고보듬어주면서지낸시간속의엄마일꺼예요.

    설연휴가길지요?
    온가족이모여즐겁고행복한구정이되시길…^^

       

  2. 블루바다

    2011년 2월 1일 at 8:56 오전

    어머님과같이지내는시간은참즐거우시죠?
    저도그렇습니다.서로기억하는한마디로이전의기억을떠올리고
    대화하면서지내고있답니다.
    어머님더욱건강하시길빕니다.   

  3. 푸나무

    2011년 2월 2일 at 3:11 오전

    레슬링이요?하하,
    느티나무님엄마도울엄마처럼총기있으시고젊으셨나봐요.
    울엄마랑내내같이살던교회사모님이
    그러시드라구요.
    권사님(울엄마)지금도여전히청년이시다구요.

    전가끔일본스모를즐겨봐요.
    스포츠에전혀흥미가없는데스모는좀땡기더라구요.ㅎㅎ

    그곳에서는설기분안나시지요?
    이곳도점점그러긴해요.
    가족들끼리모이는것외엔,

       

  4. 푸나무

    2011년 2월 2일 at 3:12 오전

    블루바다님엄마도함께사셔요?
    아니면가까이?

    아직은엄마가계셔셔
    고아가아니라는사실이얼마나좋은지….

    블루바다님엄마께서도건강하시길빕니다.   

  5. 모랫바람

    2011년 2월 3일 at 3:34 오전

    건강하신어머님을두신푸남님은행복하신따님^^
    어머니가어찌그리부지런하시고
    하시는말씀들이귀엽고척척가슴에와닿는지
    전부詩가됩니다.

    떡국은요?
    오늘엄마에게전화를드렸드니"떡국은먹었냐?’하시면서
    당근못먹었을걸아시면서도그리물어보십니다.
    엄마는송편을못먹는사실에도목메어하시고…

    "엄니,난나이먹기싫어떡국같은것은안먹어유!"

    에고,내일아침비행기로2주간뉴오크에갑니다.
    그곳에서볼일들이많고해서잠시이(블로그)세계에접근못할것같습니다.
    건강하고즐거이지내시길!   

  6. 숲. 나무

    2011년 2월 3일 at 4:14 오전

    새로운아침마다피어나는어머님의감사가
    저렇게아득하게아름다운노란산수유꽃으로핀것같습니다.

    글,하나하나
    때론,감탄으로때론놀람으로때론흐믓한마음으로
    잘읽고있답니다.

    그저감사한마음으로읽고만가려는데
    현기증날듯한노랗게아름다운어머님의감사가
    이렇게글을놓게합니다.

    어머님도,푸나무님도
    늘,오늘처럼행복하시기를바랍니다.
       

  7. 푸나무

    2011년 2월 3일 at 10:25 오전

    숲나무님,
    우리이름만으로도이미같은반이지요.
    산수유는봄을시작하는나무시춘목으로도불리우는데
    좋아하는나무중의하나입니다.
    이른봄사람을참아련하게만들곤하지요
    그래서
    가능한한산수유피는시간이면
    부러
    그나무를맞이하러나가곤하지요.

    설잘쇠셨지요?
       

  8. 푸나무

    2011년 2월 3일 at 10:40 오전

    아이구이주간이나뉴욕을요?
    이야기거리가득히품어오시겠니더.

    울엄마귀엽지요,
    전에도나이든할머니들가끔귀엽다는생각을했는데
    울엄마도배시시웃으시면귀여우세요.

    그나저나엄마가참보고싶으시겠다.
    그대도엄마보고싶으시겠고

    잘다녀오시우.   

  9. Elliot

    2011년 3월 30일 at 2:18 오전

    재롱떠시는옴마를보는딸의재미가쏠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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