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아이간단꾸를입었다.
엄마가천을떠다가집에서만들어준옷인데
간단꾸가그리깨끗하지는않다.돌작지탓이다.
그때그자그마한아이와그친구들은
공기놀이라는세련된이름대신
"돌작지"라는이름으로그놀이를부르곤했다.
돌을가지고작난하는손가락놀이라는이름이었을까?
그즈음그아이는그돌작지에반해서
(사람한테만반하는게아니라는것을
그아이얼마나어른이되고나서야알았으니…..)
반한사람들이하는짓을그아이이것저것다했다.
가령그아이심심하면돌작지하는꿈을꾸곤했다.
꿈은현실보다훨씬더적나라하고혹은더욱감정적이어서
꿈속에서아이는잘운다.
물론돌작지돌을다아잃어버리곤난후이다.
울면서돌을찾으러다녔지만
돌은아무데도없다.
모두다빗질한땅이거나돌작지하고난후맑게씻겨진땅들뿐이다.
어쩌면정말단순한이게임속에
깊디깊은인생길이그득하게고여있다면
믿으실랑가,
어린아이들이자리잡고앉아서길에서주은돌로하는게임,.
그무형의규칙속에우리네삶이펼쳐진다면
에이,설마,하실랑가,
풍수지리설이무덤이나
혹은집터만을위해서있는것은아니다.
돌작지를하기에좋은땅도있다.
우선나무그늘있어야하고
돌이나자갈이박혀있지않는아주고운흙으로된땅이어야한다.
거기다가조금지대가높아서
저넓어보이는밭이랑이나푸르른쪽빛하늘이잘보이는곳이라면더좋겠지.
돌을잃고나서눈물나면
눈물흘리는대신입다물고꿋꿋하게바라볼수있는곳말이다.
만약우리네사는곳이
곡식엉글어가는풍요로운들판을바라보고살수있다면
하다못해풀피리만들어
비록소리아름다이나지않을지라도
풋냄새맡으며ㅡ흭불어라도본다면,
짙푸른보리밭이라도가까이두고산다면
돌을전부잃고나서눈물을흘리는대신
입다물고꿋꿋하게바라보듯
아무리외롭고고달프다할지라도
목욕탕물나오는곳에다목을매는대신
그들판에
고함이라도칠수있지않을까,
그때의돌작지는지금의공기놀이처럼다섯개로하기도했었다.
너무추워서밖에서놀수없을때양지바른교실이나
햇볕따사로운곳에서하는놀이
그러나
그작은아이를반하게했던것은다섯개로하는공기놀이보다는
아주많은돌을가지고하는돌작지였다.
우선팀이이루어지면아이들은돌을주으로다닌다.
30개든50개든….
참공평하기도하지,
다섯개여섯개까지한손으로쌱잡아먹어도될만한크기,
무엇보다날카롭지않아야되며
돌끼리부딪혀도바스러지거나결이무너지지않는단단하고매끄러워야한다.
(사람도이러면얼마나좋을까,남에게상처를주지않으며
홀로일때는단단해서쉬상처입지않으며…..)
그런놈들을발견해내기위해서는
제법눈이밝아야하며
제법센스티브해야하며
통찰력까지겸비해야한다.
돌을치마폭에싸안은아이들이
햇살길게스며드는나무그늘아래로모여든다.
같은갯수의돌을서로내어놓고아주잘섞는다.
지금생각하면섞을필요가전혀없는데도
하여간아이들은아주정성을다하여섞곤했다.
(우리들도그리섞일수있다면,니것내것가리지않고화합할수있다면….)
그렇게게임은시작되는것이다.
세개짜리는좀못하는아이들,네개짜리는좀잘하는아이들
룰을정해놓고따먹기시작하는것이다.
그돌들다아없어지면
다시또엉덩이아래깔고있던돌을공평하게내어놓는다.
돌을못딴아이들은둘중의하나다
다시돌을주으러가거나
아니면구경하거나…….
어느날인가아이
셀수도없이많은돌을땄다.
아이들돌모두를싹쓰리(그때도이런단어있었을까?)한것이다
아이는흥분했고좋아서,너무좋아서
가슴뛰는소리가귀에들릴정도였다.
그흥분이채가라안기도전
사위가빨갛게변해가며태양은커지기시작했다.
누군가를부르는소리가들려오자아이들은홀홀이일어섰다.
간단꾸를입은아이
결국홀로남아
태양더빨개지다가결국사라질때까지
그돌들못놓아서만지다가홀로울다가집으로터벅터벅돌아간다.
게임이끝난후,
그아이돌아가는길에는어둠이고요히내려앉았고
그토록이나가슴뛰게하던수많은돌들은그냥돌이되었고,……
마치축소된그림처럼우리네인생길의끝을보여주는대목아닌가,
혹시그때그아이
돌작지의허망성을알았고
그허망함이그녀의인생살이에꽤여러가지영향을미치지않았을까,
이제공기는우리아이들손에서도사라졌다.
아들이마지막으로가지고놀던공기는금빛이나는마치얼른보면금구슬처럼
보이던공기였다.
크기는작았지만무게는좀있어서그런대로색깔고운
플라스틱공기보다는덜경망스러운,
몇번그간딴꾸입은아이를기억하면서
아들의공기를주물럭거려보았지만’낯섬’외에는아무것도없던허망함,
태양빛도어두움도무엇보다그가슴뜀도없는그냥무생물….
아그렇다면
그간단꾸입은아이가만졌던돌들은
따스한온기가있는생명체였을까?
이나경
2011년 2월 5일 at 1:19 오전
황순원의소설같습니다.
저희는어렸을때이놀이를’빤똘’이라고불렀습니다.
반반한곳에서하는돌놀이?인지모르지만손톱에흙이가득가닥베이도록
빤돌놀이를했지요.할아버지는너무빤똘을많이하면가뭄든다고조금만하라고
하셨는데어디서근거한이야기인지모르겠네요.
간땅꾸는지금도좋아하는스타일의옷인데…..그립네요.
느티나무
2011년 2월 6일 at 12:53 오전
제집근처에작은공원이하나있는데
그주위를몇바퀴를돌다보면,
내가지금몇바퀴를돌았지?셀수가없드라구요.
그래서그근처를둘러보니딱,공기놀이할정도의크기를가진돌멩이들이있어서
열개를적당하니동글동글한거로찾아내어바지한쪽주머니에넣었다가
한바퀴돌때마다돌멩이하나를꺼내어다른쪽바지주머니에넣곤했었죠.
아…물론집에돌아와서
돌멩이5개로공기놀이를잠시하기도했었구요.
위의글을읽다보니,
뜬금없이오래전이야기가떠올라서…^^
돌작지라는이름은지금처음듣습니다.
푸나무
2011년 2월 7일 at 1:07 오전
빤똘이요?
그이름도참이쁘네요.
맞아요.손톱아래흙이들어가곤했어요.
요즈음엄마들은아마도손더러워진다고
그런놀이못하게할것같기도합니다.
사실
빤돌돌작지놀이를할만한흙,땅.두없긴해요.
기껏해야화단의흙외에는
동네에는그냉땅두없잖아요.
놀이터모래위에서는못하는놀이구요.
간땅꾸=원피스는
날씬해야이뻐서
짧고통통한저는못입고있답니다.^^*
푸나무
2011년 2월 7일 at 1:13 오전
얼마전에단팟죽먹으러가면서
앞차를따라가는데,
저처럼산만한사람은앞차따라가기
그것못하겠더군요.
왜냐면
금방딴생각을하면서
혼자가버리는거예요.
그날가서먹은단팟죽은맛은있었지만
무슨아줌마들먹는단팟죽을
얇은접시에
크기도자그마한.
몇수저떠먹으니바닥이보여서
이게무슨스프도아니고…..
입맛만다셨지요.
그나저나동네에따라서참이름도다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