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薄茶

가물가물하긴합니다만
어디선가읽은글중에
뇌사상태의사람에게모짤트를들려주고있다는이야기입니다.
실제적으로
아이큐검사를하기전
모짤트를듣고나서검사를한그룹과듣지않고한그룹차이간에
점수차이가분명히났다고합니다.
모짤트의푸가를아주열심히따라듣노라면
뇌세포의활동량이달라진다고도하니
믿거나말거나지만
뇌에문제가있다고당신혹여겨지시거들랑
모짤트41번이든지푸가든지
아니면피아노소나타같은곡을들으시면서
운전을하시면어떨가싶습니다.

차막힌다.

아,고마워라,

모짤트나듣자
그러면서검지손가락을수욱누르면
멋진음들이우아한포즈로
당신만을위해서
차안에서춤을출겁니다.

무엇보다이아름다운연인은선물을사달라고조르지않습니다.
사랑해달라고요구하지도않습니다.
시간내달라고도칭얼거리지도않아요.
그게옷차림이머냐?성격이왜그리쪼짠하냐?
겨우돈그것밖에못벌어오냐?

저이웃집김사장봐라.
키크지,체격좋지,분위기있지,무드있지,
도대체당신은머냐?
이런말절대하지않습니다.

거기다가아무때나부르면
허리춤여밀새도없이
고무신도신지않고
밥먹던수저까지놓은채
득달같이달려옵니다.

그리고앞에섭니다.
쌔근거리는숨결도감춘채
그저푸욱안아줍니다.
외롭고싶으면더외롭게해주구요.
기쁘고싶으면더기쁘게해줍니다.
서늘하고싶으면서늘하게해주구요.
따뜻하고싶으면따뜻하게해줍니다.
조금작아지렴,하면작아지고
내귀청을좀뚫어주렴.
속좀시원하게해주렴
그러면아주커다란소리로펄펄납니다.

至美,
더할나위없이아름다운연인입니다.

음악을들으면서
다시이책저책뒤적거리기시작합니다.
그러다가이렇게멋진단어를보았습니다.

<薄茶>
맛없는차를이름하기도하지만
자신이만든차를겸손히부르는이름입니다.
이박다로至味를삼는다는뜻입니다.
더할나위없는맛.맛에이르는차.

혼자마시는차는離俗이요
속세를떠난다기보다는속세의일을떠나는순간을이름하겠지요.
둘이마시는차는
한적입니다.
셋이마시는차는유쾌이고
대여섯명이마시면그차는저속이됩니다.
일곱여덟명이어울려마시면
<博愛>가된다구요.

박애라는단어가또얼마나좋은단어입니까?
근데이좋은단어도
이렇게우스꽝스럽게쓰인는것을보니
홀로미소를짓지않을수가없습니다.

모짤트이펙트도그렇고
박다도그렇고
이게사실은모두가다
<아취>에대한이야기입니다.

아는자나아는이야기
느끼는자나느끼는이야기
눈에보는것만보는눈을가졌다면절대로바라볼수없는풍미의이야기이지요.

모짤트이펙트도엄밀하게이야기해본다면
음들이저혼자뇌를두드리지는않을거예요.
그음을옮기는동력은
그렇지요,
우리안에깃들어있는
느끼는,
아는,
보는,
만질수있는,
정서이겠지요.

박다로시작한지미도
사실은
차라는식물의잎에서시작하지만
박다가되기까지의과정도있지만
차를끓이는자의정성과함께
그지극한겸손함에서
시작된다고도보아야겠지요.

그박다의맛을현저하게느낄수있는섬세한혀는
또한그박다를절묘한언어로표현할수있을거구요.
그표현을듣고무릎을치곤난벗은
다시또아름다운댓귀를하겠지요.

그벗들사이에서공감이라는
공간의아리아가한도없이펼쳐질거구요.
거기에다낙숫물떨어지는빗방울소리가들려온다면……

아주오래된누우런세로로된책에서미소지을수있으니행복하고
이백오십년전할아부지가
내연인이되어내곁에서이리멋진음들의향연을펼치니
어찌더행복할수있겠습니까?

홀로끓인커피는나를위한
나만을위한박다이며
그리하여
홀로이라이속이며…..

프로이드가그랬지요.

기억은매우,자주,

위조되기쉬운물체이며

무엇보다실체가아닌

생각해내면서형성되는것이라구요..

당신을기억합니다.


5 Comments

  1. 느티나무

    2011년 2월 9일 at 2:06 오후

    가끔,
    전혀기대하지않았던음악을들었을때의기막힘이란!
    맑고청아한목소리가이른아침의방안가득히퍼집니다.

    사진도좋구요,
    둘이마시는차가’한적’이란것,첨알게되었습니다.
    왜둘인데한적이라고할까?하는순간,그뜻을알것같네요.ㅎ

    푸나무님,
    저도당신을기억합니다.

       

  2. 흙둔지

    2011년 2월 9일 at 8:45 오후

    실제로운전중짜증이날때
    마치성가곡같은모짜르트의라우다떼보다는
    세레나데나디베르트멘토가좋지않을까요?
    모짜르트의세레나데나디베르르멘트를듣다보면
    슬며시짜증이풀어지곤하거든요.

    목축업자들이사육하는가축들에게
    클래식을들려주는건이제일상적이되었더군요.
    그녀석들도뇌가있으니자연히들릴거란생각입니다.

    기억은매우,자주,위조되기쉬운물체라는
    프로이드의말씀이참인상적이군요.

    깊은사유에빠지는습관은여전하신가봅니다.^_^
       

  3. 푸나무

    2011년 2월 11일 at 1:34 오후

    모짤트의저녁에드리는기도라는곡입니다.
    요즈음기도에관해서생각하는데
    우리의기도라는것이
    언제나
    삿되고
    육적이고
    탐이지요.

    저런노래같은기도를할수있다면
    삶은이미달라져있겠지요.   

  4. 푸나무

    2011년 2월 11일 at 1:43 오후

    바흐이전의침묵이란영화혹보셨어요?

    전한번봤는데기회가되면꼭한번더보려구해요.
    그러면조금더알수있을것같아서….

    그래서프로이드는
    그런말도도했더군요.
    기억은
    과거에대한진실이아니다.
    단편적인진실이긴하지만
    본질적으로는만들어진이야기라는거지요.

    근데점점그말이제안에서확인되어가고있어요.^^*

       

  5. 2011년 2월 13일 at 4:36 오후

    오늘밤은푸나무님의모짜르트로기도하며잠드는행복을누리겠습니다.
    좋은글들감사합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