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민구보씨의하루’라는책은
일상용품의비밀스러운삶이라는부제가붙어있는책입니다.
왜하필이면구보씨일까?
소설가구보씨와녹색시민구보씨.
소설가구보씨는원래박태원의소설입니다.
장가못간그러나친구를좋아하는
매우소심하고소시민적인사람이지요.
그뒤최인훈이구보씨를패러디한작품을여럿내놓았고
최근작가인주인석도구보씨를주인공으로글을썼습니다.
구보는박태원의호라고했는데
아마글속에서세월을지나다보니
우리의아주친근한이웃이되었나봅니다,
구보라는단어가주는어감도
친근하고다정하게들려서말이지요.
하여간이구보씨가이번에는녹색시민이되어서
우리들일상용품의비밀스러운삶을우리에게이야기해줍니다.
환경론자인작가는
문제해결의첫단추는’인식’이라고단언했지만
제가보건데
이’인식’이란아저씨는
구보씨이상가는소심한,내밀한,정체불량한,아저씨입니다.
인식한다하여
인식했다하여
인식함으로……
그인식이형상화되기까지는
살짝스친상처가덧나지않고거의다나아가는형국과
비슷하다고나할까요.
그럼에도불구하고
인식하고
인식못하고의차이는자명합니다.
사실이책은읽어가면서아주불편한책입니다.
읽을수록
이해될수록더욱힘들어가지요.
오늘아침커피드셨나요?
자판기커피를드셨나요?
원두를드셨나요?
스타벅스커피요?
아,벌써세잔째시라구요.
정말이제커피는우리네삶의
일상용품이되어버렸습니다.
서로간의관계속에서빚어지는향기두되구요.
아,안녕하세요?라는인사두대신하구요.
무엇보다
커피라는단어속에는낭만이있지요.
고아한다상을필요로하지않으면서도
가볍고경쾌하고그러면서도나름대로그윽한분위기가있는….
눈내리는날날창밖을보며커피/…..
스산한가을바람속을커피….
비오시는날커피…..
해저물녘입니다.커피……
그일상용품이되어버린다정한커피속에
아주잔혹한성품이포함되어있다이겁니다.
잔혹한커피의비밀이라고나할까요.
커피의미로라고나할까요.
원두커피한잔은커피나무한그루에서자란원두60분의일정도인
약100개의원두가필요하다는군요.
커피주산지의하나인콜롬비아의안티오키아지역에서는
19세기말에서20세기초에이르는짧은기간동안
울창한원시림이대부분사라졌답니다.
비옥한계곡주변은소를방목하기위해
산등성이지역은커피와과실수를재배하기위해서이이지요.
원래커피는키큰나무밑에서자라나는데
이키큰나무들을비롯한엄청난식물종과
조류의종류가지구의1%도되지못하는
작은땅콜롬비아숲에있었답니다..
그런데커피의소비가많아지자
농장주인들은키큰나무를베어내고
수확이많은새로운커피나무를심었다는거지요.
이는땅의부식을불러왔고수많은새들을멸종시키는결과를가져왔구요.
당근
새들의번식지가없어지자
뒤를이어해충이극심하게번식했고
농장주인들은독일라인강계곡에서합성된살충제를
커피나무에뿌려댈수밖에없구요.
농약은해충을죽이기도하지만
일부는노동자들의폐로들어갔고
일부는식물들과동물들그리고물로스며들어갔답니다.
또한하루천원벌이도못하는노동자들의손으로인해
커피열매는나무에서따지고
원두알갱이500그램을만들기위해
1킬로그램의커피겉껍질은강에버려져
부패하면서물고기가필요한산소를소모하게되구요..
커피를운반한화물선은
오스트레일리아산철광석을사용한한국산강철로
일본에서만들어졌고베네수엘라산석유로운행되구요.
경기남부의어느공장에도착한원두는
공장에서볶아지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의유전에서뽑아낸기름을사용했고
다볶아진원두들은폴리에틸렌,나일론,등네겹의용기에포장되어
쇼핑센터의종이봉투혹은비닐에담아져
구보씨집으로시집오게된거지요.
원두는일회용플라스틱계량스푼을사용,
분쇄기에넣어지는데
이분쇄기는철알루미늄구리프라스틱등을이용해
중국에서만든제품으로전기로작동되구요.
구보씨는커피머신에200리터의물을부었고
메이드인차이나라고쓰여진머그잔에담아
커피를마신뒤
그가마신양보다훨씬더많은물을들여컵을닦구요.
설탕과크림그리고그후의쓰레기들….
휴우,
그래서니는커피오늘안마셨나구요?
마셨습니다.
이모든미로속을헤매이며
아,내가지금마시는커피는
개울가피래미의혹은생선을죽인댓가여!하면서도
두잔이나마셨습니다.
그래제가말씀드렸잖아요.
인식한다하여
인식했다하여
인식함으로
인식의형상화혹은액션까지는아주요원한일이다구요.
가령이책에서는신문의쓰잘데기없는광고나기사에현혹되는것보다
이웃에따뜻한관심을기울일것,
그러면서이웃과같이공동으로신문을을구독해보라고햇는데….
아니면도서관에가서신문을읽던지…..
그러나다시그럼에도불구하고
이책을읽으면서생각합니다.
소비에대한
혹은소유에대한천박한의식보다는
<자발적가난>을즐길수있을것!
(혹자발적가난이아닌진짜가난이라면
더욱즐길것!!!!)
<비물질적인것>에대한관심을높이며살아갈것,
비물질적인것이월매나많은지….
사소하고작은것들은
또월매나많은지……
하여간이책의한가지결론은
"흔적을남기지마시요"
인데….
작을수록흔적도적을터……
후유,
이래저래쉽지않습니다.인생!
아멜리에
2011년 2월 26일 at 4:19 오후
음음..짐작은대강하고있었지만,역시무섭네요.
나처럼대충사는사람도,그래요.커피한잔에얼마나많은소비,인간의욕망이자연에대한패해가들어있나하는것.물론아껴마시고있구요.최대한물을덜쓰려고,커피포트를날마다닦거나하지도않고,커피잔도하루종일사용합니다.-난커피중독자라하루서너잔은보통.심하면7-8잔까지마시거든요.
이거저엄청게으른것같죠?그래도이렇게해요.물사용량을줄이는것.이것이첫번째.
푸나무
2011년 2월 28일 at 6:41 오전
아,나도물을쓸때마다
물생각하거둔요.
만약이물이없다면……
그렇다고해서물을안더럽힐수도없고…..
커피포트나두그런데요.^^*
푸나무
2011년 3월 10일 at 2:24 오전
무님
재미있으시다.^^*
bbibbi
2011년 3월 17일 at 8:04 오후
난,오늘도커피를마셨다.
잔혹한커피의진실을알고도..또,마셨다.
진실이란….알면알수록불편한거…맞다…
그러나,인식하고…못하고의극명한차이를떠나,
인식했다하여…..인식함으로….인식의형상화혹은액션까지는….
정말로아주요원한일이라는말씀에몰표!!!!!!!!!!!!!!!!
피할수없을땐,즐기라는말이있듯이…
그렇담,난….자발적가난을즐길수있을까?
그게진짜가난이라면…더욱더….아닌듯이즐길수있을까?
그래..억지웃음도,걍웃기만해도건강에좋다더군…
그래…물질이아닌것에관심을가지고,
그것에가치를부여하며함,살아볼까나?ㅎㅎㅎ
올만에공감하는글..잘읽고간다는…ㅎㅎ
꿈쟁이
2011년 4월 25일 at 7:46 오전
커피를좋아하는저에게너무나비극적인소식…
오늘부터는커피를줄여야겠습니다.
좀더좋은세상을위하여
bbibbi
2011년 4월 29일 at 10:01 오후
우리주변에알고보면불편한진실들이참으로많지요.
어?댓글을쓰려하니…저위에….
제가언제썼죠?기억이안남…ㅋㅋ
언제다녀갔나했더니…3월18일….
방을만들기전에처음으로방문해…
처음으로달았던댓글…
내가나를여기서만나니…
디게감회가새롭네여…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