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란 무엇인가?

눈물이란무엇인가 저자 심노숭 출판사 태학사(2006년05월22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어제택배로온책을받아들고서
남편에게그랬습니다.

난늙어도행복할수있을것같애요.
왜?
늙어도이렇게책은볼수있을거아니예요.
욕심없다는마누라에게긍정인지부정인지모를미소를짓더군요.

하지만정말그럴것같습니다.
가난해도,
머리하얗게세어아무도안바라보아도,
얼굴에주름이쪼글쪼글거려도

그렇잖아요.
위영할머니에게도
저기저동구밖서성거리고있는

눈부신봄은
싱그러운젊은아이들에게다가오듯
공평하게찾아들것이고
마른땅적시듯촉촉한봄비

늙은할매마른마음이라고안적셔주겠어요?
봄꽃자지러지게피어나면

그럼요,할매마음이라고커다란바구니못만들겠어요?

봄꽃무수히담을수있구말구요.

더불어책이라면야……

여전히지금도관심이가장많이가는것이소설이긴한데
요즘은산문,
그것도아주오래전의사람들이쓴글들이
마음을자주사로잡습니다.
물론
일천한한문실력으로언감생심
옛글을감히읽을수나있겠습니까?
그저공부많이한사람들이해석해논글을읽는정도지요.
그러니세칸중의두칸이나제대로볼수있으려나요.
아쉬운눈길로
이룰수없는사랑하는연인을바라보듯
하염없는눈빛으로책속에서글을마주할뿐입니다.

어제산책도
제가좋아하는반짝이는문체를지닌작가의산문집한권과
노신의동생인주작인이쓴글
죽은이를그리워하는혹은경애하는글을모은책으로
아마도죽음으로인해새로운삶의형상을생각하게해주는책입니다.
그리고이름도처음들어본약이백여년전의심노숭이란분의
책한권눈물이란무엇인가?입니다.

이냥반이정조시대에살았던분인데
정조시대는문체반정이란기치를내걸고

중국의패사소품서같은책들의국내반입을금지하고
순정한문체를요구한시대이지요.
문체의다양화가의식의다양화를가져올것이고
그리하면국민을다스르기가어려울거라는거지요.
아주예전에카톨맄에서소수의사제들만성경을볼수있었던것도
같은맥락이아닐까싶습니다만.

다루다.
다스리다.
지금아마정조할부지
이시대에나타나셔서
수많은리더쉽중’종’의리더쉽이가장훌륭한리더쉽입니다.
라고이야기한다면아마뒤로넘어지시겠지요.

하여간이때이냥반패사소품서를썼다는구요.
예를들어
죽은아내를그리워하는棹亡文과시를
그것도이년여에걸쳐서
비통한마음을가득가득들어냅니다.

평생문우인심노숭의동생이
그런형의글을보면서
시경에는죽음뒤의애통함을담은글이없다며
그것이바로시경의은미한뜻이며성정의바름이라고
형을나무라기도했습니다만
그래도이냥반참그시절에자기자신을표현하며
여성스럽다라고했으니
자유를아신분이시다.싶습니다.

아내를묻고돌아오면서
그는생각합니다.
눈물은눈에있는것이냐?
아니면마음에있는것이냐?
이렇게시작한글은
결국인간을통찰하고인간의맘속에있는사랑을통찰해내며
그통찰을정취의언어로만들어
까마득한후대의이아줌마에게로
꽃의향기처럼스며드니
그참
글의향기는계절의미묘함못지않은듯합니다.

아내가죽고오년동안한번도기쁜일이없었다는그는
55살현감부임시
다시아내의무덤을찾아이런다정한언어로아내를그리워합니다.

….상략…..
그대죽은뒤로내깊이슬퍼하던바이오
이제노년에현감이되니그작기가콩알만하나다른이에게박할지라도
내겐두텁기그지없다오
그러나이제부귀영화를누린다한들무슨즐거움이있겠소?
……중략……
손주는곁에서즐거워하니
슬픈중에도기쁠만하고
살아있다는게문득죽음보다낫기도하다오.
……..하략…..

참솔직한글입니다.
아내의묘앞에서
남들에게는박할지모르나내겐두텁다며
현감의벼슬을이야기하는남편.

딸과손주의태를보며
죽음보다낫기도하다오하는남편

아마무덤속에서그아내
들을수있었다면
빙긋웃었을것같습니다.

혹여못웃었더라하더라도
이렇게오랜세월후의사람이미소를지었으니

그의글아니그의생각은생명이길기도합니다..

그후육년
회갑을맞아
다시그는아내를그리워하며
최후의도망문을남깁니다.

제가글을읽은걸까요?

아니요,
저는그리움을보았습니다.
사랑을느꼈구요.
한남자의글에서
밋밋해보이는일상의아름다움과
인생의매력을보게됩니다.

책을읽는다는것은참행복한일입니다.

4 Comments

  1. 느티나무

    2011년 2월 28일 at 6:02 오전

    입가에빙긋이웃음이걸려지네요.
    아하…이런조용한사랑도있구나…하면서요.
    하지만얼마나깊은사랑일까요?

    땅속에있는그녀는,
    땅속에있는것이아니라
    그의맘속에함께있다는것을
    그는벌써알고있었고….^^

       

  2. 푸나무

    2011년 2월 28일 at 6:39 오전

    가까이계시면
    이책빌려드려도좋은데,
    아니드려도괜찮은데,

    소소함이

    그윽할수있다는비방을
    알려주는책이었어요.

       

  3. bbibbi

    2011년 3월 17일 at 8:22 오후

    눈물이란무엇인가?
    그거슨…그거슨…한때,사랑으로잉태되었던씨앗…헐~아닌가?아니면말고…ㅋㅋ
    먼저,아내를떠나보낸노년의남자가죽은이를그리워하며쓴글들…
    그책을읽으며한없이행복해하는그대는,
    죽음을통해,삶을한번쯤뒤돌아보고생각하는….그런사람입니다..
    몇백년전사람의글을읽고,
    거기서,그리움을보고….
    사랑을느끼고…
    한남자의일상에서,아름다움과인생의매력을느낀그대는,
    참행복한사람입니다.
    책을읽는다는건…행복한일입니다.
    숲처럼나무처럼살고싶다!라고말하는그대…
    그게,뻔뻔하다는것을아는그대는…ㅎㅎ
    참으로멋쟁이요..   

  4. 푸나무

    2011년 3월 18일 at 2:21 오전

    삐삐님이름이사랑스럽습니다.
    사랑스러운이름과는달리
    글에서는
    힘이팍팍느껴지고,^^*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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