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寂

어느땐
아무도없는빈집에서홀로충만한시간을갖기도하나
산란스런일이있을때는
빈집의무게가버거울때가있다.

숲의향일지
산의정기를담은바람이라도
들이키고나면속이좀시원해질까싶어
차의시동을걸었다.

한강.
바람결에찰랑이며부서지며,
부서지면서나타나는물의모양들이
마치빛만이지닌은일한색감으로염색이라도한듯
빛으로반짝인다.
그잘디잔빛들의현란함.
봄의여신들이
나무,숲,강,사람들에게뿌려
돋게할봄의움들이
혹그빛나는것들사이에서
결결이숨쉬고있는것일까?

저렇게
부드럽게
아름답게움직이는것들.
장구한시간속에서한번도그치지않고내보였을몸짓.
그한량없는자태들이
삶의멀미기운을누르며
내안에정적을드리운다.

차안에가득한
카스트라토의음도내리고…..

妙寂.
단어대로라면참묘한정적이어린곳이라
그묘한정적이궁금하여
남양주를지나고
물어물어묘적사를찾아가본다.
길눈어두운탓에
한다섯번정도는물었을것이다.

묘한정적의계곡에는
자그마하게흐르던물이멈추어서
얼음의침묵을드리우고있다.

계곡이
나무가
자연이,사람조차
돈으로만보이는
알량한인간들의손길에의해
누더기같은천막지붕과먼지낀집들로가득하고
그래서아무런정적도없고
더불어묘한정적은수상할정도로없다.

사진에서보았던
비오는날의정취가득해보이던연못도
사진의요술탓이었는지
연탄재몇개쌓여있는얼음논이되어있다.

남양주가서서울보다남이라
봄이혹이르게와있을지도모른다고생각했는데
산속이라선지….

사람들사는요사채를
생긴그대로아틀라스처럼팔높이들고받들고있는
굵은통나무에게눈길몇번주다가
그와참궁합맞어보이는검은기와의지붕선에게도
마음좀주다가
절옆의전나무길을
천천히아주느리게걸었다.

드물게오래산나무들에게서는
오래된노인처럼
음험한기운이풍겨지기도한다.
그래서몇번용을쓰며
휘늘어진전나무를일부러서서노려보기도했다.

무정한싸움이
어찌전나무하고만이랴,
수많은내속의나와도끝없이싸우는것을….

돌아서나오는길…..
나무가눈에들어왔다.
저거저거
연리목아니여,

누르면서생각하니
연리목이그리흔하랴,
따로나서자라다가지름이굵어지니
자리를옮길수는없고
존재하기위하여
둘이하나가되는….
섪은과정인지기쁨의과정인지는모르나
연리목!

<맞닿은부분의껍질이압력을받아파괴되고
맨살로부딪히게되고,스킨쉽이이루어지면서
접촉단계를지나생물학적결합읗시작한다,
부름켜의거부반응테스트를거친후
두나무의세포는운명적인만남을위해결합을시도한다.
그리고방사조직을서로섞어버린다.>=책내용요약한글.

그리하여연리지가되기도하고
연리근이되기도한다.

사람소리가없는정적이
묘적인가?
정말고요하구나
이숲은.
여기어디쯤서핸드백속의책을꺼내
좀읽으면
다른고취함혹다정하게다가올까,

빈의자를찾았지만
없었고
있다한들
독서가어찌
나무들사이를걷는것보다우량하리…..

내발소리가선명하게울리는묘적!

여전히한강물드문드문바라보면서
돌아오는길.

묘적의그램만큼
산란함가라앉어있었다.
어제.

2 Comments

  1. 쥴리아스

    2011년 2월 28일 at 7:23 오전

    진짜묘적이네요..잔잔한글,그러나내발소리가울리는묘적!…좋은글강추합니다..^^   

  2. equus

    2011년 5월 22일 at 1:32 오후

    그잘디잔빛들의현란함을우리아들의이름으로삼았습니다."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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