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키도 하다 저 자연

생각많은시간들

아니생각의갈래가너무도많으니오히려생각이텅빈듯하기도하다.

무정키도하다저자연,

하여

무정속의숨은뜻을헤아리려니도무지두려움과허망뿐이다.

나는실제종말론자이기도하고비관론자이기도하다.

그러면서도제법낙천주의자여서감사할거리가많은사람이다.

욕심을죽이기에는종말론이최고이고

소유욕을벗어나기위해서는비관론처럼잘듣는단방약없다.

그러나

비관과낙천이결합하면실제약간시니컬한성향이나타나기도한다.

밀려오는검은해일속에

만약이라는배를타고슬쩍들어서본다.

무슨말을할까?

가슴은얼마나답답할까.

몸의아픔과두려움은?

내죄사하시고내영혼을받아주소서소리칠시간은있을까?

그런생각을하면서도여전히먹고마시고사람들과이야기한다.

어제가까운동네에서먹은옹심이팥죽은맛났다.

진하고구수했다.

미묘한팥의향기가제대로살아있는맛이었다.

소금만조금넣어서먹는데맛있어서기분이좋아졌다.

같이먹는지인도비슷한기분이었을까?

팥죽한그릇에이렇게행복할수있다니,한다.

그러고보면팥죽한그릇이단순한팥죽한그릇이아니란것이

명약관화하게성경속에나와있다.

팥죽을쒀서형에게주고대신장자의축복권을빼앗는,

그러니팥죽은어느때는행복자체로

어느때는축복으로나타나는것이다.

어디팥죽만이랴,

아주사소한것들,작은것들도

충분히커다란것이상의

순도높은가치를지니고있다는뜻도된다.

아이고우리남편용서하기로했어요.

일본을보니남편이동생에게집담보로돈빌려준것,

그게별거아니드라구요.

그냥속끓이지않기로했어요.

뒤돌아볼때마다너무속상했는데일본을보니

그속상했던것들암것도아니드라구요.

가깝게사는두사람의말이다.

요즈음크림스프를자주끓여먹는다.

따뜻하고부드럽고순해서마음에좋다.

늦은시간이라안먹어도될터인데굳이스프를먹고반신욕을했다.

뭉근한것도체하는지배가아파서깼다.

새벽예배를드리는데아주조금씩계속배가아팠다.

배를시계방향으로살살돌리고

엄지손가락과검지손가락만나는부분을누르니하품이커다랗게나온다.

그런데도계속배주위가아팠고

그작은아픔이참견디기어려웠다.

문득<아픔>자체가두렵고무서워졌다.

아프지않는편안한일상이얼마나다행인가,

감사할일인가,

아파야만깨닫게되는그빤한진리!

‘봄이온듯하더니간듯이추워요.

문득두분을생각하니참좋은사람이라는’

문자를받고

‘마음은언제나있지만도울길없어

속수무책이라생각날때마다기도할뿐이라는’

답문을보내며

혹그녀에게도

저무정한쓰나미가

아무것도아닌허망한인생의끝을보게하면서

자신이처한삶을뒤돌아보게하고,

혹시나고달픈시간을조금이라도비껴서있는게아닌가

라는생각이들었다.

아침신문의한장면

김혜수가신발선전을하려고나와있다.

손을높이들고걷는파워워킹을하는자세이다.

11자로걸어라!

조그마한얼굴에이쁜이목구비,

그리고빵빵한가슴,(정말가슴끝내준다.^^*)

잘록한허리.짧은팬티,

옷빛깔은분홍색에노랑주황에시계는초록빛이다.

환하기그지없다.

웃고있는모습은세상의즐거움을가득맛보고있는듯

그러나바로그위에

세살난아들을쓰나미로잃은여성의통곡이실려있고

실종가족이름을쓴종이를

손으로떼낸어설픈테이프로등에붙이고있는사진도있다.

신문의한면이아니라

우리네세상이다.

누군가는누군가가눈물로만든슬픔의댓가로기쁨을누리며

누군가는태어나고누군가는죽어가는

내새끼,살아있었구나,할때

내새끼어디있니?가슴무너진다.

혹독하고무정한인생살이이다.

사랑하고또사랑하나

사랑으로대신져줄수있는것들은극히사소한것들뿐이다.

생로병사만홀로맞는것이아니다.

존재하는모든것들은홀로이다.

일본을보며

아주거대한영화속

컴퓨터그래픽같은장면장면들을보며

사실과사실이아닌것,

그극명한차이에서우리에게다가오고야마는

고독.

1 Comment

  1. 나무와 달

    2011년 12월 12일 at 4:16 오전

    저는,푸나무님이’교인’이라는거몰랐었는데…여길보니알겠네요….ㅎㅎㅎ

    올해도팥죽,맛나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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