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임금님께

정조의비밀편지 저자 안대회 출판사 문학동네(2010년01월0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역사와문화

편지,참좋은글태입니다.

단순히좋다기보다는사랑스러운장르이기도하지요.

길지도않고그렇다고짧지도않은,

그런가하면길어도되고짧아도되는

품새넉넉하여자유롭기이를데없어요.

시처럼깊은사고를담거나낭랑하지않아도되고

산문처럼지성을담거나고급하지않아도됩니다.

물론소설처럼삶의행간이녹아있지않아도됩니다.

철학적일필요는더더욱없구요.

원한다면어떤철학서보다더심오할수도있습니다만,

편지는그저아주가볍고고요한장르이지요.

타인을아주깊게생각할수있는시간에만쓸수있는글이구요.

더불어다정하기이를데없어

이화에월백하고은한이삼경이면

병처럼앓게되는글이기도합니다.

그럼에도가장깊은무게를지닌글이편지가아닐까,

무시무시할정도로자신을드리는고백록이기도하기때문이지요.

원임제학채에게

상림원에서수확한쌀네말

경기도농만이수확을못해곡물값이금값이라황량한교외에서지내기가궁핍하리라

유독이금원의벼는큰풍작이니이에몇말보낸다.

사소한것이라부끄러우나기념하는뜻을생각해주지않으려는가.

금원에서수확한쌀네말뿐아니라

그리도정깊은어찰을받은실각한신하,

그는쏟아지는눈물을감당하지못했다고적혀있더군요.

실각한채제공에게이런어찰이당도했을때그마음이어떠했을까,

쌀과함께한편지는지존의배려였으며은혜자체이며가문의영광이었겠지요.

이게어디단순히편지이겠습니까?

어릴때부터예찰을즐겨쓰신임금님,

당신께서원손시절에숙모님께드린편지는

마치그림을바라보는것처럼흐뭇하더군요.

안대회선비의말대로라면아마도여덟살즈음이시던데

뵈완디오래오니섭그립사와……..

정말제왕의격은아주어릴때부터고아하구나싶더군요.

여덟살나이에그리움을,그것도섭은그리움을아셨다니,

그리움은사람이지닌가장깊은서정성이아니겠습니까,

그풍부한정서가몸이자라나듯자라나야

깊고그윽한아취있는사람이되질않겠는지요.

자연스럽게표현되고부지런하게적으니샘물퍼낼수록맛있는물이되어가듯

맛있는사람이되어가셨겠지싶더이다.

그러하와만고에회자되는명철하신임금이되신것이라.

임금님께서는가끔자신의성격이태양증이라고자체분석을하셨다구요.

그래서마음의상태가얼굴에잘나타나며바로폭발한다고토로도하셨구요.

욕도하고거친말을발하기도하지만

그래도편지를아주많이쓰실수있는임금님께서는아주정적인분이틀림없어요.

그렇잖아요.

편지야말로아무리조급한마음에서적는다손치더라도

고요하지않으면안되는일이거든요.

성미급한이에게는난공불락한일이거든요.

친애하는임금님께서편지중에

가끔쓰신껄껄(呵呵)은아마도요즈음

컴에서즐겨쓰는이모티콘의효시가아닐까도생각해봅니다.

감히천하제일이신자신을이름하여

이놈!이란단어를스스로쓰는가하면

나도모르게팔뚝을걷어붙이고분개한다!

고도하셨더군요.

그러나누구에게나,

하물며정적이라고도할수있는심환지에게

그것도약4년여에걸쳐무려350통이넘는어찰을쓰신임금님,

그어찰속에서일이너무많아

책읽을시간이없다며고충을토로하신임금님께서

그많은편지를써내시다니요.

아마도지금세상에서우연히만난다면

시쳇말로임금님은딱내스탈이틀림없을듯합니다.

呵呵^^*

저야감히임금님스탈이겠습니까만,

그래도

임금님께서는

이다지도자상하시니

‘부채를보낸다이전복과조청은맛이좋기에경과나누어맛보고자

약간을편지에동봉한다’

‘숙직하는긴긴밤을종알종알떠드는자들과맞대고있을터이니

기분돋울일이뭐가있겠는가,

민요에소녀들이별을세며별하나나하나라고하던데

이세찬을앞에놓고병조판서가한해를보낸다면

나와함께하는것이므로민요에서말한것과정말똑같으리라.

이만줄인다’

아이고귀엽고사랑스러우셔라.

뿐인가요.

구중궁궐깊고높은곳에외로히거하시면서도

어린소녀들의감수성을꿰뚫을뿐아니라

전하의그심성에이미지니고계시와,

지니실뿐아니라

숙직하는병조판서와나누기도하실정도로다감하시니

그런속깊은정과은근한유모어를지니신임금님께서

설령저를만나서

제가아무리임금님스탈이아닐지라도

어찌매정하게내치시겠는지요.

마음에차지않는다손치더라도

봄꽃그윽히피어난후원에서

적어도

아주잠시같이걸어주시지않겠는지요?.

그나저나’정조의비밀편지’라고제목은수상하게적어놓고

만천하사람에게임금님의편지를낱낱이까발긴안대회선비를만나신다면

임금님뭐라나무라실건가요?

하기는그를통해서이렇게저는임금님을뵙자와반갑기한량없었습니다만,

하와

이렇게친애하는임금님께

임금님좋아하시는편지를드리게두되구요.

참이음악은에릭크랩튼의대니보이인데

부드러우면서도힘이있는연주가,

자유로움이,

임금님스럽기(?)도하와.

呵呵^^*


6 Comments

  1. Elliot

    2011년 3월 23일 at 3:24 오후

    흥미진진한책일것같은인상이듭니다.
    이처럼후대에와서공개될줄모르고썼던편지였겠죠?

    저도아주어릴때엄마가불러주는대로"기체후일향만강하옵시며"하고
    친척어른한테편지를쓴적이있는데지금생각해도후회가됩니다^^
    (그냥어린아이답게썼어야하는데…..-_-)

       

  2. 푸나무

    2011년 3월 27일 at 7:11 오전

    ,아,제글의시작도
    편지대필업으로부터입니다.
    저는그냥울할머니부르는시는대로
    양례잘있느냐?
    양옥이잘있느냐?

    삼촌고모와맞먹는건방진기도함께상승했던듯싶습니다.

    그리고정조…..
    글은그다지흥민진진하지는
    않습니다.

    도토리묵아닌
    청포묵정도라고나할까요.
    청포묵도다듯하면한맛이더나더군요   

  3. 참나무.

    2013년 8월 9일 at 1:33 오후

    울엄마생각도나는군요…친구들연애편지대필단골…

    편지하시니저도부끄러운고백하나
    초딩때어른들편지’전상서’를’전상서’로읽고
    같운초딩동무한테’푸나무전상서’…이랬던기억…^^

    순전히거풍하려는답글썼음을고백하나이다

    맞다…야곱신부님그눈물나는편지도있었네요
    아들배웅하고올라와서다시…;;   

  4. 푸나무

    2013년 8월 12일 at 1:20 오전

    참나무님.연애편지대필가셨구나..
    전군인아저씨께….
    편지를여러장썻어요.
    아이들숙제대신…ㅎ
    언젠가어느아저씨랑편지를몇번주고받았는데
    그아저씨우리집까지찾아와서…오메…

    그아저씨가이제아들들이되었으니…ㅎ
    거풍감사합니다.ㅎ
       

  5. 참나무.

    2013년 8월 12일 at 3:14 오전

    연애편지대필자는제가아니고요한로멘틱울엄마…^^

    오독하셨습네다아~~
    주말여행포스팅하시랴답글쓰시랴올마나바쁘셨을까요.

    사실은본문에도긴답글썼다가지웠어요오타가넘심하야..ㅎㅎ
       

  6. 푸나무

    2013년 8월 12일 at 4:38 오전

    진짜요?레알?ㅎㅎ
    오우,
    로맨틱엄마….기억글좀써보세요.

    그러니주욱미뤘다가
    일제사격이요.ㅎ

    지우지마시지…
    전제가오타쟁이라…오타난글바꿔읽는글재미있던데요.ㅎ
    이담엔지우시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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