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과 비슷한 도록 읽기

요즈음취미가뭐냐고묻는다면‘도록사기’라고해도무방할듯하다.

책꽂이한칸을아예비워서도록으로채워가볼까,

눈이시원찮아져책보기어려울때슬슬넘기면서

가만이게몇년도였을까?누구와갔더라,봄이었었지,

갤러리정원에함박꽃잎피었었던가,

세월을가로지르는

추억과함께하는독서가될지도모르니,

도록을사는마음깊은곳에나타나는현상은

책의선호도가활자에서그림으로옮겨지는과도기적증상이있을지도,

마음에담아도충분한설렁거리는젊음에비하여

손으로든눈으로든만져야충족되는초조한늙음의제증상일지도,

국립박물관에서하는세계문명展실크로드와둔황에갔다.

딸아이하는말,

‘나는이런책누가사나…했는데울엄마아빠시네,’

가만있을엄마가아니다.

‘야아,너는사서가되어가지고…그책뒤에논문도네편이나실려있어.

충분한공부가된다구,‘

사진도많고책도두꺼워선지도록치고는비싼25000원이다.

실크로드와연계된책을팔기도해서

귀얇은남편은얼씨구나하고도록외에세권을추가하려고한다.

“이보셔요,아저씨세상에책은넓고읽어야할책도많은데당신이실크로드나

둔황학자가될것도아니고요이만오천원짜리도록한권이면충분할것같으요.“

해도말을안들어서

그러면인터넷서점에서삽시다.싸기도하고,마일리지도쌓이고,

물론그래놓고아직안사고있다.

가끔사람들이‘지름신강림’은책과는전혀상관없다여기는경향이있는데

책에도분명지름신이강림하신다.

누군가의글에서만나는책들은특히그러하다.

당신이읽으면나도,

그렇게좋으면나도,

그런분위기라면나도!

딱내스탈이네!

다양한모습의지름신강림하신다.

사람이라는미세한필터를통과한책은특수한경우아니라면거의대부분은만족한다.

그러나이즈음은꼭그렇지만은않다.

책선전을위한의도적인리뷰를쓰는사람이많기때문이다.

그런리뷰어들을당연히불량필터들이다.

문제는정품필터와불량필터를써보지않고서는

잘모르는데에문제점이있는데,

그래서가끔형편없는책과조우할때

그래도괜히너그러워지기로한다.

그래,그럴수도있지,당신눈이내눈같을수야…..

너그러움부족한삶속에서너그러워질수있는경우도된다는이야기다.

도록읽기는여행비슷하다.

가령유럽을여행하면서겨우이주일에걸쳐

이탈리아찍고스위스파리영국독일…..네나라를발로찍고들아왔다.

솔직히그게여행인가,

아니다,

여행의근간은그첫째가‘느긋함’에있다.

섬세함에있고旅愁에기인된다.

그러나이주일여의유럽투어는

새벽부터짐싸고아니어느때는

필요한것들만겨우빼내고채풀지도않는날도있다.

그리고어두컴컴한새벽공기를가르며차디찬도시락받아들고버스에오르는것이다.

오죽하면어느가이더는늙으신부모님께유럽패키지여행을

선물한다면바로그선물은고려장이라고했을까,

느긋함은커녕여행의旅愁가새어나올틈도없이뒤돌아서야한다.

낯선이국적인풍광속에나를들여다보는섬세함이라니?

오직전쟁과같은돌격과전진만있을뿐이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

겨우발찍고온그나라들은어느새애틋한맘속의연인이되어있다.

기억은밀가루처럼분분히날리고

추억은이스트처럼기억을변환시킨다.

그둘은합하면거침없이부풀어오르고

잘하면부드럽고달콤한찐빵으로까지화하게된다.

누군가가파리의몽마르트언덕을이야기하면

은하철도999를타고시공간을초월해달리기시작한다.

자그마한언덕과푸르른잔디,

비스듬한잔디밭위에비스듬하게누워있던수많은코선듯한사람들은

나의정겹고익숙한

약간기름진뻥을살짝바른다면

사랑스럽기까지한나의연인이되어있다는것이다.

실물을자세히살펴보고난뒤의도록은

한번눈맞춤한뒤의여행지와흡사하다.

잘아는연인처럼익숙하다.

우연찮은우연이반복된여자남자라도되듯

새삼스럽고그윽하다는것이다.

국립박물관을다녀온뒤실크로드와둔황에대한도록을들여다보며

누란을꿈꾼다.

타클라마칸사막의초입에서서모래공기를마시는

모습을생각해보기도한다.

사막한가운데서점이되는상상….

사진은국립박물관안과밖제일윗사진은내가좋아하는시춘목인산수유

2 Comments

  1. Elliot

    2011년 3월 27일 at 5:44 오후

    도록이사진앨범,포트폴리오와같은뜻인가요?
    마침지금이시간네이버사전싸이트가먹통이네요.

    Impulsive/Compulsivebuyinghabit물리치는방법을이미터득하셨군효^^

       

  2. 푸나무

    2011년 3월 29일 at 1:15 오전

    터득은절대아니구요.

    스톱을가끔한다는거지요.

    아무리사도그게그거라는것을
    조금안다고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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