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산수유꽃 ㅡ 밀행密行
밀행 저자 석정호 출판사 문학의전당(2011년02월1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요며칠틈만나면석정호시인의시집‘밀행’을펼쳐든다.

문학의전당시인선의107번째책이다.

나같으면‘위영일람一覽청람淸覽

이런그럴듯한문구를사용하겠건만,

사실그런멋진단어를이럴때아니면언제사용해볼까.

그런데도이냥반,

단정한글씨체로위영님께석정호드림으로간소하다.

특별히내이름자를쓸때는궁서체처럼각을세워서썼다.

왠지그모습이내가아는그냥반다워혼자슬쩍미소를짓는다.

제목‘밀행’은무슨뜻일까?

권두언비슷하게自序라는제목으로쓴글에서그는적고있다.

보이지않는

보이는내시詩의밀행密行

시의밀행은

시가지닌소통에대한은밀함을이르는것인가?

시의동적인힘을겸손하게혹은수줍음많은탓에밀행으로표현한것일까?.

아니면모든힘의원천이보이지않는것에있다는사유에있는것인가?

석정호시의밀행은벚꽃의밀행으로이어진다.

어서내려와하루가다기울잖아

분홍코트의그녀가소리치고있었다

듣는둥마는둥침대로돌아와잠을잤다

꿈속에서도

꽃잎틔우는소리

어서내려오라고

뒤에서손흔드는저녁이곧올거라고

연두와분홍잎열차를타고

사람들이몰려가는소리

얼마쯤지났을까

창을내다보니

코트를걸쳐놓고어디로갔을까

시든그녀의젖무덤이떨어져있었다

아무도없는길가엔구름이내려와서성이고

도마뱀한마리꽃샘바람처럼지나갔다.//벚꽃密行전문

사실이시에벚꽃은없다.

그저벚꽃이올것이고

벚꽃이피어나는날사람들에게서피어날수런거림이보이고

벚꽃이기도한분홍코트의그녀가

젊은소녀가아닌

시들은젖무덤을지닌나이든여인일수도있고

벚꽃을찾아떠난사람들때문에

벚꽃이피어난곳에는오히려아무도없고

구름같은꽃

혹은꽃같은구름만서성이는

벚꽃이密行하는‘때’가아닌가,

시인은벚꽃을통해벚꽃이유려하게피어나는풍경보다는

피어나는‘때’를유심히바라보는것같다.

보이지않는‘때’의공간을바라보는시인의적요한시선

당연히그시선은

사람의눈에띄지않는밀행의몸짓이다.

피어나는벚꽃의밀행에동참하는시인만의시선이다.

삼월에는모진바람이분다

더살아야할애타는목숨하나를

사생결단으로끌고가듯바람이분다

삼월의산수유꽃은덮어씐황달이다

병실침상에서내려와아들을기다리던

누렇게뜬얼굴우리아버지가

피워올리신꽃이다

저녁어스름을쓸어담으며키큰발길로

강을건너시더니

얘야나는잘있단다

바람타고오늘창밖에오셨다.

굽은어깨노란얼굴을흔들며오셨다

삼월의하늘에는

애터지게돌아오고픈목숨들이

사생결단으로저렇게바람타고온다//산수유꽃오셨네전문

산수유꽃은시춘목,봄을시작하는나무이다.

이르게피어난꽃들중선두주자이다.

추위를지나바람을거쳐

그래서더욱귀하고아름답기그지없으며저미듯애틋하다.

그산수유꽃의밀행에

시인은아버지를동참시키고있다.

살아계실제는

황달같은산수유꽃

아버지가피워올리신꽃이다.

아버지돌아가신후에는

애타는목숨가진아버지

모진바람속에서도

여전히피어나는산수유꽃따라현현하셔

꽃보다도더은근하게안부를물으신다.

산수유꽃처럼굽은어깨,노란얼굴흔드시며

바람타고창밖에납시셨다.

꽃의밀행속에

아버지의밀행

그리고시인이밀행도시속에서동행하고있다.

당연히이시를읽는독자들도

어디부분에서만큼은그들의밀행사이로냉큼접어든다.

교수이자시인이신분이시집후반에

석시인의글에대한평론을실었다.

다음은그일부

벚꽃은인생의이면에존재하는아름답고신비로운존재를의미한다

이러한존재는현실의시간처럼언제가지나기다려주는것이아니다.

화자는존재의아름다움과신비를추구하기위해벚꽃나무위에올라있다.

그러나분홍코트의그녀는해가진다고내려오기를간청한다

사람들은순간순간의,표면적으로화려한인생을놓치지않고즐기기위해몰려간다.

존재의안을통한일상의넘어서기

전복의상상력

일상의가계를통한자아의타자화를통하여일상의세속성.

아버지는일상의나의타자인동시에일상의타자로서나의자아.

자아의내면과세계와의원융!

휴우~~~

시집뒤의평론을머리올리는글이라고하던가,

아름다운서정시

평범하면서도따뜻한시인의시선,

스며드는일상에서삶의비범함을깨닫는투명한안목

그런시들에게,

책뒤의평론은

우스꽝스러운사각모를꾹꾹덮어씌여준것처럼보인다.

석정호시인

△본명이정호

△경주출생(1955)

△《월간문학》으로등단

△한국문인협회회원

△빈터,다층동인

△e문학회회장


3 Comments

  1. 노당큰형부

    2011년 4월 8일 at 8:46 오전

    잔잔한음악과산수유이야기
    듣고갑니다.
       

  2. 모랫바람

    2011년 4월 8일 at 2:06 오후

    이시인은풀남과아시는분?^^
    난풀남님의글을보면
    어쩜이리지식이풍량하신가?
    글은또왜이리잘쓰시는가?이런말로만표현할수있네.

    난시를잘못읽어서
    남이해설을해놓으면그제서야고개가끄덕^^
    윗글분의글씨에도풀남님의평에아,그런거구나!하고또끄덕,끄덕~
    혹평론쪽으로?

    이곳beach모래밭에서에서일년에한번씩열리는
    아주멋진컨서트가열리기에
    곧나가야되서요렇게안부놓고가유~~~~
    난음악(주로팝송이아닌^^)컨서트라면기를쓰고가는아짐이거든^^   

  3. 느티나무

    2011년 4월 9일 at 6:45 오전

    벚꽃밀행,
    감히시가좋다는말도할수가없을것같아요.
    내마음에꽉들어오는시.
    가슴가득차오르는…^^

    연두와분홍잎열차를타고

    어떻게이런시어를고를수있을까감탄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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