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 맞으셨다구요?

벗에게소박을맞으셨다구요.

아,소박맞은기분이이런건가…하셨지요.

소박이란단어가엄밀하게이야기해본다면

처나첩에게하는홀대를이름함이니

벗에게의소박은맞는단어가아닐지도모르겠습니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소박맞은기분을유추해냄은

당신께서그분을은애하셨다는말씀이기도하겠지요.

그렇게소박이란단어를요리조리궁글려보니

저도사실은소박데기인듯싶습니다.

이제자라면서자신만의세계를갖고자하는아들딸로부터의소박.

오래된친구로부터잊혀짐

가는겨울이뒷모습의냉정함

오늘은여념없이봄에푹빠져흔들리고만있는내못생긴소나무

어쩌면북한산도그러리라생각합니다.

무서운겨울을핑계로나한번오르지않아도

저혼자깊어지고

저혼자흐르는것말입니다.

그산어딘가에서백당나무순나오기시작하고

산벚나무는어느가지끝에서피어나기시작했을거예요.

그렇게사무치게홀로가는길이

삶인가싶기도합니다.

식물에관심을갖게된지가꽤여러년흘러서

아는것은적지만식물에관한책을상당히본듯합니다.

도서관에가면470단위로시작하는책들의종류가그리많은것도아니지만

거의손으로한번쯤은만지작거려서

마치아는얼굴같기도하니말이지요.

숲은나무들이이루어내는세상입니다.

다양한나무들이모여서혹은풀들이꽃들이모여서

만들어내는세상.

그숲의생태를가만바라보면혹은배우고익히면

사람들이모여사는사회와별로다름이없습니다.

얼마전신문에서읽은글인데

좀냉정힌이야기라면서어느분이수줍게그랬지요.

사실수해를입으신분들한테는너무너무죄송하지만

그수해때문에일거리가생겼다구요.

뱅크셔나무의씨앗말입니다.

호주에많이있는그나무의씨앗은

산불이나야씨앗을싸고있는껍질이터지고

그리하여씨앗이될수있다는겁니다.

산불하면정말가슴이철렁합니다.

아세월이타버리는구나하면서말이지요..

그런데그산불속에서도생명은움튼다는거지요.

몇년전강원도고성산불은

엄청난면적과엄청난시간을순식간에재로만들어버렸습니다.

어느학자는고성숲이살아나는것은사람들의조림이나씨앗발효보다는

타버린나무들의뿌리속에감추어져있던맹아+움싹때문이라고적기도하더군요.

결국은생명을잃은그속에또새로운생명이움트고있다는이야기입니다.

식물들도어느면굉장히잔인합니다.

호오두선명하구요.

그호오두결국은자신의이익에부합되는가되지않는가에기인되어있구요.

예를들어

우리들이일반적으로좋아하는소나무는

우리가생각하는만큼그리썩너그럽지는않습니다.

눈밝은이들에게는보였겠지만소나무아래는별로풀들이없습니다.

왜냐면

소나무는다른풀들이자신의뿌리에서새어나오는양분을이용하는것을싫어해서

공생하는것을방지하기위하여독성을내뿜기때문입니다.

우리가모두좋아하는삼림욕,

즉피톤치트도역시식물이지닌자기방어물질입니다.

식물을짝사랑하는미생물에게는죽음의묘약이

우리인간에게는생명의환희가되고있구요.

침엽수ㅡ그날카로운잎들은풍성한햇빛이아니면존재하기가힘이듭니다.

넓은잎때문에조금햇빛이적어도살수있는

활엽수보다덜너그러운까닭이기도합니다.

근데이대목에서곰곰생각해보면

타고난성정이나무에게도혹있지않을까…,싶다는거죠.

어쩌면아주오래전나무들은거의비슷비슷했을지도몰라요.

타고난성정이유약한나무는

작은것에도못견딘채신경질을내다보니잎조차날카롭게되어버렸고

같은환경이지만

그래서햇빛이약해조금힘들지만그냥너그럽게

수용한나무들은

점점자신을바라보게되고은근하게되고

그러면서잎이넓어지게되고

햇살이조금덜비치는날이라할지라도넓은잎때문에

여유있게견디게되는것요.

그러나불모지땅에서자리를잡는것은소나무입니다.

날카로운성정답게생존의식이강해서

척박한땅에뿌리를내리고아주힘겹게숲을일구어내지요.

그리고살만큼숲이풍요로워지면

아무리오지말라고뿌리에서독을내뿜어도

다른나무들은슬금슬금자리를넘보기시작하고

소나무는서서히난간으로

더높은산속으로비켜갑니다.

나무들도일종의코드가있습니다.

그래서좋아하는나무들은서로가어울려서가까이살기도하지요.

소나무는낭떠러지바위틈을좋아하고

피나무는계곡을좋아하고

참나무류는건조하고햇빛많은곳을좋아하지요.

특히나참나뮤류들은철쭉과궁합이맞아서

자기곁에두기를즐겨하구요.그렇게끼리끼리모여살아요.

그런코드만있느냐하면그게아니구요.

다른나무들의성장을방해하는물질을분비하는데

이화학물질을<타감물질>이라한다는군요.

타감작용!

사람에게서생성되는타감물질과타감작용도있겠지요.

살고자라고죽고싸우고….

우리가바라보는숲은평화그자체이나

그숲안에서는무수한암투와질투반목과사랑이

갈래갈래얽혀져서돌아간다는겁니다.

대표적인타감물질로버섯의곰팡이균을들수있으니

이타감물질에도역시그늘과양지는존재하지요.

가끔멀리갈것없이제안에서저는

오래전그분이하신말씀ㅡ

의인은없나니하나도없으며….를체감합니다.

숲을보며

그숲을이루어내는나무들을보며

숲보다훨씬더못한

사회를보며

그사회보다훨씬더못한

내속을들여다본다는거지요.

겨우살이라는식물을아시는지요?

이녀석은나무위아주높다란데에아주터억자리를잡습니다.

나무의줄기에자신의뿌리를박아놓고

그나무가뿌리로부터힘겹게올려오는영양분을

가로챈다는거지요,마치깊은산산적처럼말이지요.

그러면서다들죽은듯그저숨만몰아쉬는깊은겨울에희희낙락

아주멋진꽃을피어낸답니다.

그래서그를신기하게여기는사람들에게숭배의대상이되기도하구요.

정말불공평한식물살이아닙니까?

그런데그불공평한식물살이를조금만더깊게들여다본다면

역시그기생식물인겨우살이가

바로내자신이라는것을,

우리모두라는것을금방알게됩니다.

울엄마아부지의기생식물

이세상모든사람들의수고에뿌리박고살아가는겨우살이말입니다.

수도승처럼

조용한뒷뜰에앉아보시니

전엔안보이던수많은뒤안의풀들이꽃들이다아친구가되신건가요?

그래서걱정되던외로움이

외로움만은아니라고제게자랑을하신거지요?

저잣거리는너무소란스럽고…….

사람들과의관계는시계추처럼멀어졌다,가까워졌다…

전경린이쓴<여자는어디에서오는가?!>라는글에서보면

여자는원래늑대였대요.

어느날우연히사람이되고….

자신의존재ㅡ즉늑대의야성을물리친채…점점여자가되어가고

나중엔자신의확실한선택으로진짜여자가되어가고

자식들이죽고나서야홀로외롭고고독하게살다가다시늑대가되는….

사랑도아름답지만

자신을찾아가는길ㅡ

고독하고높고슬픈길도아름다웠지요.

가끔은저잣거리활보도좀하세요.

싸움하는모습도귀경하시구요.

장돌뱅이들장기판기웃거리다가훈수도좀하시구요.

여차하면

그명석하시고해박하신필치로

한판하실수도있잖아요.

아길가에앉아서먹는

팥칼국수한그릇하시겠어요?

그럼뵐때까지

총총….

2 Comments

  1. Elliot

    2011년 4월 20일 at 3:33 오후

    우히힛-안즉어떻게댓글막는지알아내지몬하셨꾸마^^(작전성공@!)

    헉-남자가늑대란게정설인줄알고있었더만여자가늑대였다규요?

    기타연주는ClaudeCiari류의음색이군효.

       

  2. 푸나무

    2011년 4월 21일 at 1:47 오후

    그참,글쓰기관리로들어가서공개를비공개로만들어확인을해도다시공개로되는이유는?////

    내기계치이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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