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처럼깊은양면성이있는존재가또있을까?
원하는것을쟁취하기위해
그들은자신이할수있는모든것을다한다.
그것이연약한몸에유일하게부여된
눈물이라는무기라면
아이들은그무기가소진될때까지사용한다.
아낌도나눔도없다.
수용도배려도없다.
그저자신의욕망을위해
울고또운다.
아,눈물보다훨씬더큰무기는
아이들이지닌
‘사랑스러움’이라는무기이다.
아이들이지닌이무기는
아무리현대의무기가발전하다할지라도
만들어낼수없는
무한용량의파워플한무기이다.
생각해보라.
이세상어느첨단의무기가
일시에상대방을무장해제시킬수있다는말인가?
무장해제에그치는게아니고
그를순간에자기편으로만들어버릴수있다는말인가?
그뿐인가
그무기는죽이는것이아니고
상생의무기이다.
우는아이를안으면서
그는그순간아이의종이되어버린다.
섬기는자가된다.
아이는해맑은미소로
전적인신뢰의눈빛으로
그저그를바랄볼뿐이다.
사람들과의머리싸움에지친넋을쉬게하는
마력이깃든눈빛이다.
그는그순간쉼을얻는다.
그의마음속에지대하게차오르는충일의감정.
만약에내가무기상이라면
나는아마이런무기를개발해볼것이다.
이름하여
‘사랑스러움’무기
‘헤체시킴’무기
‘서번트’무기
여기에무슨다원론이들어설틈이있으며
포스트모던이즘이또머대수랴?
해아래새로운것이하나도없을진대
생명으로역사는이루어져가고
죽음으로역사는마무리되어가는것을…..
이단순반복이
삶인것을….
아,
아침에에로이카를찾아서듣다가
세상에Kreutzer소나타도찾아냈다.
젊은시절
에로이카의에너지는안무거웠는데
오늘아침은무겁다.
힘에겹다.
아그시절어디메쯤에선가?
누군가에게
역시베에토벤이죠?
했다가
면박을받은일도있다.
자기남편도맨날그런다면서….
지금이라면더깊게섬세하게면박준마음을
헤아려볼텐데
그때는내게면박만이크게다가와
그녀의마음을헤아리지못했다.
그러고보니
음악에서도
삶에서도
글에서도
어른이된다는것은
결국은상대방을헤아리는일아니던가?
섬세한헤아림뒤의속깊은배려.
아이들에게는전혀배려가없다.
아이가줄기차게운다.
할머니는바닷가뻘밭으로나가시면서
동생을보라고하셨다.
놀고싶다.
아이들은전부바닷가로나간다.
문을잠그고아이들에게로나간다.
동생은할머니가돌아올때쯤같힌방안에서흐느끼고있다.
할머니한테회초리를맞는다.
동생을업고나선다.
그늘이짙은나무에동생을묶는다.
우는것은동생의몫이다.
울음이라는
동생의무기는내게별효과가없다.
나도뻘밭에서신나게놀기졸아하는어린이이기때문이다..
동생이잘못먹어선지
꼽추가되었다.
불쌍하지않다.잘모른다그런감정은.
그저챙피할뿐이다.
친구들에게놀림을받는동생
그친구와싸움을하면서도동생이지겹다.
학교에서도시락을싸오라고했다..
할머니는
죽이라도싸갈래?하신다.
점심시간
홀로나와서팔방놀이를한다.
야,저기곱추가온다.
아이들소리
나는도망간다.
아무도없는빈숲으로…..
동생이숨을헐떡이며찾아와
도시락을내어민다.
그리고아무말없이돌아선다
보자기에싸진도시락을푼다.
세상에….
노오란꽃술이있는
하얀찔레꽃이소복하게담겨있다.
굽은등을보이며걸어가는동생을보면서
찔레꽃을먹는다.
그짦은한순간이주는
감동슬픔아름다움….
그래서
나는찔레꽃도시락을보고
울었다.
작은아이냉정하고잔혹한아이가되어
울었고
굽은등으로찔레꽃을땄을
굽은아이의마음이보여울었고
신산스런삶속에서
감동을찾아헤매는
작가의눈때문에도울었고
여전히산과들에
찔레꽃무심하게피어오를거라는생각에울었고
찔레꽃아래땅의열기ㅡ
여름의기운을생각해보며울었고
안서방인가?하시던
아부지목소리가생각난다는
여전히거기계실것같다는
남편의말이생각나울었다.
그러다가
사실찔레꽃보다는
찔레순이더먹을것이있는데에
생각이미치더니
만약에도시락에껍질벗겨진찔레순이있었다면….
꽃이주는도저한슬픔아름다움에
못미칠거라고생각했던것일까?
그렇다면이작가는
아니이감독은
혹시찔레순을먹어보지못한
엄마엄마부르다가찔레꽃따묵엇다는
노래로만찔레를아는젊은이인가?
아니면촌스러운서울내기인가?
그런생각을하면서
눈물을그쳤다.
찔레꽃도시락은초승달과밤배에실려있는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