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랩소디
BY 푸나무 ON 5. 3, 2011
문득그대가떠오른다.
오월이기때문이다.
눈부신오월은고해하기에좋은시간들이다.
사방에서용서가몽글거리고솟아나고있지않은가,
너그러운기운이무리지어여기저기서떠돌아다니는시간아닌가,
몸이열리면마음도저절로열리는것이다.
사실저수많은봄꽃들과새순은나무의몸에서솟아나는것이아니다.
지난해바람과정분난꽃들의배신을잊었기때문이다.
잎들의서슴없는별리를
차가운겨울바람에맞서며추위도잊을만큼내내생각하고생각하다가
결국나무가마음먹었기때문이다.
용서하기로.
나무는마음을먼저열고그다음몸을열었다.
그래서봄이우리에게다가온것이다.
꽃들의부활은,
새순의부활은,
나무의용서에
나무의잊음에
무엇보다나무의사랑에기인되어있다.
어젠늦은오후강화도로차를몰았다.
집을나선것이오후네시가넘었으니만약겨울이라면금방어둠이덮쳐올시간이었다.
그러나한시간여를달려강화고려산에도착해서도
해는사십대처럼짱짱했다.
진달래축제기간에는백련사아래아래주차장에차를세워야했는데
그래서진달래를보기전에이미지쳐버릴정도로꽤많은길을걸어야했는데
차를타고주욱올라갔다.
백련사앞나무세그루는아주오래전부터내연인이다.
소유가필요없는사이,
시기도없고질투도필요없는사이,
같이해야만하는사이는더더욱아닌,
가끔가다생각하며
먼발치에서바라보다가
오랜만이우,
다가서서슬쩍만져만봐도충분히그리움상쇄되는사이,.
한그루는입구에두그루는조금더위에,
여전히건재하는그이들과은일한눈맞춤을한뒤에걷기시작한다.
조금아주조금골짜기를걸어오르면앞이탁트이면서
거기분홍의강이흐른다.
드문드문짙푸른초록의소나무도있지만
분홍의강사이로솟아나는나무의움들은
마치어린병아리의몸처럼그저동그랗고자그맣다.
병아리의걸음걸이라야얼마나되겠는가?
움직임이라야겨우어미의품속이다.
딱그만큼나무의움들은
사랑스럽게움직이고
사랑스럽게웅크리고있다.
색색이다르고결들도다르다.
새움들은보얀흰빛의털로감싸져거의흰빛부터시작해서무한한색으로변해간다.
노랑도천차만별이다.순후한연두의결은그보다더무한정이다.
연두보다조금웃자란녹빛은부모없는가정의장녀처럼품넓고깊이깊다.
초록이라하여감히홀로일까,
선두에서서외치는,
전설을품은색의시조인것을,
분홍의강아래
그렇게오월이형형색색의빛을입고있었다.
공평하신어느분이용서를베푼나무들에게주는상,
나무는아주짧은순간나무가아닌빛으로화하는지도모른다.
이애,너는지금나무가아니라빛이야,
속삭이는소리가들려오는듯한오월,
문득그대가떠오른다.
오월이기때문이다.
눈부신오월은고해하기에좋은시간들이다
사진은작년오월증도에서맨아래사진은벌노랑이
보리
2011년 5월 4일 at 6:08 오후
해는사십대처럼짱짱…
하하…큰웃음이터집니다.
그렇구나.
난아직해처럼짤짱한사십대란말이쥐~~~~
이러면서즐거워하다가,
용서하는나무앞에선움찔하고맙니다.
비단벌레처럼풀어내어야할실타래가
긴사람이라서요.^^
푸나무
2011년 5월 5일 at 12:16 오전
아이구보리님사십대세요?
나는적어도정원을그렇게키우시는분이면
오십대는넘었을것이다.
짐작했는데
……
음,더놀라운데요.
귀해보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