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ㅡ 에게 팬레터를 써도 될까?

금방이라도비내릴것처럼사위에어듬슬며시덮여온다.

올봄은비교적비가잦다.

아침부터내릴것같은비를빗대어‘임재범의너를위해’를계속듣고있다.

계속듣기가되어있는어느블로그창을맨앞에내려놓았다.

아들아이가어제그랬다.

‘머좋지도않는노래를계속듣고계시우.’

‘야,이노래너무좋지않냐?’

‘목소리가싫어.’

‘엄만이목소리가좋은데,뭐랄까두꺼우면서도섬세하고

탁한것같으면서도맑고무엇보다감정속으로파고드는서정이있어,‘

‘아니그런것없는데,’

그젠딸도한마디했다.

‘엄마그노래가좋아요?전혀엄마답지않은노랜데?’

‘응,너무좋아,’

‘나가수할때보니음도좀틀리던데,’

‘진짜?’

‘응,그리고나는저렇게음을내다가딱꺽는것이싫어’

‘야아,그게롹의매력아니냐?’

‘응,그러니난아마노래층이보순가봐,’

그런데도나는내내아주꿋꿋하게

내게첫클래식인멘델스존의바이얼린협주곡재생테이프를

누르고또누를때처럼‘너를위해’를듣고또듣는다.

그리고내내손가락이간지럽다.

결국간지러운손가락이말한다,

야아,한마디해라,재밌잖냐,

한번도누군가의팬이되어본적이없어팬레터라는단어를써놓은후

‘팬’에대해사전을찾아보았다.

팬:운동경기나선수또는연극,영화,음악따위나배우,가수등을

열광적으로좋아하는사람.‘애호가1’로순화.

라고나와있다.

걸리긴하네,

열광적으로좋아하는사람이팬이라고하는데

어디이게열광인가,

하지만모든사람의‘열광’이어디같으랴,

나의열광이열광의ㅇ에도못미치는미약한것ㅡ

노래도돈주고안사고,

겨우노래하나만알뿐이고,

다른노래에는관심도없고ㅡ

사실임재범이란가수를지난주“나는가수다‘에서처음봤다.

이름도처음이고얼굴도처음이고노래도처음들었다.

왕의귀환이라는타이틀을메고나온가수,

그러나나는저런왕이있었던가,

결혼을함과동시에중원(?)을떠났으니하매얼마인고?

그런생각을하며그를바라보고있었다.

내게고급저급을나누는천칭하나가있다면

그것은‘전심’이다.

내가아는유행가는그냥목소리적당히좋은사람이

우연히좋은곡을만나

사람들의가벼운기분에승차할수있으면유명한노래가되는

순전히운좋은운에의한그룹이었다.

그러니당연히고급쪽으로기울지않았던것이다.

그런데,그랬는데,그게아니었다.

짧은머리,깍은머리칼만큼힘이들어가있는뿔테안경속의눈,

흰색셔츠의노타이차림은더자유롭고싶지만관중을의식하는

옷차림인듯,마이크에살짝걸친손가락두개는

마이크를꼭잡고싶은,그래서오히려

그런마음을벗어나기위한스스로의장치처럼보인다.

그가노래하기시작했다.

그목소리

‘어쩜우린복잡한인연에서로엉켜있는사람인가봐~↴’

이첫대목ㅡ가사에담긴목소리가내뿜는아우라,

안개가득한이른아침홀로강가에선기분,

그전날갑자기들이닥친고통스러운일때문에

어찌할수없이집을떠나

아무도모르는낯선곳에서하얗게날을지낸새벽

그새벽홀로서성이다강을만나게되고

강이강물이강물위의물안개가

너무도쓸쓸한모습으로다가와함께섞이는기분,

단순한위로가아닌

같이있어주는

그러나나보다더쓸쓸해서

내쓸쓸함을잠시잊게되는순간,

노래의전반부가끝나고후반이시작되기전

그는무대에서뒤돌아서서몇발자국뒤로걸어간다.

소심한마음이엿보이는대목,

아주잠시라도노래를벗어난자신을보여주기싫은,

오직노래만으로승부하겠다는오기일수도있다.

그러나그긴장도조금풀렸는지후반부노래를부를때는

마이크에손가락이세개오른쪽도마이크를가볍게잡고노래를부른다.

사실은

나가수에서박정현이란가수도처음봤다.

자그마한몸의우리나라말도약간서툴은아이,

그런데그아이가노래를부를때,

한올한올결이살아나는,

음들이가사들이하나도스쳐지나가는부분없이온전히살아숨을쉬는,

작은틈새하나없이완전하게일렁이는느낌,

참된엉글음들이내솜털을돋구게하는놀라운경험도있었다.

아,저아이참으로노래를잘하는구나,

저렇게노래를잘하려면

정말연습을많이해야겠구나.

정말정말‘전심’으로노래하는구나.

조금전부터비가내리기시작했다.

나직하고그윽하게부르는소리있어,

나아가보니나아가보니

수주의표현처럼차분한비가내리기시작한다.

그러고보니

‘너를위해’는비(?)처럼(?)같은(?)

노래이다.

4 Comments

  1. 테러

    2011년 5월 7일 at 5:40 오전

    <이밤이지나면>으로한창공중파방송에서주가를올리던임재범이

    왜갑자기방송에서사라졌다가이제야나타났을까요??   

  2. Elliot

    2011년 5월 7일 at 2:55 오후

    비단노래뿐이아니겠죠.

    친구나애인사귀는….심지어배우자를만나결혼하는것도
    주위사람들이보기에이해가안가는경우가종종있잖아요?

    그딴거개의치않고내가좋다면야….^^

       

  3. bbibbi

    2011년 5월 7일 at 8:01 오후

    입가에작은미소하나만들면서읽었음을…ㅎㅎ
    근데,임재범을나가수에서처음알았다니의외군요.

    아나운서출신인,임..머시냐의아들이고,
    연예인손지창과는이복형제간이죠.
    그리고,그의노래"고해"는예능프로그램에선
    누구나가…거의다한번씩은모창을해대었던..ㅋㅋ그런노래…

    팬래터..함써보시지요.
    학창시절에도안해본짓을다늙어(?)한다면누군주책이랄지모르지만…
    제생각은그렇습니다.
    자연스런감정분출은건강한것이라구요..

    푸나무님홧팅!!
    답장받으시면포스팅하번해주삼~~ㅎㅎ   

  4. 푸나무

    2011년 5월 9일 at 2:24 오전

    테러님
    나가수에서처음봤다니깐요임재범.
    그러니아는노래도오직너를위해한곡이예요./

    엘리엇님
    제팬레터는이글만으로도충분해요.
    팬레터를빙자해서
    글한꼭지써본거지요.

    삐삐님
    제가그랬잖아요.
    중원을떠난지가하매^^*
    그동안은거의유행가안듣고살았어요.
    그래서정말임재범도처음봤어요.
    어제나가수의임재범은
    정말아티스트답더군요.
    근데
    더조푹스러웠어요.
    그래서마음이살짝안으로삼켜지더군요
    하하,
    그래서재범에관해포스팅할일은이제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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