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우산리에서 서정을 채록하다

쑥에도손님이오신단다.

사진에보다시피이렇게하얀모습으로

처음엔이렇게하얗다가나중엔붉은색으로변하는데

이손님이내가보기엔병이고곰팡이처럼보였다.

예전에문둥병도손님이라고했는데……

아무리쑥이몸에좋다한들이손님이오시면못먹는다고,

쑥을캔것도,뜯는것도아닌,꺽으면서^^*보니

그늘에서자란쑥일수록부드럽고연하다.

헛개나무아래햇살잘드는곳에서는통통하면서강인하게자라고

그늘진곳에서는곱지만껑충하게자라나는,

식물도사람과별다름이없다는이야기다.

월초엔가교회집사님들이쑥을캐러가자고해서

저쪽묵은도시쪽냇가로나갔다.

풀사이에서자란쑥들은컸는데

모래밭에서저혼자애를쓰며자라난쑥들은

키도작고질겨보였다.

태생의문제이니,선택할자유는없지만

자연을살피면서사람을바라보는것은

일종의MBTI검사비슷한일일수도있다..

기본성향을알면이해하기쉽고너그러워질수있으므로,

쑥은세게곳곳에서자라난다고한다.

대개의나라쑥들이독성이강해서사람에게해로우나

우리나라쑥은사람에게더없이좋다고한다.

중국에는오래전부터봉래(蓬萊)는삼신산(三神山)

진시황이찾던불로초(不老草)라는말이전해온다고한다.

봉래는우리나라에서자라는쑥을가리키고

삼신산은우리나라의백두산,지리산,한라산을가리킨다.

그러므로불로초는바로우리나라땅에서자라는쑥이라는뜻이다.

칠년묵은병에삼년묵은쑥을구한다는데오월단오무렵전의쑥은약하고

단오가지난후의쑥은독성이생긴다고한다.

그나저나저곰팡이를왜손님이라는존칭어로부른것일까,

쑥을캐면서생각해보니

오실만한시점에서도래하는분이시라손님이라고칭하신게아닌가,

이제그만쑥드시와요.라는싸인이배어든손님이납시고

사람들은때를알려주는사인이고마워서손님이라는존칭을부여하고…..

보성둘째날,

이른아침에엄마랑고모랑보성오일장엘간다.

새벽에배를다녀온아짐은그이른시간에엄마좋아하신다고

율포바다에서잡아온

살아움직이는게와반지락을사오셨다.

나보다더음식솜씨가좋은언니는아침을하고

아짐은소밥주고…..

아짐말로는소들이아짐발자국소리를안다고한다.

아짐발자국이들리면엄마~~~~한다니,

설마~~~뻥아녀?하시겠지만

천만에말씀,

엄청난진실이다.

소막하고한참떨어진방에서도아짐말소리가들리면

소가엄마~~~음마한다.

아짐:

저것들이짚을째깐줬다고더주라고저랑마….

한겨울새복()네시면아주깜깜한데도장이선다고하니

초하야말해무삼하리.

인절미할찹쌀을팔고들깨를팔면서엄마는여러번말씀하신다.

장에는아직도킬로그램이아니라되다.

그것도고봉으로되는

엄마:

어야,좀쑤뚝쑤둑올리란말시,

장사:

아따아짐많이올려부렀단말이요.

전라도에서통용되는아짐처럼크고편한단어또어디있을까?

형수님도아짐이고

외숙모도아짐이다.

동네아주머니도아짐이고

친한여자들끼리도서로간에아짐은통용된다.

높은사람에게도

조금낮은사람에게도그냥아짐이다.

장사꾼이사는사람에게

사는사람은파는사람에게서로아짐이된다.

보성오일장에서젤로많이스이는단어중의하나가바로이아짐일것이다.

아따아짐이리와서이것잠사부란말이요.

아짐것이더비싸네,나저짝아짐한테살라네^^*

아따아짐왜그라고오랜만에보이시오?

차는으따둬부렀소?(전동차이야기다)

담궈놓은된장에넣을고추씨빻은것,(이것우리동네는없다)

고추씨가지수세미모종을샀는데

수세미는어디론가사라져버렸다.

수세미꽃정말이쁜데,

튀밥도튀었다.

형부가좋아한다면서

먼저쌀팔아다놓았는데

가만생각하니

나도현미찹쌀좀튀어봐야지,

현미찹쌀사다놓고보니

엄마가말씀하신다

아야,겉보리사다가보리차도맹글어라,

그래겉보리사다가포개놓으니

튀밥집아저씨소리를지른다.

:아그라고자꼬갇다놓믄다른사람들은으짜거시오.차례대로해사제,

고모가말씀하신다

:아니아저씨무조건새치기도아니고

우리차례에갇다논것을그라고애기들나무란것처럼나무라시오?

:아니첨부터갇다놔야제,또갇다농께안그라요.

고모

:아따징하게정직하시요,잉,

겁나바른분처럼보이나

내생각엔자신삶의짜증을아무에게나부리는듯도싶었다.

신경질이가득한얼굴이라그런생각이들었는지는모르지만,

무서워서눈치보며겨우사진한장찍었다.^^*

그사이엄마는병어를사시고

고모는갑오징어를드시고싶다며사신다.

파리채도샀고

검정고무줄도샀다.

보성장에나검정고무줄있지

아무데나없다.’

머묶을것있을때

특히밀가루랄지스프남은것,가루조금남았을때

검정고무줄로묶으면

참힘이세다.

물론디게촌스러운모습이다.

그러나슬프게도이제

그촌스러움이자랑스러운나이가되었다.

장에는유별나게도굽은허리의할머니가많으시다.

엄마도허리가약간굽으셨지만거의허리를반토막처럼굽히고다니신분도많다.

튀밥을튀워주는차옆에는제법큰해당화한구루꽃을피워내고있었다.

장미과인해당화라

진딧물이가득차있어사진을찍고싶은마음도없었다.

번화한장터앞만있는것도아니다.

장터사이사이에는이렇게사람다니지않는골목길도제법있다.

사람만숨을쉬는것아니다.

건물도숨을쉬어야한다.

아침장을그렇게길게보고나서도채아홉시가되질않았다.

모든음식이다그렇겠지만

게는정말살아숨쉬는것이맛이좋다.

게찜에먹는아침맛,

기가막히게맛있었다.

보성이주는맛이다.

베네치아야상곡(VeneziaNoturna)-연주-RondoVeneziano

12 Comments

  1. equus

    2011년 5월 23일 at 8:28 오전

    하하하무섭게소리치는아저씨를그래도사진기를갖다댔군요.그러나그촌스러움이자랑스런나이에접어들었다지만,그위의나이는또어떻게할까요?시골장터풍경;오랜만에잘보았습니다.   

  2. 푸나무

    2011년 5월 24일 at 12:55 오전

    울언니랑어딜가면가끔제가언니냐는소리를들어요.
    국민학교때는좀크던키가자라면서별로자라질않았고
    저두작은키인데언니는저보담더작거든요.
    거기다살도없고하니,
    그래서그래저래같이늙어가는중입니다.^^*

    저두참오랜만에시골장터갔습니다.

       

  3. 비비아나

    2011년 5월 24일 at 11:56 오전

    질퍽한남도唱한자락듣고가는기분입니다.

    오랫만에토속적인풍경이정겹습니다.   

  4. equus

    2011년 5월 24일 at 2:22 오후

    ‘서편제’영화를보면서울었던적이있어요.그래지금도전라도창을들으면눈물이나올려고–
    서러운한을한보따리씩짊어지고눈쌓인등성이를걸어가는부,녀의모습이생각나면서–   

  5. 2011년 8월 9일 at 7:37 오후

    qhtjdekttowkddmldOrlfmfdlfrshfksl
    xoqortksaordmlgksqnqnsdmfdlfrrhdlTsmsemt
    ckrrkrakwjgkfwjdehfhwjdrkadldlTtmqslek.
       

  6. 정용수

    2011년 9월 14일 at 1:22 오전

    추석즈음에무담시고향생각이나서…..
    양친돌아가시고나니더더구나생각이나서

    ‘보성우산리’를검색했드니
    나온글이윗동네어디쯤인가싶네요…

    반가운마음에이글저글읽고갑니다.

    맬갑씨그냥가버리면안될거같아서흔적은이걸로…
    참전소줏몰이라고하는곳이추억잔뜩묻어있는고향입니다…   

  7. 정용수

    2011년 9월 14일 at 3:09 오전

    바로답글달아주셨군요..반갑습니다..
    생판모르는사람들한테소줏몰을설명할라치면어감도그렇고디게애매하더라고요..

    일설은소+젖+몰(牛乳)로,다수설은소주+몰인가봐요…ㅋㅋ.근데통설이없다는…
    한자로酒村이니다수설이곧통설인가요??암튼어렵다는…
    저희다닐때보성시내안살면다남교다녔죠…
    북교라고칭하는보성국민학교와참말쌈도많이하고….
    제가토끼띄니이래저래제가후배가아닌가짚어봅니다..
    알았으니맛깔스런글읽으러종종들를께요…

    이정도글이면발간한책이꽤있지싶은데요…
    필명하고매칭이안되서…
       

  8. 푸나무

    2011년 9월 14일 at 3:55 오전

    소줏몰은저두들은기억이나는지명인데요.
    그렇다면보성남국민하교나오신거지요?
    저두언니도울오빠들도다남교출신인데….

    하여간반가버요.고향분!!   

  9. 푸나무

    2011년 9월 14일 at 4:01 오전

    원래불로그가없으신분은댓글을안다는데보성우산리분이시니….
    엄마한테소줏몰이으디냐고햇더니
    아울엄마는보성우산리삼구에서사시다가
    작년부터우리집에서사셔요.
    우리동네랑가까운데라고하시네요.
    어쩌면같이아는사람들이있을것같기두하구요.   

  10. 폴라리스

    2011년 9월 14일 at 12:44 오후

    예..이곳에블로그는없네요..첨글대로네이버에서’보성우산리’라고검색했다가
    찾아온곳이라..가끔인터넷검색창에보성이라고도해보고하는데우산리를같이쳐본건첨이었네요..
    대신검색했던곳엔블로그있습니다..여기도만들어놓아야예의일른지…
    저희돌아가신어머님은도회생활도저히못하시겠다고하시드만…
    같이사신다니어머님이대단하시네요..   

  11. 푸나무

    2011년 9월 14일 at 3:02 오후

    용수님보성이야기도궁금하네요.
    요위에에쿠스님도보성분이신데…..
    우리계할까요?보성계…..ㅎㅎ   

  12. 폴라리스

    2011년 9월 15일 at 6:09 오전

    제게고향을이렇게맛깔나게표현할재주가있을라고요…
    그렇다보니이렇게잘구며놓은블로그들을찾아돌아댕기며기생하겠죠..ㅎㅎ
    하지만고향의포근함이야말로다할수없다는….
    조선일보사이트자체를안들어왔었는가봐요…
    이곳때문에어제부터하루에도몇번을들오게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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