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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서야설핏설핏생각이나는데
혹시내마음속엔식물에대한센서가하나쯤더있지않을까,만약그렇지않다면어떻게이다지도날마다보는저촌스러운넝쿨장미와장미보다더욱촌스러운쥐똥나무때문에이렇게나마음좋을수있겠는가말이다.물론식물에대한센서가있다하여특별한지혜나지식이풍부하다는이야기는절대로아니다.그저내안의식물센서는저쥐똥나무나넝쿨장미처럼흔하디흔한것에오히려잘반응하고자족하는아날로그적이면서느긋한센서라고나할까.그도그렇다.어찌나만홀로특별한센서가있겠는가.창조주그분께서공평하신모습대로모든사람에게동일한센서를허락하셨겠지.다만느린걸음을좋아하는,목표를잃고해찰하기를즐겨하는,무엇보다경쟁을싫어하는사람들에게만발현되는센서가아닐까싶은생각이들기는한다.희부윰하게주위가밝아오기시작하면거실버티칼을스윽올린다.어제처럼여전히빛나는바알간빛으로넝쿨장미작은송이들이샐쭉웃는다.내가지바라보듯저도나와눈맞춤하면서한수더떠거실까지처억기웃거리며들여다본다.거실문을열면쥐똥나무향기가수욱밀려들어오는데음,단순히향기를들어마시는게아니라아주심하게갈증났을때맑은물들이키는것처럼깊은숨을들이쉰다.그리고얼른복식호흡을시작한다.들이쉬고내쉬고,그렇지그렇지,내안,저깊은어둠속까지화장실에소독약뿌리듯깊게깊게쥐똥나무청아한향기를꾹꾹밀어넣는다.태어나자마자배우지도가르쳐주지도않은배호흡을잘하던나는어디로사라졌을까,혹시복식호흡을잃어버리게된그시점이내가아닌남을의식하게된시점이아닐까.나아닌어떤것들이숨을데가필요해서호흡조차닿지않는저깊은속에자리를마련하면서복식호흡대신쉽고간편한호흡으로변환시켜내안을들여다보지못하게만들어버린것.방충망문을열고나무계단네개를내려간다.옅은아침햇살은고요하면서도공평하다.더불어낮보다훨씬너그럽다.그래서자그마한단풍잎사이로슬며시바라보아도심하게거부하지는않는다.향기의대명사이던장미는현대를살아가면서체득했을지도모른다.사람들이느끼는것보다는눈에보이는것에약하다는것을,그래서보이는부분에많은에너지를소비하다보니향기로보낼에너지가소진되어버린지도,슬프게도요즈음장미는거의향기가없다.쥐똥나무는처음부터사람의시선을끄는식물이아니었다.산기슭이나계곡혹은뒤꼍사람의눈에잘띄지않은곳에서자라나기도하지만볼품없는생김새에다가지조차단정치못한모습으로많이갈라지곤한다.이파리의생김새는얼마나평범한지몰개성의극치이다.그러나,그래서,사람의눈에띄지않으니사람들의시선에의해주눅이들리거나사람들의시선을의식할필요도없이혼자서꿋꿋한자신만의세계를잘지켜왔을것이다.깊은내면의응시.그리하여저렇게사람의넋을홀리는품격높은향기를지니게된것이아니겟는가?마치사람처럼ㅡ가볍게,가볍게,타인의시선앞에서언제든변모되는,그래서자신을잃어버린나를장미속에서바라보다가쥐똥나무에서솟아나는깊은내면의침묵소리를듣는다.푸르른유월의아침이다.
이즈음사진을찍다보면나뭇잎을찍는것이아니라빛을혹시찍는게아닌가,생각설핏들어온다.쥐동나무사진은거실앞이고전부북한산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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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e
2011년 6월 13일 at 1:17 오전
사진은빛을찍는것맞지않나요?
빛의양과빛의분포가사진을살아나게하고
또사진을조용하게하고…ㅎㅎㅎ
식물들이주는감동과치유에너지에대해
저도자주생각해봅니다.
길섶에아무렇게나피어나는풀한포기도
우리눈에만아무렇게나이지….자신들에겐가장완벽한장소겠지요.
월요일아침,
싱그러운푸나무님의글로하루를시작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
푸나무
2011년 6월 13일 at 1:27 오전
하하,이론상으로는물론그렇지요.
사진은빛의예술이다라고도하구요.
근데그런지식이인식되더라는거지요.
저조금있다어딜가서토요일에와요.
나경님께서도싱그러운나날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