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왜귓가에서앵앵거릴까?(양장)
저자
버나알디마(VernaArdema)
출판사
보림(2003년11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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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네남매중작은오빠와나만하얗다.
그래서작은오빠는이름대신친구들에게백새야!
(이백새가고니의사투리인지아닌지잘모르겠다)라고불렸고
나는노락쟁이(노랑머리)라는별호를달고다녔다.
이즈음은아이들이샛노랗게염색을하기도하지만
그때만해도노락쟁이란별명은그다지좋은어감은아니었다.
미운말잘하는사촌동생할머니는내게그러기도했다.
‘아야,느그엄마가으디돌아다니는이상한사람이라믄
느그아부지를다른나라사람으로알겄다.잉,’
이젠늙어가면서투명하던피부도점점어두워져가고
검은얼룩조차서서히보이기시작하니
살하얗다는이야기도아득한옛날이야기가되어가는듯하다.
얼마전아주오랜만에만난동창의첫마디는
너머리가까맣네,였다.
흰머리염색탓이지……
피부가희어선지어렸을때부터두드러기가자주났다.
음식을잘못먹든지,
하다못해맨다리에풀이스치기만해도붉고커다랗게부풀어올랐다.
진짜공주는열두겹비단이불아래에
콩반쪽이있어도밤새내잠을못이룬다는데
전혀공주답지않으면서공주티를내는유일한곳이바로이피부이다.
거짓말에대한첫기억도바로이두드러기피부때문이다.
여름이었을것이다.
엄마닭이병아리들을끌고마당가를여기저기거닐고있었고,
나는샘가에놓여진나무로된통속에들어가야했다.
엄마가두드러기에좋다고한밤나무껍질을삶은물이다.
물은뜨뜻했다.
물마른시멘트바닥에검은물을뿌리기도하고
물속에서팔을오르락내리락하며놀았다.
엄마가아랫집에잠깐다녀오신다면대문을나섰다.
얼마나지났을까,
깨당벗은아이가통안에서일어나
병아리처럼엄마닭을따라다니기시작했다.
아이가다가가면도망가는닭이잼있기도했을것이다.
그렇게한참을놀다가싫증이난아이는
다시검은물가득담긴통속으로들어간다.
잠시후삐꺽열리는대문,
오메울애기가아직도이라고물속에있네,오메세상에,………
아마도그때오랫동안ㅡ사실은전혀아니지만ㅡ
물에있었다는상으로달콤한엿을먹었을것이다.
보자,
밤나무물사건이후하마얼마나많은시간이흘렀던가,
그런데도그기억이이렇게선명한것은
사실이아닌,거짓에대한예민한각성이아닐까,
기억은흐릿한아우라속에서오히려선명해지는경우가있다.
모기가흰피부를좋아한다는속설을나는믿는다.
사람들끼리모여있을때모기가가장좋아하는사람은언제나나다.
여름녘에나와함께야외에있으면
그가누구이던모기에대하여걱정하지않아도된다.
모기는내가있으면다른사람들에게는전혀관심이없다.
사람들이모기처럼모두가나를좋아한다면,세상이조금달라졌을까????
라는한심한상상을해봤을정도이니……
유월초순에야외정원이멋진곳에서저녁을먹었다.
당연히긴바지를입었고샌들을신었다.
밥을먹다가가려워서살펴보니
샌들끈사이로모기가네방(?)을쏘아놓셨다.
한달이넘어가는지금도가려워서바라보면그때그모기자욱이다.
아마도초등학교저학년즈음,
잠을자고일어났는데세상이조금이상하게보였다.
익숙한방이익숙하지않았고엄마아버지언니오빠도기괴해보였다.
눈주위를모기가물어퉁퉁부어올라한쪽눈이떠지지않았던것이다.
거을을보니허연얼굴에분홍혹이
왼쪽눈위에내주먹만큼한크기로붙어있으니
실제괴물은바로나였다.
학교는죽지않으면꼭가야할곳이라던엄마가학교를가지마라할정도였으니,
무엇보다벌겋게부풀어오른자리가얼마나가렵던지,
가려워서긁기라도하는양이면
또얼마나쓰리고아프던지,
붓기가가라앉은후에도틈만나면가렵고
긁으면쓰라린기운은여름내내계속되었다.
시원한가을바람이불어와서야자취를감추는여름의고질병이라고나할까,
몇년전유월초에브라질을가면서
제일먼저내가챙긴약품이몸에뿌리는모기약이었다.
그러나브라질은의외로선선한날씨였고마나우스나아마존강지역의주변도
생각했던것보다는건조한탓인지모기가없었다.
모기는젖은물바닥정도의깊이만되면알을낳아번식하고
한개체의순환주기가매우빠르다고한다.
모기의한종류인사막모기는낳은알이성충이되어다시알을낳기까지
고작일주일밖에안걸린다고하니,원.세상에,
<모기는가장이기적인생물에속한다.
개미나지렁이처럼토양에공기를통하게하는것도아니며,
벌처럼식물에가루받이가되는것도아니다.
다른동물들이잡아먹을수있을만큼괜찮은먹이감은더더욱아니다.
모기는오직자신의종을보존하기위한’목적’에만관심을쏟는다.
인간을괴롭힌다는사실은모기에게는사소한사건에불과하다.
모기는목숨을유지하며번식하고있을뿐이다…앤드루스필먼>
모기에대한매우적절하고명석한말이지만
사람편에서는어떨까?
그런모기도나름취향(?)이있어에스트로겐분비가많은
고운피부를선호한다는기사를읽었다.
물론땀냄새나향수냄새도좋아하지만,
문득이기사를읽으면서
모든여성들을사람이기보다는성적대상으로만판단하는
특이한천칭이떡하니자리잡고있는질낮은극회의원이떠오른다.
(하기는그만그러랴,대다수우리나라남성의초상일지도)
모기의기사를읽으면서질낮은극회의원을떠올리는내게
모기는이렇게거친목소리로항변할지도모른다.
‘아니이사람이감히나를어떻게그런저렴한인간에게…..
내비록고운피부를좋아하고향수냄새를풍기는사람들에게
피를빨기위해침을꽂지만,
나의타액이그대들몸에들어와화학반응을일으키고염증을일으켜
괴롭고성가시게할지도모르지만,
혹무서운우리네친척에게잘못걸리면
황열이나댕기열말라리아에걸려돌아갈지도모르지만
우리가그대들몸에침을꽂는이유는단하나여.
동물성단백질을얻기위한,
내새끼들을위한,
즉우리의역사를위한것이제,’
‘모기가귓가에서앵앵거리는이유’라는동화책에는
모기의거짓말로파생한슬픈이야기가있다.
그래서모기는맨날
"아직도다들나에게화가나있어?"
앵앵거리며묻는다는것…..
그러면아주솔직한대답이돌아오는데
그대답은
"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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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2011년 6월 30일 at 3:04 오전
저도모기에게하도인기가많아서
모기의애첩이라고농담하는걸요.
ㅎㅎㅎ
순이
2011년 6월 30일 at 3:27 오전
피부흰능마마를좀봐야하는데
오래못봤더니능마마가하얀지검은지도모르겠네?^^
모기가사랑하는여인…좀근사한듯ㅎ
4me
2011년 6월 30일 at 3:13 오후
아직도다들내게화나있어?
이말이왜이렇게마음에남을까요?
담에모기만나면말없이팔한쪽내어놓고실컷드시라해야겠네요.
요즘은왠만한글만읽어도왜이케울컥할때가많은지요.
푸나무님,밤늦은시간경건하게읽었습니다.
편안한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