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이런봄이었는데…….>
제목이너무선정적인가요?
그러나실제이문장은선정적인것과는너무나다른
외로워서죽을것같은한남자가외롭다는말대신여인에게하는말입니다.
시골이야기를해도
너무나세련된단어와문장,그리고현학적인사설이전혀시골스럽지않는,
가난한고통을이야기해도신기할정도로고통스럽지않는
아주도회적인작가정미경의소설집을내리읽습니다.
비오시는날
슬리퍼를신고오랜만에도서관엘갔지요.
그러면그동안책을안읽었냐구요?
아니요,.
컴앞에서고양시도서관을열고그곳전자도서관엘들어가면
무수한책들이있거든요.
클릭몇번에마침읽기좋은글사이즈로책이좌르륵펼쳐집니다.
오래된고전도있고박완서책도겁나게많이있고
이런저런잡기책도많고
혹간오에겐자부로책도있고우리집서가에있는다치바나다까시의
여행에관한책도있습니다.여행에관한책이라하여
말랑거리냐하면절대안말랑거리는머리써서읽어야하는책이지요.
인문학책도제법있습니다.
사실혼자집안에있어도하루내내도대체심심할틈이없습니다.
책읽다가싫증나면그림보지요.사이사이음악듣지요.
커피한잔씩마시지요.
그런데왜도서관엘갔냐면신착도서가와있었고
무엇보다비가오시는날이라
우산을쓰고비를맞으며걷고싶었던게지요.
(근데여기까지쓰다보니이글을읽으시는분들이저랑사는우리식구들보다
더많이저를아실것같기도해요.그렇잖아요.도서관에가서책빌려왔어.
남편이나자식들에게는그정도말이면끝나는데
사실,비를맞고싶어서도서관에갔거든?이런이야기쉰중반아지매가한다면
좀닭살이잖아요.글에서쓰면그래도봐줄만한데,….ㅋ~아닌가?.)
모감주꽃이피었더군요.
도서관가는길모퉁이어디쯤서말이지요.
사실노란색꽃은
아주이른봄
생강나무산수유를지나개나리까지는봐줄만한데
그후로는좀더워보이고그래서약간질려요.
그런데한여름에피는모감주나무꽃은제법싱그러운맛이있거든요.
진초록과연노랑의대비라선가….
도서관앞의자귀나무는벌써시들어가고……
못찍고사라져가는꽃들이너무많아요.
자귀나무사진도한장도못찍었는데……
우선400번대로가서새로들어온식물책있나하고두리번거리다가
숲해설가를위한책나무와숲,
그리고풀들의전략,
죽음에관한글을모아두었다는소설집정미경소설집한권.
그리고김원우의모서리……책을발견,빌립니다.
전엔세권빌려주더니
인심히후해졌어요.요즈음은다섯권이나빌려주거든요.
그러고나서도섭섭하야이것저것월간지계간지도대강흟어봅니다.
그렇게많은책에서읽고싶은책을골라오는데도
모든책이마음에드냐하면절대그렇지는않아요.
가령죽음에관한글을모은책은
책이좀오래돼선지글이담박촌스럽고구태의연하더군요.
아마열꼭지정도된글에서
네꼭지읽고넌됐다.밀쳐놓습니다.
물론지더러쓰라고하면반에반도못쓸것이면서말이지요.
그러니잘쓴글을책으로내놓아야지요.
정미경의소설은,
아주잘쓰거든요.
참신한비유가눈에파박띄고,아는것도겁나게많고
예를들어가장비싼커피에대한묘사도실감나고
이런표현ㅡ
모든항구에비가내리면항구는거의비슷한풍경이된다는…..
클램차우더스프라는……
스프의이름과그맛이아주잘묘사되어
꼭한번먹어보고싶게하는기분까지들게하는거죠.
그러나그이글은너무세련돼선지
진지함보다는
아그진지라는것도
어쩔수없는삶의지난함이주는진지함이라기보다는
유희적성향이더큰자리를차지하고있어선지,
이해를하자치면살아온삶의양태가달라서아니겠는가싶기도하지만,
그런데도발칸의장미를내게주었네라는소설을읽고난후,
이리글한꼭지점대신찍으니
그미덕이무슨미덕인지모르겠네요.
끝없는수다를부리는기러기아빠가있습니다.
그수다는지적이고로맨틱하며아주감상적이면서여자들꼬시기(?)에는매우적합하지요.
그것을다알면서도
잠을잘때마다생기는약간의친밀감때문에
재이라는간호사는그와아래층여자윗집남자가되어가는거지요.
브라암스가흐르는데아내가기러기아빠인그에게말합니다.
당신의차마시는모습,당신의머리가리마,고개를숙이고신문을보는모습,
이제더는견디기어렵다,
자신도어쩔수없는그문젯점들이아내의입에서발해지고
그제서야브라암스가
실내에흐른다는것을그는알지요.
그후그는다시는브라암스를안듣는데
그여인재이에게브람스를듣는다는이야기를하곤합니다.
아내가사주었다는가짜명품옷을입고
벌써고개조차꺽인시들은장미다발을재이에게주면서말합니다.
발칸의장미라고….그러면서그날재이에게처음으로말합니다.
자고가도돼?
재이는고개를젓습니다.
이틀뒤그는자기집에쓰러져서죽어있습니다.
재이는같이잠을잘때의친밀감을생각하기도하고
그녀는그가가져온발칸의장미.
너무시들어서화병에꽃아도고개를세울것같지가않아마른꽃을해야겠다며
거꾸로세웠던장미다발을버립니다.
그리고속으로말도합니다.
꼭알바니아에서와야만발칸의장미가될것인가.
소멸의시점을알수없는것은거기나여기나마찬가지가아닌가.
(그제서야그녀에게다가온)
희미한친밀감……
이작가의“희미한”은
침묵조차견디지못해끊임없이수다를부리는
극한의외로움속에사는중년의남자
그사람의삶의빛깔인지도모르겠습니다.
자고가도돼?
이런극단의은유보다는
나외로운데,너랑좀더있고싶은데,빈집에들어가기싫어,
아내와가족들과의선명한이별에답해야하는괴로움과대면하기싫어
그러니그냥나좀네곁에있게해주지않을래?
그수다스러운남자는그렇게많은수다를부리면서도
자신에대한이야기는아무것도하지않습니다.
정말외로우면
외로움은외로움이아니라고통이고
사람들은고통을말로서표현하는데에서툴죠.
특히외로운사람들은요.
그렇다고머특히가슴을치는이야기는아닙니다.
어제
그것도오후에서야
겨우
마른땅을보면서
아니마른땅바라본것이도무지언제야?
했는데
한주간일기예보에서비를찾는마음은참뭐랍니까?
4me
2011년 7월 17일 at 11:50 오후
마른땅바라본적이언제였나?
푸른하늘바라본적이언제였나?
빨래가바싹바싹마른적은언제였나…
잠깐사이많은것을잊었구나싶습니다.
다시생각해보니그리오래전의일도아닌데…
독서와빗소리를함께들으셨네요.
보리
2011년 7월 18일 at 5:24 오전
고양시의전자도서관…
정말부러운대요.
발칸의장미는저도읽은소설입니다.
이민오고나서알게된사실인데대개수다쟁이들은여자이고
남자들은과묵한편이라는고정관념이대단히
잘못된것이라는거에요.이민사회속에서만나는
남자들얼마나수다스러운지몰라요.ㅎㅎㅎ
발칸의ㅡ장미읽을때특별히짠했던기억은
남자의수다때문이었는지도모르겠네요.
이상하지만소설에ㅡ관한구체적인기억은없는데
짠했던느낌만남아있거든요.
조일연
2011년 8월 1일 at 1:13 오후
발칸의장미는
보통장미네요.
푸나무님의남도창에정신을놓고있다가
문득깨어나스리랑카로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