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품 있으세요?
BY 푸나무 ON 7. 20, 2011
모서리에서의인생독법
저자
김원우
출판사
강(2008년03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삶이재미없을때는꽃을보는것이그중가장낫다>
박수현이란시인이쓴()괄호란시이다.
****나는기간제교사다육아휴직한어느젊은여교사의그림자인나는교사명단란에도
그녀의이름옆()속에갇혀있다()인나는십년을일해도백년을일해도
근무연한5년차까지만인정받는다성과급지급은물론공무원증도발급되지않는다
전자문서결재란에도급여명세서에도따라붙는기간제라는말교무회의에서도
()속을벗어나지못하는내목소리는그들에게는들리지않는다
눈도,귀도,가슴도없이,그저괄호인,(하략)*****
()속으로들어가있는기간제교사는아마도시인일것이다.
그래서이시는매우사실적이다.
사실적이면서도()안의생활인이라선지
삶의정한이가얼차게흐른다.
그러나어디기간제교사만()에갇혀있으랴.
아마시인도인생자체를()로읽었을것이다.
나이들어가면서어느순간시력이달라지나
(低下와는매우다른뜻으로
가까운사물이잘보이질않는遠視의증상은
주위의사소함에대범하라는뜻으로읽어도가할듯)
그달라짐사이에서안보였던것들이보이는경우가생기더라는말씀이다.
허리를굽히거나가까이다가가지않으면절대보이지않는주름잎은
이른봄부터가을까지쉴새도없이피고지는것을
들꽃에관심없는사람은바로발밑에있어도혹은짓이기면서도절대모른다.
아는만큼보인다는아주단순한문장을차용한다면
이즈음내게()가새로보이기시작했다는것은
()가지닌속내가편하게여겨지기시작했다는뜻이기도하다.
어찌보면글에서의()는
설명이거나변명일수도있으며
민망하지만어쩔수없이보여주어야하는,
그렇지않으면전혀다른방향의오도가일어날까싶은
노파심의배양터가바로()일수도있다.
내숭섞인진심이라고해도무방하며사람의체면을깍을수도있으나
반대로사람의면을세워주기위한배려있는기호일수도있다는말이다.
무엇보다()는스스로선택한‘왕따’가거하는곳이기도하다.
어쩔수없는상황이아닌스스로가선택한공간이라는뜻이다.
그래서()라는공간속에거할때는
비교적자족할수있으며비교적자유로울수도있다.
소설과삶의근본적인가치지향점은“사람”이다.
우리네삶속에서도무수한사람을만나는데,
그사람을더많이못만나서
아니더많이만나고싶어서읽는책이바로소설이다.
그렇다면실제삶속에서무수한“사람”을만나면서도
소설속에서의“사람”을읽는이유는무엇일까,
아마도오래된느티나무가지들처럼수많은답이있겠지만
오늘내가치켜들고싶은가지하나는이렇다.
“사람”즉타인을통해자신을바라보는것,
예컨데소설속의“사람”은현실속의사람
(물론가장중요한시점은나)을투명하게비추어내는색경이라는것이다.
(色鏡은거울의사투리로색깔그대로를보이게하는거울이니실제거울보다뜻이더진한듯)
*모서리에서의인생독법*이란김원우의글에서
글의주인공박선생을만나려면
혹은이해하려면상당히깊은삶의관조가필수이다.
더불어지루함을견뎌내는느긋한인내심도절대선택사항이아니다.
그런정신적인것뿐만아니라
신체적눈운동도위아래로수시로해가며읽어야되는데
(모르는단어가상시출몰하야,페이지하단의해석을읽어야이해를할수있기때문이다)
그렇게열심히노력을해도박선생은얼른우리앞에현현하지않는다.
(이런대목에서심각하게생각해보는데이런것이작가의고도화된노회함인가,
아니면삶이라는한양태를보여주는웅숭한사색의결말인지가.음헷갈려)
박선생이우리앞에등장을한다고해서그를이해할수있는가하면역시그렇지도않다.
그는익숙한우리식삶의방법
(타인의시선을매우의식하는,
타인의시선속에서오히려실존감을느끼는,
스스로의느낌보다는타인의지나가는말한마디를곰곰되씹는관계지향적인삶의방법,
한마디로매우속물적인)
을그는도시안중에도없어하며그만의치열한삶을전개한다.
(전쟁의상흔은여기서도예외없이존재한다.
전쟁이라는괴물의발걸음은공룡의그것처럼
깊게패여서이론이나서정이들어갈틈이없는커다란空洞이다.
이공동은공동을모르는세대와는
말그대로공동이라는거대한굴을사이에두고
존재하게될수밖에없다.
거기다가모든인생이그렇듯이
이괴물의발걸음역시상황에따라공간에따라너무나다른모습이기에
같은세대를걸어온이라할지라도
혹은그공동안에서사는본인자신이라할지라도
객관화되지않은혹은될수없는세계이기도한것이다.)
제자인여박사.최박사.
그리고그들의이야기를들으며그세사람을관전하는나
(소설을쓰다작파하고고향인D시에내려가서사는교수)
이네사람의삶의양태는모두들현저히다르다.
(아,삶의양태가다른건지,살아온삶의방법이다른건지,혹은태생이다를수도있다.
그래서인생판역시바둑판처럼역사이래로같은판이절대벌어지지않는것이다.)
관전하는나는깊은사유와통찰력을지닌
그래서끊임없이자신의몸에붙어있는
지적허영지적오만,지적속물성을털어내노라여념이없다.
그는삶을날카롭게바라본다.
그러면서도부드럽다.
남의허실도자신의허실에게도투명하다.
그는가장박선생을잘이해하는인물이기도하다.
여박사는매끄럽고세련된지성인이다.
그러면서도좋은집안에서좋은환경에서잘자라난사람들이그러하듯머리도는것도윤택하다.
더불어자신이무식하다는것을아는,
의술이자동차정비술과같다는것정도는통찰해내는
즉유무식의경계를아는사람이기도하다.
그래서완전히천격은아니다.
최박사는정형외과개업의다.음악을좋아하며몰입할줄도아는,
가끔지적허영기가묻어나오는고백적자성이밉지않은인물이다.
특히스승인박선생의감이오지않는(?)삶을들여다보며힘들어할줄도아는
인간미를지닌사람이다.
이세사람의지적인인물들이똑같이바라보는박선생의겉모습은
한마디로처량하고궁상맞기이를데없다.
자리에걸맞추어처신할줄도모르는도대체촌스러운사람이다.
박선생에대한가장요긴한증언을한번보자.
“대수술중에허기가지면피고뭣이고아무것도안보이신다고,
우선내가살고봐야병자도살릴수있을텐데,…
(략)수술하다말고뙤약볕에서물에만보리밥을양푼이째로들이키는데
조수가동맥수습도제대로못해서피가꿀렁꿀렁쏟아지길래밥숟가락을집어던지기도했다…..”
이대목을작가는이렇게해석한다.
어떤처지에놓이더라도우선당신의몸부터챙긴다.
(매우얄팍한인간성없는자질처럼여겨진다)
환자의안위는나중이다
(나쁜의사다)
만사전폐하고기아부터해결하고본다
(너무즉물적이다.좀참을수도있지않을까)
수술같은것은생존의전략일뿐이다.
(세상에수술자에게는생명이오고가는일인데)
당신의의중안비치기,
묵언을앞세우고속으로만우물쭈물하기,
환자,의무,봉사,의술이야어찌됐든나만이전부라는
무식하나강인한처세술고수하기.
결국의사는기술이다.
인자한처신과정성스러운치료행위는생명을담보로환자의지갑을노리는일방,
내키지않는감사와존경을억지로끌어내는사기행각이다.
고그는생각한다.
(우리가의사에게서원하는미덕이박선생에게는눈꼽만큼도없다.
그러나한걸음더나가면
아니반걸음만조금나가도
우리가원하는것이
바로원조‘詐欺’라는것을깨닫게된다.
아,난해하기이를데없는인간성해석이여)
고급하면서도소박한삶을나타내는
혹은바라보는혜안이글속에는그득하다.
무엇보다도사람을바라볼때
눈에보이는것이아닌
(오,중심을보시는하나님이시여우리에게가르침을주사)
그속을볼수있어야한다는것을,
그만고불변의진리를쾌활하게이야기하고있다.
무엇이“사람‘의기품인가.
과장이없는,
너스레가없는행위가기품이다.
촌스러워도궁상맞아보여도
자신에게가장정직하면이것이바로기품이다.
그러나우리는엉터리해석으로
선행의제반족적을드러내려는경거망동을지니고있는데
작가는이것이
인간의근본적이면서도
숙명적인한계라고설파했다.
(나는근본적이고숙명적인한계인이다.)
<소박한꽃일수록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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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복록
2011년 7월 20일 at 4:02 오후
사진중에꽃사진그리쉽지안는데아주좋아요..나는나로서만족하고한발작올라설생각은욕심으로날망칠이유도된다떠나야한다부편한곳에선두드러기가인다..난다..
벤조
2011년 7월 26일 at 2:18 오후
김원우(소설가)
박수현(시인)
벤조(주부)
수많은괄호속에같혀살아야하는우리.
괄호라는시가더잼있습니다.
재미있게살아야지요.